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상하이에 자전거 금지령?

딸기21 2003. 12. 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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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유명한 중국의 대도시 상하이(上海)에 `자전거 금지령'이 내려질 전망이다.  도심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상하이 시 정부가 내년부터 주요 도로에서 자전거 통행을 금지시킬 계획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국영 상하이데일리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통금령이 내려지면 시내 간선도로에서 자전거 운행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전거 통행이 허용되는 도로에서도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시 범칙금이 현재의 10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는 중국 중앙정부가 사회주의 경제·생활원칙을 강조했던 시기에는 `프롤레타리아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자본주의를 향해 달려가는 중국 경제와 명암을 같이하는 존재가 됐다. 특히 상하이같은 대도시에서는 고속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늘어나고 자가용 승용차 선호도가 급증하면서 자전거는 `퇴물' 취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급증한 자동차의 행렬 속에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여전히 중국은 연간 40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자전거대국이지만 상하이를 중심으로 생산되던 `피닉스', `포에버' 같은 유명브랜드 자전거들도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 상하이 시 정부는 자동차공장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고, 시민들의 자가용 승용차 보유 대수도 올 연말까지 2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당국의 자전거 통금조치에 자전거를 타는 `다수의' 시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여전히 상하이 2000만 인구 중 900만명은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애용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매일 출퇴근한다는 한 여성은 BBC방송 인터뷰에서 "속도경쟁을 한다면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들은 자동차에 밀릴 수 밖에 없다"면서 "시 당국은 갈수록 도시를 자동차에 맞추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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