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181

[코트디부아르]시골 진료소에서

망고나무 밑 작은 테이블에 항생제와 붕대를 올려 놓은 간이 진료소. 통나무 의자에 걸터앉은 코피 셀레스텐(11)이 흰 가운을 입은 남성에게 왼쪽 팔을 내민다. 상처에 엉겨붙은 붕대를 물에 축여 떼어내니 피부조직이 사라져 벌건 근육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피 냄새를 맡은 파리떼가 코피의 상처로 순식간에 몰려든다. 피가 줄줄 흐르는 팔뚝을 항생제로 닦아내고 다시 붕대를 감는 동안, 소년은 끔찍한 고통을 참아낸다. 울지도 않고 소리도 내지 않는다. 꽈꾸꽈꾸 미카엘(15)은 발바닥 쪽에 비슷한 상처가 나있다. 이미 피부와 근육이 손상돼 걸을 수 없는 발을 절룩거리며 끌고 다닌다. 다시 파리떼가 날아든다. 상처가 아물더라도 저대로 둘 수는 없고, 수술을 해서 발목을 절단한 뒤 의족을 달아야 한다. 서아프리카의 코..

[코트디부아르]그래도 아프리카가 즐거운 이유 2

이번엔 웃긴 사진들이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잔잔한(?) 사진들입니다. 코트디부아르는 이름 그대로, 상아 해안(영어로는 아이보리 코스트)에 면해 있는 나라입니다. 프랑스가 이 지역을 점령하고 맨 먼저 수도로 삼았던 곳이 그랑바쌈 Grand Bassam 이라는 곳이예요. 노예무역 많이 했던 곳이고... 지금은 바닷가 소도시인데, 식민시대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식민시대 건물들에 대해서는 따로 사진이랑 같이 글을 올릴게요) '예술가들의 집'이라고 되어있는 곳(실제로 뭐에 쓰는 건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담장의 벽화들입니다. 그 다음은, 일본 도쇼궁에도 있는, 눈 닫고 귀 닫고 입 닫은 원숭이. 열대에는 열대에 어울리는 색깔이 있어요. 그거 아세요? 열대의 꽃들은 색감이 너무나 화려하다는 사실. ..

[코트디부아르]그래도 아프리카가 즐거운 이유 1

여행기...를 쓸 수는 없고요. 사진 몇 장 정리해서 올려놓을게요. 길에서 만난 풍경들입니다. 이런 건 기본이고요. 요런 건 애교. 그러다가 천국 가는 수가 있지요... 제가 좋아하는 따뜻한 날씨... (여기는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 택시 구경 좀 해볼까요. 거꾸로된 토요타 되겠습니다. '워러워러'라고 불리는, 동네 택시랍니다. 이 모양이어도 잘(?) 달립니다. -_- 뭐, 계기판 따위야 고장난들 어떠하리. 신성모독인들 뭐 대수랴 문화재 쯤이야... 노점상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죠. 성형수술(?)한 호나우지뉴 하지만 압권은 이 차... 세계적인 브랜드 되시겠습니다 ^^

[코트디부아르]부아케에서

지금은 코트디부아르 중부 부아케의 수녀원입니다. 한국인 수녀님을 만나 (이 먼 땅에 동방에서 온 귀인이 흑흑)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내일은 시골마을들 진료나가시는 거 졸졸 따라다니며 볼 예정이고요. 모레는 부활절미사(여기서 갑자기 가톨릭으로;;) 드리고 다시 아비장으로 갈 예정이고요. 지금껏 아프리카 돌아다닌 것 중에서, 이번 코트디부아르 여행이 가장 알차고 좋네요 저는. 자동차도 없이 그냥 현지 교통수단으로 돌아다니고 있는데 여기가 치안이 워낙 괜찮아서, 불어만 조금 했더라면 혼자서도 너끈했을 것 같아요. 그만큼 몸은 고달프지만... 이 더위에 저처럼 이렇게 열나게 돌아다니는 사람은 사실 없을테니까요. 오늘은 아침 7시에 아비장의 게스트하우스를 나와서 9시에 버스 타고 무려 7시간. 이층버스를 개조해..

[코트디부아르]아비장입니다.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에 있어요. 지금 있는 곳은 아비장의 한국대사관. 컴퓨터를 살짝 빌려쓰고 있지요 (이번 출장에서는 대사관 신세를 정말 많이 지게 되어... 도움도 너무 많이 받고 있어서 감동의 연속 ㅠ.ㅠ) 아프리카에서 코트디부아르는 제가 여섯번째로 여행하는 나라인데, 케냐만큼이나 좋은 것 같아요. 케냐처럼 발전해있지는 않지만 아비장은 라군(석호)을 낀 아름다운;; (청소를 하고 개발을 했으면 매우 아름다웠을 -_-) 도시이고요. 치안 상황이 제 생각보다도 훨씬 좋아서,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열두시간씩 매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첫날 밤에는 가이드 해주는 친구와 아비장 시내 요뿌공의 빈민가를 돌아다녔고, 어제는 벵제르빌이라는 곳의 슬럼가를 돌아다니다가 왔고, 벵제르빌의 고아원에 들러서 아이들이 접종받..

[캄보디아]먹은 것들, 안 먹은 것들

씨엠립의 식당에서. 맛 없었다. 넘 기름져... 재미는 있었다. 캄보디아 어묵이 증말 맛있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쳐묵쳐묵할 땐 원래 사진을 못 찍져. 여긴 프놈펜의 시장. 귀뚜라미와 메뚜기들이다.난 가끔씩 궁금하다. 난 징그러운 거 못먹는데,그러면서 또 은근 입이 난지도여서 개고기 좋아하고악어고기도 먹어봤다. 그런데 사실 그런건 징그럽진 않으니까...벌레도 누가 먹으라 하면 먹을 수 있을까? 아님 차마 못 먹을까?번데기 엄청 좋아하는 거 생각하면 뭐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럼 결론은, 결국 맛이 중요하다는 건가 -_- 날마다 1~2kg의 망고스틴을 먹었다.망고스틴은 과일의 왕이다!!! 마지막날 불교사원에서 대접받은 점심.정갈한 음식들, 행복했던 순간.

[캄보디아]절에서 먹은 밥, 소박한 그 마음 때문에

오래도록 우려먹고 있는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 본 조각들이다. 바욘 사원, 낚시질하고 장사하는 사람들 인상적인 얼굴.. 거대한 얼굴... 그걸 그리는 남자 반떼이스레이의 정교한 조각.. 위는 선한 모습, 아래는 악한 모습이라는데 어째 반대로 보인다 앙코르 와트, 불사의 영약을 끄집어내기 위해 '젖의 바다'를 젓는 신들 * 그런데 내가 가장 감동했던 곳은 여기였다. 시엠립 시내에 있는 왓쁘레아 쁘롬라트라는 절이다. 일단 맛난 절밥(여긴 채식이 아니었다)을 대접받은 탓도 있지만. 붓다의 일생을 죽 둘러선 담벼락 안쪽에 일화별로 나누어 그려놓았다. 촌스럽다. 이발소 그림도 요샌 이 수준은 아닐거다. 너무 화려하다 못해 번쩍번쩍 눈이 부시다. 온통 빨갛고 파랗고... 미니멀리즘, 모던한 거, 세련된 거 좋..

[캄보디아]너무 이쁜 아이들

메케아 센터에서. 여기도 메케아 센터. 우리들 보라고 -_- (미안해서 죽을 뻔했음;;) 열심히 전통무용을 보여주던 소녀들. 다 이쁘지만 특히 가운데 저 아이는 너무 이뻤다. 울나라 애였다면 당장 아역배우로 캐스팅 됐을 것 같은 미모... 실물보다 사진이 훨 못 나왔네. 귀여븐 것들... 역시 메케아 센터. 여기는 쁘레룹 사원. 몹시 마음에 드는 곳이었는데, 소 몇 마리하고 아이들이 있었다. 쟤들이 데리고 나온 소였나? 얘는 시엠립의 과일가게를 지키던... 은 아니고, 장사하는 엄마 뒤편 해먹에 앉아 있던 귀여운 아이. 아주 망고스틴은 원없이 먹었다. 망고스틴 귀신 붙은 듯... 지금까지는 과일의 왕은 바나나 -_- 라고 생각했는데, 바뀌었다. 과일의 왕은 망고스틴이다. 아쉽게도 사진에는 안 나왔네. 딸..

[캄보디아]따프롬, 나무에 덮인 사원

전세계에서 온 여행객들이 캄보디아를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앙코르와트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8~12세기 캄보디아 중부 앙코르에 거대한 사원들을 남긴 앙코르 왕국은 사라졌지만 신비스런 유적들은 남아 있다. 관광도시 시엠리아프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앙코르의 유적지들은 규모가 방대해서 여러 날을 봐야 한다. 앙코르 유적의 핵심은 가장 유명하고 규모도 큰 앙코르 와트(‘사원 도시’라는 뜻)다. 하지만 이번 ‘착한여행-메콩강 시리즈’를 함께 한 여행단에게는 앙코르 와트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더 깊은 인상을 남긴 곳이 있었다. 타프롬 사원. 앙코르의 숱한 유적들 중에서 대표 격인 와트처럼 보존 상태가 좋지도 않고 화려한 조각들이 손님을 반기는 것도, 크기가 큰 것도 아닌 이 사원은 앙코르 관광코스 중 빠..

[캄보디아]개발의 기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캄보디아. 식민지와 내전의 상흔을 딛고 정치안정과 개발에 여념이 없는 나라. 험난한 자본주의 세계의 파고 속에서 개발과 발전의 길로 매진할 수 있을지,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낼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캄보디아를 찾아갔다. 프놈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건설현장들이었다. 낮은 건물들로 확 트인 시야에 현재 프놈펜에서 최고층 건물이라는 26층짜리 중국계 카나리아 은행 건물이 들어왔다. 푸른색 유리건물 아래에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시클로 기사들이 관광객을 태우고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경제발전 열풍에 휩싸여 온 시내가 오토바이 천지라는 하노이나 아기자기한 볼거리들로 한껏 꾸며놓고 호객에 나선 방콕과 달리 프놈펜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거리를 메운 것은 대부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