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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겐지, '소설가의 각오'

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지은이) | 김난주 (옮긴이) | 문학동네 | 1999-05-17 동어반복에, 일부러 독설을 뿜어내는 우스꽝스런 마초이즘-- 그런데, 이런 마루야마의 소설이 아주 좋다. 옛날식 소설에 안주하는 게으름뱅이 멍청이 소설가들은 가라, 계집애같고 게이같은 놈들아, 평론가 나부랭이들아, 나는 이렇게 초인적인 열정과 노력으로 글을 써서 승부를 볼 것이다, 영화와 싸울 것이다, 찬연한 이미지를 글로써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식이다. 마루야마 겐지는 이런 선언을 할 자격이 있다. 신경숙 씨가 추천사를 쓰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일년에 소설 한두권 들춰볼까 말까 하는 나같은 독자에게 완벽한 면죄부를 주는 소설가의 고백록이 아닌가! 지지부진한 소설들, 구태의연한 '옛날 소설들'에 지치고 ..

딸기네 책방 2004.03.27

고래는 고래

고래는 고래이고 돌고래는 돌로 만든 고래다? 고래와 돌고래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 대답은 잠시 뒤에 하기로 하고. 와나캣양과 딸기씨가 크로스!까지 때리면서 의 첫번째 메뉴로 고래를 선택한 이유는. 와나캣의 의도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고래를 고른 것은, 고래가 몹시도 진귀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사모의 대의에 딱 들어맞는... 고래는 참으로 진귀한 동물이다. 우리 어린 딸내미한테 "어제 무슨 꿈 꿨어?" 그러면 "고래꿈" 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마들은 애기들한테 동물 이름을 되게 많이 가르쳐주는데, 사자 호랑이 토끼 다람쥐 이런것들 뒤를 이어서 고래도 나온다. 생선 이름은 하나하나 안 가르쳐주고 걍 '물고기' 그러고, 고래만 따로 가르쳐준다. 아마도 고래가 포유류 대접 받는 건 이 때 ..

오징어의 비밀

오늘 외신에 이런 것이 떴습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 문어 다리에 자체 사고기능이 있다는 새로운연구결과가 나왔다고 BBC 방송이 6일 보도했다. BBC는 이스라엘 히브루 대학과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문어 다리가 자체 지능을 갖고 있어 움직임을 자율적으로 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문어 다리를 뇌와 분리시킨 뒤 다리에 전기펄스를 보내 자극한 결과, 살아있는 문어와 똑같은 유연한 다리의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이는 문어의 다리가 뇌로부터는 다리의 움직임 자체에 대한 명령만을 하달받을 뿐, 뻗고 구부리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다리가 스스로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빈야민 호흐너 박사 등 연구팀은 "문어 다리..

가라타니 고진, '일본정신의 기원'

일본정신의 기원 日本精神分析 (2002) 가라타니 고진 (지은이) | 송태욱 (옮긴이) | 이매진 | 2003-08-01 가라타니 고진의 책은 재미있다. 특유의 진지하면서도 경쾌한 느낌마저 주는 필치랄까. 고진의 글은 술술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서평을 쓰기가 힘든 것이 고진의 책이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고진의 글에 상당히 반해있으면서도 뭐라 평가하기가 참 힘들다. 그저 재미있다,고 말할 밖에는. 이 책은 내가 올들어 읽은 첫번째 책이다. 때마침 나는 일본으로 건너오게 됐고, 뭐든 일본에 대한 책을 붙잡고 공부를 해야할 것만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 가라타니 고진, 그리고 '일본 정신의 기원'. 이 책만큼 어울리는 것이 어디있겠나 싶어 책을 펼쳐들었다. 책의 전반부는 제목 그대로 일..

딸기네 책방 2004.03.10

위기의 아이티, 또 내전인가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내전이 격화하자 미국이 개입에 나섰다. 이라크 전후처리에 바쁜 미국은 적극 개입을 꺼려왔지만 아이티 상황이 위기로 치닫자 결국 해병대를 파병했다. 반군은 제2의 도시를 점령하고 수도를 향해가고 있으며, 오랜 세월 미국의 영향력 속에서 부침을 거듭해왔던 아이티는 다시 내전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미 해병대 파견 미 정부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재 미 대사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해병 50명을 파견했다고 CNN방송 등이 23일 보도했다. 국방부측은 파견된 병력이 엘리트 요원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하지만 아이티에 대한 대규모 군사개입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파병이 대사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걸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펜타곤이 어쩔수 없이 ..

이란 여성의원의 투쟁과 희망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합니다. 보수세력은 무너져야만 합니다". 올해 35세의 파티마 하키캇주는 이란 마즐리스(의회)의 최연소 여성의원. 2000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개혁파가 다수를 차지하면서 개혁바람이 불었을 당시 하키캇주 의원은 개혁과 여성인권의 상징으로 국민적인 스타가 됐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보수파의 대대적인 공세 속에 그는 총선 출마 자격까지 박탈당하며 정치공세의 타겟이 됐다. 대학교수 출신인 하키캇주 의원은 지난달 보수파의 본산인 혁명수호위원회의 총선 자격심사에서 입후보 자격이 박탈된 2500여명 중에 포함됐다. 무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이끄는 개혁파 정부와 의회가 혁명수호위 조치에 반발하며 내각 총사퇴까지 경고하면서 맞붙었지만 싸움은 개혁파들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갔다. 19일 치러..

미군 대규모 무기프로그램 잇달아 파기

미군이 지난 1983년부터 80억달러를 들여 추진해온 `RAH-66 코만치' 헬기 프로그램을 결국 폐기했다. 미국 언론들은 23일 미 국방부가 냉전 기간 착안된 일부 소모적인 대규모 군 프로그램을 폐기키로 하면서 총 38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던 코만치 프로그램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2002년 크루세이더 자주포 프로그램이 폐기된데 이어 코만치 프로그램까지 사라짐으로써 미군의 무기프로그램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백악관 회계감사국(OMB)은 국방부의 대규모 사업계획 중 록히드마틴사의 FA22 전투기 개발 계획과 코만치 구매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전쟁 등에서 무인 정찰기와 전투기의 효과가 입증됨으로써 구식 헬..

신종 광우병 발견

미국과 이탈리아 연구팀이 신종 광우병을 발견, 광우병이 변종을 만들어내며 `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 토리노대학 등 4개 대학 공동연구팀이 이탈리아 내에서 도축된 소들을 조사한 결과 그동안 알려졌던 광우병과 다른 증상을 보이는 소 2마리가 확인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에서 최근 도축된 식육용 소들을 조사한 결과, 15년생과 11년생 소에게서 신종 광우병 증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통 광우병으로 불리는 소 해면양뇌증(海綿樣腦症·BSE)은 단백질 성분인 프리온에 의해 감염된다. 연구팀이 확인한 소 2마리의 경우는 감염 부위에 둥글고 검은 전분질(澱粉質)의 염증이 생겼다. 연구팀은 이 증상에 `소 전분해면양뇌증(澱粉海綿樣腦症·BASE)'이라는 이름..

'국제 핵사찰' 최종 타겟은 중국?

리비아 핵사찰을 계기로 국제 핵무기 암시장의 검은 네트워크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통해 드러난 의혹의 최종 귀결지는 중국이다.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을 가장 큰 적수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 핵 의혹을 빌미 삼아 중국에 대한 압력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핵 확산의 출발점은 중국? 지난해 10월부터 리비아의 핵 시설을 사찰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영 무기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로 들어간 핵 설비와 기술의 유출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들은 중국산 핵무기 조립 설계도가 80년대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으며, 2000년 이후 다시 리비아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찰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문제의 설계도가 구식이기는 하지만 대형 탄도미사일 장..

중국이 세계 에너지 판도를 바꾼다

21세기에 벌어질 가장 중요한 패권 경쟁은 미국과 중국 간 에너지 경쟁이 될 전망이다. 중동경제연구(MEES) 등 석유전문지들은 16일 중국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 증가로 유라시아 곳곳에서 미국과 중국 간 치열한 에너지 경쟁이 벌어질 것이며, 특히 중동 석유와 중앙아시아 유전지대 등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판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지난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석유수입 규모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MEES는 중국의 석유 소비가 앞으로 20년 동안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에너지 소비 중 석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25% 정도. 그러나 2030년이 되면 석유의 비중이 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이 잡지는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1993년부터 석유 수입국으로 전환됐다.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