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정말 이쁜 그림책, 유리 슐레비츠의 '새벽'

딸기21 2004. 12. 19. 10:34
728x90

새벽 

유리 슐레비츠 (지은이) | 강무환 (옮긴이) | 시공주니어 | 1994-04-01



그림이 정말 이쁘다. 고요하다. 어두운 밤, 서늘하고 축축한 밤, 호수, 산. 먼동이 터오고, 고요한 새벽을 지나 찬란한 아침. 책의 줄거리는 '어둔 밤을 지나 아침을 맞는 호숫가 풍경' 뿐이다. 말 그대로 '그림책'이다. 제목 그대로 '새벽'을, 수채화풍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림이 전해주는 분위기가 참 좋다. 폴란드인이라는 작가는, 언뜻 동양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여백의 미 한껏 담긴 그림을 선사해준다. 


글도 독특하다. 그림책 특유의 간지러운 문장 대신, 좀 무뚝뚝한 문어체라고 해야 할까. '고요하다' '산은 어둠 속에 말없이 지키고 서있다' 이런 식의 짤막한,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문장들이 가지런히 쓰여 있다. 글과 그림이 잘 어울린다. 줄거리 없는 그림책, 어린 딸 아이가 과연 좋아할까 싶었는데, 몹시 좋아한다. 아직은 호수와 산과 하늘의 푸른 빛을 제대로 구분해내지도 못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에 제 나름대로 감동한 것일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