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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스모의 황제

요즘 일본 국민들의 시선은 도쿄(東京) 나가타초(永田町) 총리실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눈길이 쏠리고 있는 곳은 `스모의 거리'로 불리는 료고쿠(兩國)의 스타디움이다. 연중 6차례 그랜드 스모대회 중 가장 큰 행사인 가을 대전이 한창이지만 국립 스모경기장인 고쿠기칸(國技館)에서 톱스타가 사라져버린 것. 스모선수의 최고 단계인 요코즈나 자리를 8년째 지키고 있는 몽골인 스모 스타 아사쇼류(朝靑龍ㆍ26ㆍ사진)의 거취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문이 일어난 것은 지난 7월. 몸이 아프다며 여름 대전 불참 신청을 낸 아사쇼류는 고향인 몽골로 휴가를 떠났는데 그곳에서 일본 축구스타 나카타 히데토시(中田英壽)와 친선 축구경기에 참가해 이리 구르고 저리 뛰는 모습이 포착됐..

아이를 버리다니

역 앞에 버려진 아이, 딸을 버린 냉혹한 아버지, 소녀의 집에 버려진 시신…. 호주 멜버른에서 발생한 영아 유기(遺棄) 사건 때문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온통 떠들썩하다. 포르투갈에서 실종된 영국 소녀 `매들린 사건'에 이어, 이번엔 중국계 소녀 치앤 사건이 외신들을 달구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주인공들이 귀여운 외모로 눈길을 끄는 여자아이들인데다 수사 범위가 여러나라에 걸쳐 있다는 점, 수사 과정에서 가정 내 폭력 문제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버려진 소녀, 도망친 아버지 중국계 뉴질랜드 소녀 치앤(3ㆍ사진)이 멜버른의 기차역 앞에서 발견된 것은 지난 15일. TV방송을 통해 어린 소녀가 역 앞에 버려져 있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사건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녀는..

유목민이 된 어부들

우즈베키스탄 북서쪽에 위치한 무이낙. 한때는 활기찬 어촌이었으나 아랄해가 말라 줄어들면서 사막 가운데 남겨진 마을이 된 무이낙 근처에는 작은 댐과 호수들이 있다. 아랄해로 흐르던 아무다리야 강의 물줄기를 막아 만든 저수지들이다. 말라들어가는 아랄해를 사실상 포기해버린 우즈베크 정부가 무이낙 어촌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남겨둔 `마지막 배려'가 바로 이 저수지들이다. 호수를 건너는 소떼들 지난달말 무이낙을 방문, 덤불만 듬성듬성한 소금땅을 지나 댐으로 올라갔다. 원래 이 곳은 아랄해 물이 넘실거렸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아랄해가 멀리 북쪽 카자흐스탄 국경 쪽으로 후퇴해간 탓에 바닥이 드러나버렸다. 그곳에 주민들이 사르바스 호수라고 부르는 저수지가 있었다. 오전 8시를 넘겨 해가 하늘로 솟아오르자 어디선가 소떼가..

인도-파키스탄, 이번엔 '빙하 싸움'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온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때아닌 `빙하 싸움'이 불붙었다. 인도가 양측간 분쟁 지역에 있는 히말라야 빙하지역을 관광객들에 개방하자 파키스탄이 발끈하고 나선 것. 문제가 된 빙하는 인도령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시아첸 빙하. 인도는 최근 자국령 카슈미르에 접한 시아첸 일대를 트레킹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 J J 싱 인도 군 합참의장은 "시아첸은 인도의 영토이며,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이들이 그곳의 풍광을 세계에 전할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측은 즉시 인도측 고위 관리를 소환해 항의했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정부의 타스님 아슬람 대변인은 17일 "분쟁 지역에 관광객을 들여보내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인도가 관광 개..

'D급 총리' 지탄받고 떠나는 아베, 급부상한 후쿠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지난 7월말 참의원 선거 때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내 자민당을 제2당으로 전락시키고, 주변 각료들의 잇단 스캔들로 갈곳없이 궁지에 몰렸던 그는 마지막까지 총리직을 지키기 위해 버티다가 결국 12일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2005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화려한 후광 속에 치러진 중의원 선거로 야당이던 민주당은 물론이고 자민당내 반고이즈미 세력까지 모두 초토화됐습니다. 자민당은 유례없는 스타 정치인을 맞아 승승장구하는 것 같았고, 아베 당시 관방장관은 고이즈미의 후계자로 화려하게 부상했습니다. 이후 `포스트 고이즈미'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선거는 아베를 위한 잔치나 다름없었고, 차기 총리를 묻는 유권자 여론조..

'포스트 아베' 치열한 물밑 다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격적인 사임 발표로 일본 정국이 요동을 치고 있다. 집권 자민당 안에서는 차기 총재 선출을 놓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 파와 반(反) 아소 세력 간에 치열한 물밑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중의원 해산과 조기총선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총재선거 일정 놓고 `기 싸움' 참의원선거 참패에 각료들의 잇단 스캔들과 낙마로 궁지에 몰렸던 아베 총리는 12일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전격 선언했다. 지난 10일 의회에서 "원칙을 지키겠다"고 연설하며 퇴임요구를 거부한지 이틀만이다. 13일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는 그 연설 2시간 뒤인 10일 이미 총리직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혹스러운 퇴장'(아사히)과 `당돌한 타이밍'(마이니..

아랄해- 사막에 떠있는 배

한때 중앙아시아 일대를 호령한 `티무르의 제국'으로 서방에까지 위용을 떨쳤던 실크로드의 나라 우즈베키스탄. 수십년에 걸친 옛소련의 지배에서 벗어나 개발과 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꿈꾸고 있는 우즈베크를 찾았다. 동부지방 끝쪽에 있는 수도 타슈켄트의 공항에 내려 유서깊은 오아시스 도시 사마르칸드와 부하라를 지나 서쪽 끝 아랄해(海)까지 가는 길은 멀고 멀었다. 멀리 파미르고원의 빙하에서 발원한 강아무다리야가 수천 ㎞를 흘러 드넓은 사막과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황무지의 생명줄이 되어주고 있었다. 아무다리야가 끝나는 지점은 한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였던 거대한 내륙의 염호(鹽湖) 아랄해.그러나 지금은 강줄기가 거의 끊겨 말라붙은 소금땅이 되어버린 곳이다. 사막의 배들 지난달말 아랄해에 면한 항구도시였..

고이즈미 칠드런의 반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정치 스캔들 때문에 더 이상 갈 곳조차 없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또다른 복병을 만났다. 전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 발탁돼 중의원에 당선된 이른바 `고이즈미 칠드런(children)'들이 아베 정부를 향해 "고이즈미 노선에 충실하라"며 반기를 들고 나온 것. 이들 신진 의원들의 정치세력화 움직임이 성공을 거둘지, 또 아베 총리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우정(郵政) 민영화 선거'로 당선됐던 신진 의원들이 아베 총리의 `개혁노선 후퇴'에 반발, 새로운 파벌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가 테러대책특별조치법 연장안에 명운을 건 사이 신진 의원들은 `포스트 아베'를 거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파키스탄, 어디로 가나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강력 비판해왔던 반정부 정치인 나와즈 샤리프(58) 전총리가 오랜 망명생활 끝에 본국으로 돌아간다. 10일 샤리프의 귀국을 앞두고 이슬라마바드는 폭풍전야에 들어갔다. 정부는 반 무샤라프 시위가 예상되자 샤리프 지지세력들을 체포했으며, 도심은 계엄을 방불케하는 삼엄한 경계태세에 들어가 있다고 AP통신과 BBC방송 등 외신들이 전했다. 샤리프는 정치적 동반자이기도 한 동생 샤바즈와 함께 9일 망명지였던 영국 런던을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 예고했던대로 귀국 길에 올랐다. 그는 이날 출국 전 런던 히드로 공항에 모여든 파키스탄인 지지자들을 향해 "무샤라프 정권이 나를 붙잡아 또 추방시킬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갈 것이며 아무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

항상 한발 늦어.

어떤 땐 내 취향이 남들을 너무 앞서가서 -_- 동의를 통 얻지 못하는데 또 어떤 때엔 너무 느리다. 아, 취향에도 '속도'가 있어야 한다니... 클래식 내지는 음악 뭐 이런 것엔 신경줄의 1%도 쓰지 않지만 1990년 로마 월드컵 테너 빅3 공연을 LCD인가 하는 것으로 처음 보았던 순간의 충격은 잊혀지지 않는다. 2년이나 늦게, 1992년 그걸 보고, 그 LCD 있는 카페에 종종 찾아가 그거 틀어달라 졸라서 몇번이고 반복해 구경하던 기억. 그리고 클래식 좋아하던 선배에게 부탁해서 테이프에 파바로티 노래를 녹음해 받아 듣던 기억. 지금은 파바로티를 대표하는 노래가 된 '네순 도르마'의 그 곡조, 파바로티의 목소리, '오 솔레미오'를 경쟁하듯 늘여 부르던 파바로티와 도밍고/카레라스의 눈짓들까지 생생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