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an throws a dart at a portrait of U.S. Secretary of State Condoleezza Rice
during a demonstration in Ankara November 1, 2007 to protest her visit to the Turkish capital on Friday. REUTERS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내우외환을 만났다. 이라크인들을 학살한 민간군사업체(PMC) 블랙워터 사건 후폭풍 와중에 외교관들이 이라크 복무에 `집단 항명'하는 사태가 난 것. 2일부터 중동 순방을 시작하는 라이스 장관의 어깨엔 터키-쿠르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짐도 얹혀져 있다.
션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라이스 장관이 전세계 미국 대사관과 공관들에 전언통신문을 보내 이라크 복무 지침을 따라줄 것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전날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는 이라크 근무 후보자로 정해진 외교관 300여명이 모여 국무부 강제발령 방침에 거세게 항의했었다.
라이스 장관은 전임 콜린 파월 장관 시절 국방부에 밀렸던 국무부의 발언권을 다시 강화해 위상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항명 파동'은 그에게 장관 취임 이래 최대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P통신 등은 라이스 장관이 국무부의 `블랙워터 면죄부' 때문에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고 전했었다. 지난달말 뉴욕타임스는 국무부 외교안보국 수사관들이 권한도 없으면서 블랙워터 직원들에게 면책특권을 줬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PMC 직원들은 국제법상 전투원으로 규정된 신분도 아니면서 이라크에서 숱한 문제를 일으켰으나 그동안 단 한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하원은 국무부 조치를 거세게 비난하며 PMC 직원 면책특권 법안 폐지를 승인했다.
라이스 장관의 중동순방도 `첩첩산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 장관은 터키를 방문해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 군사공격계획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계획이지만 당장 터키인들의 거센 반미시위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반(反) 터키 결의안'으로 불리는 미국 하원 아르메니아 학살 규탄 결의안 문제로 터키인들의 대미감정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앞서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세계 46개국 대상 여론조사 결과 터키 국민의 83%가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반미감정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것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알리 바바잔 터키 외무장관,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2일과 3일 이틀동안 이스탄불에 모여 쿠르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라고 1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으로 불리는 쿠르드족은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가 접경한 산악지대에 약 2700만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각기 터키, 이란, 시리아에서 분리독립운동을 벌여 탄압을 받고 있다.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집권시절은 1990년 서방의 강제에 의해 북부에 쿠르드 자치지역을 설정했다. 최근 터키는 자국내 쿠르드족들이 이라크 쿠르드지역에 기지를 두고 국경을 넘나들며 테러공격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월경(越境) 군사공격 방침을 선포한 바 있다. 이번 회의는 터키의 군사행동으로 역내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열린다.
서구 열강들은 1차 세계대전 뒤인 1920년 `세브르 조약'으로 쿠르드족의 독립과 쿠르디스탄 독립국가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무산됐다.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은 쿠르드족에 지원을 호소하며 독립을 돕겠다고 약속했으나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다. 거대 유전지대에 자리잡은 쿠르드족 분리 문제는 당사국들이 모두 격렬히 반대하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는 5일에는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쿠르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터키는 미국의 만류 때문에 아직 군사행동은 자제하고 있으나 쿠르드족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행하고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꺾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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