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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기억해야 할 사람들- 이란 여대생 네다 솔탄

지난 6월 20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거리에서 한 여대생이 무장괴한의 총에 맞고 쓰러졌다. 가슴과 머리에 피를 흘린채 숨져간 네다 솔탄(당시 27세·사진)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은 트위터, 플리커 등의 웹사이트를 통해 삽시간에 전세계로 퍼졌다. “돌 한번 던지지 않은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네다는 거리를 지나다가 이슬람 민병대로 보이는 괴한에 저격당했다. 모두의 자유를 바랐을 뿐 특정 정파를 지지한 적이 없던 그녀는 다만 그 순간, 그 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 달 12일 이란에서는 대선이 실시됐다. 이미 그 전부터 테헤란은 민주화를 향한 열망과 선거운동 열기로 뜨거웠다. 30년전 이슬람 혁명 이래로 독특한 ‘신정(神政)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는 이란에서 개혁을 요구하는 젊은이들, ..

특수아동들 돕는 워싱턴의 퇴직자 도우미

미국 워싱턴 근교 페어펙스카운티의 특수학교 학생들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처럼 의사소통을 하기 힘들고 발성이 안되지만 등교하는 순간부터 ‘대화’가 시작된다. 휴대용 컴퓨터장치의 키보드를 누르면 합성음으로 “안녕하세요”, “굿모닝” 하는 인사말이 나온다. 간단한 인사는 물론, 점심 메뉴에서부터 수업 이야기까지 다양한 대화가 이뤄진다. 의사소통 기계가 고장나거나 장애아동들을 위한 교구와 안전장비가 부숴지면 낭패다. 하지만 이 곳 학생들에게는 모든 고장을 수리해주는 ‘미스터 수리공(Mr.Fix-Its)’들이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 페어팩스 특수학교 학생들의 벗으로 세상과의 대화를 가능케 해주는 두 명의 퇴직자 스토리를 소개했다. 카운티 내 장애인 지원단체들에 소속돼 이 학교 아이들을 돕고..

지구의 미래를 건 'Yes or No', 손익계산은?

“이번 기후변화 회의의 화두는 탄소가 아닌 돈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돈싸움을 둘러싼 줄다리기의 장이 되고 있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의 틀을 논의하는 이번 회의에서 핵심 안건은 ‘기후변화 대응체제에 들어가는 돈을 누가 얼마나 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른바 ‘적응 비용’이라 불리는 저탄소 경제체제로의 전환비용이 최대 이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기후변화 대응에 들어가는 시설 전환비용은 총 10조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코펜하겐 합의가 실패할 경우 인류가 겪어야할 피해는 매년 최소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의 대부분은 저위도 지역에 흩어져 있는 개도국·빈국들이 감당해야 한다. '적응 비용' ..

미 기후법안, '양날의 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후 회의가 벌어지는 사이, 미국에서는 환경 관련 법안들을 놓고 민주-공화 양당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민주당은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공화당은 “미국 기업들에 해가 된다”며 반발한다. 세계은행이 이 법안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봤더니 미국과 중국 양측에 해가 되기도 하고 이익이 되기도 하는 ‘양날의 칼’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8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후변화 관련법안이 발효되면 미국으로 들어가는 중국산 제품 수입은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수입액은 3380억달러(약 393조원)이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17% 줄인다’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코펜하겐에서는 이들의 입에 주목하라.”

“코펜하겐에서는 이들의 입에 주목하라.”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개막되면서 모든 시선이 개최지인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8일 이번 회의에서 특히 눈에 띄는 4인방, ‘코펜하겐의 키플레이어(핵심인물)들’을 꼽아 소개했다. (왼쪽부터) 이보 데 보어, 루뭄바 디-아핑, 코니 헤데가르트, 토드 스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단연 이보 데 보어(55) UNFCCC 사무총장. 덴마크 정부와 함께 이번 행사를 주최, 선진국-개도국 진영 간 갈등을 중재하고 최대한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UNFCCC 사무총장이 된 것은 2006년 8월이지만 이미 1994년부터 기후변화 협상에 관여해온 네덜란드 출신의 베테랑 외교관이다. 유엔 인간정주계획..

어제의 오늘/ 노조운동가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 되다

레흐 바웬사는 1943년 폴란드의 포포보에서 태어났다. 목수의 아들이었던 그는 초등학교와 직업학교 교육만 받고 67년 그단스크에 있는 레닌조선소에 전기공으로 취직했다. 70년 식량폭동 때 공산당 정권이 시위대에 발포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반정부 노동운동에 뛰어들었지만 몇 년 못 가 해고됐다. 80년 레닌 조선소에서 식료품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다시 일어나자 바웬사는 담장을 넘어들어가 노동자들에 가세했다. 파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그는 경영진과의 협상에서 요구사항을 관철시켰다. 고무된 인근 지역 노동자들도 합세해 ‘공장간 파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바웬사는 이 위원회를 이끌며 파업권과 자유 노조 결성권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당국은 시위가 전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

엘바라데이가 무바라크 대항마로?

이집트 출신의 모하마드 엘바라데이(67·사진)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차기 이집트 대권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BBC방송 등 외신들은 5일 IAEA 사무총장을 3번 연임한 엘바라데이가 2011년 대선에 야당 후보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2년간 IAEA를 지휘하다 지난달 말 물러난 엘바라데이는 전날 성명을 내 “대선 출마 권유를 받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선거가 민주적으로 치러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독립적인 선거관리 기구를 설치하고 유엔 감시를 허용할 것, 선거재판부의 독립성을 보장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이집트에서는 2005년 사상 첫 경선으로 대선이 실시됐으나 민주선거는 요식행위에 그쳤고, 야당 후보들에 재갈을 물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