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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협 칼럼] 다른 목소리

나라가 둘로 갈리는 건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하나로 합쳐지는 것보다는 낫다.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에서 한몸처럼 팔다리를 휘두르는 군인들, 국가주석의 말에 로봇병정처럼 구호로 응답하는 인민해방군의 모습에 서늘한 느낌을 받은 건 ‘하나가 된 전체’가 얼마나 위압적이고 무서운지 알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조국 (법무장관) 얘기 꺼내면 싸움 난다”고 하면서 다들 그 이야기를 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내가 이 문제에 대해선 글 안 올리려고 했지만”이라는 서두를 달며 글을 올린다. 서초동에 100만, 200만 명이 모였다고 하더니 곧이어 광화문에 300만 명이 모였다고들 한다. 너는 어느 쪽이냐고 선택을 강요한다. 이번 사태 덕분에 물 위로 떠오른 계급적 사회적 이슈들은 거리의 힘 대결과 숫자싸움 때문에 ..

[뉴스 깊이보기] ‘친구’와 통화 뒤 쿠르드를 버렸다...트럼프 결정에 인종학살 우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통화로 탄핵조사까지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전화 통화로 더욱 궁지에 몰렸다. 터키 대통령과 통화한 뒤 터키가 시리아 쿠르드족을 공격하도록 허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쿠르드 토사구팽’은 트럼프의 정치적 곤경만이 아니라 중동 정세를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인도적 참사까지 불러올 수 있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쿠르드에 손짓하는 독재정권 터키군은 9일 “시리아 국경을 넘어갈 준비가 돼 있다”며 ‘매우 이른 시일 내’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쿠르드민병대가 주축을 이루는 시리아민주군(SDF)은 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터키군이 국경 마을 라스알아인 부근에 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족 주민들이 탈출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GDP', 런던에 문을 연 '뱅크시의 가게'

이스라엘이 쌓은 높다란 분리장벽에 뚫린 구멍, 런던의 길모퉁이에 앉아 풀 한 포기를 심는 소녀. 거리예술가 뱅크시가 그린 벽화들이다. 세상의 불의와 부정의에 벽화로 저항하는 뱅크시의 작품들은 언제나 화제를 넘어 감동을 준다. 언제 그렸는지 모르게 남겨진 그의 그림 속에서 팔레스타인의 핍박받는 이들은 풍선을 들고, 꽃 한 송이를 들고 이스라엘의 억압에 맞선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추진하자 도버 항구의 건물에는 유럽연합(EU) 깃발의 별을 지우는 인부의 모습이 등장했다. 예루살렘의 ‘꽃 던지는 남자’ 그림은 아트상품으로도 만들어졌다. 뱅크시의 예술활동은 벽화를 넘어 2015년 디즈니랜드를 비꼰 ‘디즈멀랜드’라는 아트프로젝트 같은 것으로도 확대됐고, 그가 세계 곳곳에 남긴 그림들은 포스터와 판화작품 등으로 다시..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국의 배신? 그래도 갈 길 가는 '세계 최대 소수민족' 쿠르드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를 공습해 쿠르드 민병대(YPG)를 폭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지역에 있던 미군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 터키의 공격을 묵인해준 것이다.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잃자, IS를 몰아내는 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쿠르드족은 토사구팽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터키의 공격 ‘묵인’한 미국 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할 계획이지만 미국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은 “미국이 우리 등에 칼을 꽂았다”며 반발했다. 쿠르드 주민들은 자신들의 땅을 지키겠다며 라스알아인, 코바니 등 여러 곳에 거대한 텐트를 치고 ‘인간방패’를 만들었다. 터키는 자..

툰베리에 '관심', 트럼프는 '욕심'...올해 노벨상 누가 받을까

오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등 노벨상 수상자들이 차례로 발표된다. 해마다 찾아오는 ‘노벨상 시즌’을 앞두고 올해도 각국 언론들은 유력한 수상자를 꼽으며 누가 영예를 안을지 점치고 있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단연 평화상이다.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학교인데 당신들이 우리를 배신해서 이 자리에 섰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일갈한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올해 평화상 후보로 올라 있다. ‘젊은 운동가들’이 떴다 툰베리가 ‘활약’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수상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다른 부문 노벨상을 스웨덴 한림..

[뉴스 깊이보기] 치즈, 위스키, 항공기...미-유럽 무역전쟁

와인, 치즈, 올리브기름에 비행기까지. 미국이 중국에 이어 이제는 유럽과도 ‘무역 전쟁’에 나섰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유럽 항공기 제작회사인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고, 미국이 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WTO 규정 내에서 용인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정했다. WTO는 미국이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유럽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겨도 된다고 승인했다. 이 결정이 알려지기 무섭게 미 무역대표부(USTR)는 EU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손 들어준 WTO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18일부터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에서 생산된 항공기에 10%의 관세를 매긴다. 농산품과 공산품에는 25%를 붙인다. USTR이..

'외교 원톱'이라더니...트럼프 '총알받이' 된 폼페이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볼턴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서 몰아내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힘이 실릴 것이고, 폼페이오 장관이 사실상 ‘외교 원톱’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과 이란 갈등, 북미 대화 등 할 일이 쌓여 있는데, 폼페이오 장관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얽힌 총알받이가 돼버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2일 민주당의 엘리어트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의회가 요구한대로 국무부 관리들이 출석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의회는 앞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조사’ 압박을 넣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무부 관리 5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폼페이오는 이 출석요구가 국무부의 전문가들을 “위협하고, 괴롭히고,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이라고 ..

'조커'가 문제일까 총기가 문제일까...영화가 되살린 미국의 악몽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미국 만화출판사 DC코믹스 작품을 바탕으로 한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배트맨이 아닌 ‘반(反)영웅’ 조커다. 영화는 절대악의 현신인 이 캐릭터의 내면을 파고들어간다. 주연 호아킨 피닉스는 실패한 개그맨이 악당으로 변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렸으며 잭 니콜슨과 히스 레저에 이어 새로운 조커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영화가 스크린에 오르기도 전에 표현의 자유와 ‘카피캣 킬러(모방범죄)’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가 된 것은 2012년 7월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오로라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었다. 제임스 이건 홈스라는 남성이 영화관에 들어가 최루탄을 터뜨리며 총을 난사해..

[사진으로 본 세계] 일론 머스크, 화성 유인우주선 '스타십' 공개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28일(현지시간) 화성까지 갔다 올 수 있는 유인 우주선 ‘스타십’ 시제품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이날 미국 텍사스 남부 보카치카에 있는 스페이스X의 발사시설에서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우주선이 빠르면 다음달에 첫 발사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스타십 모델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화성과 달뿐 아니라 태양계 어디든 갔다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라도 좋다” 민영화 나선 브라질

“우리 자산을 사가겠다고 하면 화웨이라도 좋다.” 브라질 우파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매각 대상 기업 명단을 발표한 데 이어, 미국을 방문한 외교장관이 직접 ‘세일즈’에 나섰다. 뉴욕을 방문 중인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주최한 자본시장포럼에 참석해 공기업들을 대거 민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라우주 장관은 “브라질과 미국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중국 화웨이를 포함해 어느 기업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쪽 투자를 받아들이면 좋지만, 연방정부 자산을 팔 수만 있다면 미국이 적대시하는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에게도 문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의회 쿠데타’로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