인적 없는 산길을 성큼성큼 걷는다. 돌이 깔린 거친 바닥에서도, 호젓한 오솔길에서도, 풀이 무성한 산길에서도 걸음걸이에는 거침이 없다. 등에는 전선을 매달고 있고 걸음을 뗄 때마다 기우뚱거리긴 하지만, 얼핏 보아서는 육중한 옷을 입은 성인이 어디론가 달려가는 모습처럼 보일 뿐이다.
산길을 달리는 동영상의 주인공은 ‘아틀라스’, 미국 구글이 소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라는 로봇회사의 작품이다. 6척 장신(188㎝)에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휴머노이드’인 아틀라스는 2013년 구조와 탐사 등에 활용할 로봇으로 개발됐다. N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17일 산길을 달리는 아틀라스의 동영상을 보도했다.
2013년 공개됐을 당시의 아틀라스. 사진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하에 제작돼 2년 전 처음 선보였을 당시만 해도 아틀라스의 행보는 말 그대로 ‘걸음마’였고, 회사 측은 “생후 1년의 아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2년 사이에 ‘성인’으로 컸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개한 동영상 속 아틀라스는 오랜 훈련과 개조를 거쳐 거의 사람처럼 달리게 됐다. 실험실 안에서 돌바닥 위를 달리는 연습을 거친 뒤 매사추세츠주의 숲으로 ‘현장 학습’을 나섰다. 무거운 물체에 부딪쳤을 때에도 쓰러지지 않고 중심을 잡는 훈련, 장애물을 피해가는 훈련도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설립자 마크 레이버트는 “이 로봇이 바깥 세상에 나가면 온갖 종류의 일을 맞닥뜨릴 수 있다”며 현실의 지형과 사고에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구조·탐사뿐만 아니라 노인·환자도우미, 심지어 백화점 안내원 등으로도 인간형 로봇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일본 혼다가 만든 휴머노이드 ‘아시모’는 2013년 7월 도쿄의 한 박물관 안내원으로 데뷔했다. 앙증맞은 외모를 가진 아시모의 활동은 주로 실내에 국한돼 있지만 아틀라스는 생김새부터 ‘근육질’이다. 험난한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라이버트는 “아틀라스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게 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할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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