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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모이어스 대담 <신화의 힘>

요새 캠벨-모이어스 대담 을 읽고 있다. 이윤기씨 번역인데, 이 양반 글을 꼼꼼히 읽어본 적은 없지만, 꽤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번역자가 너무 권위롭게 번역을 하니깐 그것도 어쩐지 눈꼴시다. 사실 이 책 아직 다 안 읽었는데, 요새 일본을 테마로 해서 마땅히 읽을 책이 없어 걍 펴들었다. 앞쪽 몇장 밖에 안 읽었지만 잼난 부분이 몇군데 있다. 모이어스: 그러니까 저널리스트와 비슷한 셈이군요. 저널리스트에게는 자기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면허증이 있다니까요. 캠벨: 그건 면허증이라기보다는 의무 같은 것이겠지요. 저널리스트는 공개적으로 자신을 계발시키는 의무를 지니니까요. 나는 평소에 내가 저널리스트 혹은 기자라는 생각을 거의 안 한다. 진짜로. 직업 따위가 나의 본..

딸기네 책방 2004.04.06

닛코의 여관/스미다가와 꽃놀이

닛코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숲과 공기, 그리고 여관이었습니다. 츠루카메다이키치(鶴龜大吉)라는 긴 이름의 여관이었는데요, 현대적이면서도 일본식으로 지어진 작은 여관(호텔?)입니다. 새로 지었는지 아주 깨끗하고, 요모조모 이쁘게 꾸며놨더군요. 위의 사진에서 꼼양과 제가 놀고 있는 홀 비슷한 곳이 이 여관의 로비입니다. 고양이 장식 두 마리도 같이 찍어놨는데요, 마네키네코(손님 부르는 고양이)하고, 의 뚱땡이를 연상시키는 고양이 인형이 놓여 있더군요. 꼼양이 마네키네코한테 인사 많이 받고, 많이 해주고 왔지요. ^^ 음식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지금껏 먹어본 일본 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

닛코 여행

닛코(日光)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기나긴 여행기를 쓰고 싶지만... 우리의 여행은 그다지 길지는 않았습니다. '고작' 1박2일의 여행에 많은 것을 느낀 것도 아니고. 도쿠가와의 신사에 가서 무려 참배(!)를 하고 왔지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조금 웃겼어요. 도쿄의 집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날이 우중충했어요. 꼼양을 끌고(정말 '끌고' 갔음 -_-) 전철 2번 갈아타고 아사쿠사에 있는 토부(東武)선 아사쿠사역으로 갔지요. 아지님을 만나, '스파시아'라는 이름의 그럴듯한 기차를 타고 닛코로. 닛코 직전에 한번 갈아타긴 했습니다만. 두번 세번 갈아타는 것에도 이젠 익숙해져가는 듯. 닛코에 내리니 날씨가 좋았어요. 기분 짱! 닛코 역에서 버스를 타고 우선 도쇼구(東照宮)에 갔습니다. 도쇼구라는 곳은 도쿠..

일본어 선생님들과 타마가와 벚꽃놀이

어제 아지님이랑 딸기랑, 일본어서클 사람들이랑 타마가와 강변에 봄소풍을 다녀왔다. 오하나미라고 해서, 꽃구경을 가는 건데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데다, 시간도 많지 않아서 그닥 좋은 형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과 함께 했던 첫 소풍이었으니깐. 매주 화요일 오전에 1시간 반씩 일본어를 배우는데, 월 1000엔만 내면 된다. 말하자면 '자원봉사 선생님들'이다. 학생은 네 명. 아지님과 나, 베트남에서 온 호아이와 태국에서 온 기쿠치. 나는 딸기니깐 선생님들이 '이치고상(딸기님)'이라고 부른다. 호아이는 남편이 도쿄지사에 근무를 하게 돼서 몇달 전에 여기에 왔고, 기쿠치는 일본에 온지 10년이나 됐다. 일본 사람과 결혼해서 姓이 일본식이다. 각자 자기 도시락을 갖고 오기로 했었는데, 비겁하..

일본에 온지 한달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어쩌면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때에는 취향이나 적성이 극도로 보수적이어서, 싫은 것은 싫은 것이고-- 새로운 것을 접한다는 것이 굉장히 싫고, 우스운 말이지만 '지겹다'. 특히 사람들을 만나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만화이든 영화이든 음악이든, 이미 오랫동안 알아왔던 '친한 것'을 찾아 숨어들어가는 편이지,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내가 어떤 면에서는 겁이 없고 심지어 대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슨 얘기냐면,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 같은 것 보다는, 즐거움과 신선함 같은 것이 더 크게 나를 이끌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이 곳에서. 도쿄에 도착했을 때 하네다공항..

우에노 공원의 벚꽃놀이

[아지의 글] 일본의 봄철의 하일라이트는 단연 벚꽃놀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문의 광고면을 보면 벚꽃여행광고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기상청 직원이 신주큐 교엔(御苑)의 사쿠라의 발화정도를 측정하는 장면이 방송의 메인뉴스에 등장하기도 하고요. 우리도 빠질 수 없다 싶어 사쿠라 구경을 다녔습니다. 이달 중순쯤 신쥬쿠 교엔을 다녀오고 오늘은 우에노 공원을 갔죠. 우에노공원의 벚꽃놀이를 위해 신입사원을 시켜서 자리잡아 놓게 한다는 그런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는데... 한마디로 우에노공원의 인파는 대단하더군요. 오전 11시가 조금넘어 우에노(上野)역에 도착했는데 개찰구에 몰려든 인파때문에 역무원이 정리에 진땀을 흘릴 정도였습니다. 동물원에 갔다가 사쿠라 길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길 양편에 핀 사쿠라나무밑은..

우리동네 풍경

에도도쿄박물관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 푸하하하하하-_- 속았다. 무려 다섯번째 사진에 이르러서야(-_-) 실상을 깨달음. 하하, 나도 첨에 속았다. 근데, 딸기야, 돈 안벌고 쉰다는게 정말 좋은건가봐. 네 표정이 너무너무 환하고 밝고, 편안해. 참 좋아보여. 언니도 함 놀아보세요, ㅋㅋㅋ 저는 서울에 있을 때는 너무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어서, 솔직히 꼼양이랑 놀기도 귀찮았어요. '전업주부들은 대체 힘들어서 애를 어떻게 키우지? 낮잠은 언제 자지?' 그런데... 일본 와서 느낀 건데요 새벽 6시까지 출근 안 하니깐, 살만 하더라 이겁니다! 그래, 역시, 회사는 毒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히히히 까미언니용 특별 염장이었습니다. ^^ 야아..넘 재밌잖아. 난 안속았지롱~~ (사실 속을뻔 했음..

치도리초,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저희 가족이 살게 된 곳은 도쿄 남쪽 오오타구에 있는 '치도리초'라는 마을입니다. 도착한 날, 하네다공항에 내리는 순간 따사로운 햇살-- 순전히 위장이었습니다. 이 도쿄라는 곳은, 봄에는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대형 마트에 가니 '꽃가루 대책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 또한 춥습니다. 올봄이 특히 더 춥다는 모양인데, 기온은 서울보다 높겠지만 여기 집들은 난방이 안 되거든요. 우려했던 바대로, 몹시 추워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잘 때는 전기장판, 낮에는 대충 지내고, 저녁에는 마루(로 쓰고 있는 방)에 히터를 틀어야 해요. 집은, 제 생각보다는 넓고, 맘에 들어요. 오래된 집이니- 싼 맛에 산다고 봐야죠 ^^;; 제법 건전한 넓이의 마루(로 쓰고 있는 방)와 역시 건전한 크기의 다다미방(안방 겸 침실이자 유..

요사이 읽은 일본에 대한 책 몇 권.

1. 가라타니 고진, 2. 루스 베네딕트, 그저그랬다. 앞부분은 재미있는데, 뒷부분 일본인들 정신분석 해놓은 것은 아전인수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느낌. 3. 마루야마 마사오-가토 슈이치 대담, 책의 명성(?)은 예전에 들었는데... 일본은 참 대단한 나라로구나. 4.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일본의 근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른 시기에, 훨씬 능동적이고 열성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었구나... 5. 이경덕, 일본여행서치고는 괜찮다. 가볍게 읽을만하다. 올들어 읽은 책들은, 내 처지가 처지이니만큼 모두 일본에 관한 것이었다. 5번 빼고, 나머지 책들은 그다지 가벼운 것들은 아닌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다섯권을 연이어 읽었는데 독서의 밀도가 다른 때보다 좀 높았다. 그 덕인지, '일본의 근대'라는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