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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아이스

안티 아이스 스티븐 백스터 (지은이) | 김훈 (옮긴이) | 시공사 | 2003-08-27 그리폰북스라고 돼 있는 시리즈를 처음 읽었다. 하도 오랜만에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도무지 집중이 안 돼서 읽는데 오래걸렸다. 대체역사소설이라 해서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가상역사소설이로구만. 그럭저럭 재미있고, 현학적으로 딱딱거리면서도 재치있는 문체도 맘에 든다. 주제가 아주 명확한데, 초장부터 쉽게 주제 혹은 문제의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점이 매력이라면 매력이고 흠이라면 흠이다. 때는 19세기,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물질이 있으니 이름하여 안티아이스. 파괴력은, 곧 에너지다. 핵무기/미국을 안티아이스/영국으로 바꿔놨다. 문제점 많은 멍텅구리 정치인들이라든가, 자기가 발견해놓고 뒤처리를 하지 못해 어쩔줄 몰라하는 천..

딸기네 책방 2003.11.21

로버트 카플란의 '타타르로 가는 길'

로버트 카플란의 타타르로 가는 길 Eastward to Tatary 로버트 카플란 (지은이) | 이순호 (옮긴이) | 르네상스 | 2003-08-27 중동-이슬람에 대한 책을 뒤져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국내에 번역출간된 관련 책들 중에 유명도나 책의 완성도 면에서 손꼽을만한 사람은 버나드 루이스와 토머스 프리드먼이다. 루이스는 세계적인 중동사학자이지만 서구편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루이스 책을 몇권 읽어봤는데, 사실 국내 번역본들 중에선 '서구편향'이라고 꼬집어 비판할만한 것은 별로 없었다. 프리드먼은 루이스하고는 성격이 다르다. 프리드먼은 미국 뉴욕타임스의 국제문제 전문기자이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명한 언론인'이다. 80년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저널리즘의 공식 명칭은 '레바논 내전') 무렵..

딸기네 책방 2003.11.20

다시, 항공모함

미군이 이라크를 맹폭했다-- 함은, 진짜로 다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얘기다. 19일에 저항세력 진압한다고 이라크 북부를 맹폭했다. 눈에 띄는 건, 미군이 다시 항모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걸프(페르시아만)에 진주하고 있는 US엔터프라이즈호에서 제트기들이 발진했다고 한다. 전쟁 기사를 쓰다 보니, 아무래도 항모에 관심을 갖게 된다. 간혹 항모에 대한 사이트나 자료를 찾아보곤 했는데 벌써 다 까먹었네. 항모의 움직임은 미국이 전쟁을 언제 일으킬지를 알게 해주는데, 이 놈들이 덩치가 워낙 큰 탓에 움직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단다. 물론 항모의 위치는 언제나 '기밀' 사항이다. 특히 항모가 이동하고 있을 때에는, 미 국방부 공식 발표가 아니면 외부에서는 알기가 힘들다. 아프간 공격할 때하고 이라크 전쟁할 때에..

무바라크가 아프면

호스니 무바라크(75) 이집트 대통령이 건강 이상으로 의회 연설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7년전부터 나돌았으나 건강 문제로 공개 석상에서 행사를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 22년째 정권을 장악하고 국내에서는 독재자로, 외교무대에서는 중동평화의 중재자로 활약해온 무바라크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될 경우 이집트는 물론 중동아랍권 전체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에서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후계구도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집트 언론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19일 의회 연설 도중 기침을 하고 이마의 땀을 닦아내리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돌연 연설을 중단, 45분간 행사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현기증을 느끼는 듯 연설문을 채 읽지 못한채 주변 ..

이라크도 너네가 맡을래?

미국이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 지휘권을 국제사회에 이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거센 반발로 미군 대규모 인명피해가 계속되고 혼란이 진정되지 않자 그동안 틀어쥐고 놓지 않던 연합군 지휘권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에 이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이라크 통치권을 이라크인들에게 조기 이양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연합군 지휘권까지 넘겨준다면, 미국의 이라크 점령정책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워싱턴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담당 고위대표는 "미국이 이라크 주둔 연합군 지휘권을 국제사회로 넘길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과 유럽 간에 광범한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18일 보도했다. 솔라나 대표는..

도쿄를 폭파하겠다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230여명의 사상자를 낸 터키 유대교회당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도네시아 발리섬·자카르타 테러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연쇄테러에 이어 알카에다의 대형 테러가 또다시 발생한 셈이다. 알카에다는 또 이라크에 파병한 영국과 이탈리아, 자위대를 파병할 예정인 일본을 겨냥한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해 테러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알카에다, "우리가 했다" 알자지라TV는 16일 알카에다 내의 한 무장조직이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신문 `알 쿠즈 알 아라비' 지(紙)에 전날 발생한 터키 시나고그(유대교회당)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압둘 바리 아트완 편집장은 알자지라방..

부시의 귓전을 맴도는 후세인의 목소리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을 피하려던 미군 헬기 2대가 충돌해 종전선언 이래 최악의 미군 참사가 일어난 가운데, 성전(聖戰)을 촉구하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의 육성 녹음테이프가 또다시 방송됐다. 미군은 저항세력의 공격에 맞서 진압작전의 강도를 '전쟁'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어, 유혈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 아랍어 위성방송 알아라비야TV는 16일 후세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목소리를 담은 15분 분량의 녹음테이프를 방송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면서 "이라크 국민들은 점령군의 사악한 의도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했다. 지난 4월9일 이후 종적을 감춘 후세인의 목소리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9번째다. 아랍권 전역에..

미친놈들부터 이라크로 보내라

이라크에서 외국인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 뿐 아니라 기자와 기술자 등 민간인들도 공격의 타겟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군은 "철군 않는다"는 원칙만 밝히고 있을 뿐, 저항세력 혹은 테러리스트의 실체를 찾아내는데에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의 미군은 `형체 없는 적'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꼴이다. 외국인은 모두 공격대상 이라크 북부 사마라에서 14일 고속도로를 달리던 미군 차량이 폭탄 공격을 받아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탈리아군이 남부 나시리야에서 대규모 폭탄테러를 당한데 이어 중부에서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저항세력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이라크에 병력 1600명을 파병해놓고 있다. 저항세력의 공격은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무차별 타격 양상으로 ..

그들은 사우디를 노린다

중동이 심상치 않다. 세계의 '화약고'라 불릴 정도로 복잡미묘하게 얽혀 있는 곳이긴 하지만, 이번엔 이라크나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중동의 '핵심' 중의 핵심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파동의 진원이 되고 있다. 수십년간 잠복해있던 '사우디 문제'가 바야흐로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테러는 사우디를 겨냥한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8일 밤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사망자 가 9일 밤(현지시간) 현재 17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중에는 레바논인 7명, 이집트인 4명 등이 포함돼 있다. 숨진 이들 중 6명은 라마단 금식성월 기간 밤축제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변을 당한 어린이들이었다. 부상자는 120명을 웃돌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알무하야의 빌라촌에서 테러가 발생했지만 미국인 사망자는 없었다. 테러를 일으킨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