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이라크 치안 불안불안...

이라크 주요도시에서 미군이 철군한 뒤로, 바그다드와 나시리야 등 곳곳에서 다시 테러가 재발하고 있다. 최근 잇단 테러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 이어 12일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국대사가 탄 차량이 가까스로 테러공격을 모면했다. AP통신 등은 바그다드에서 12일 기독교 교회들을 노린 6차례 연쇄 테러공격이 일어나 기독교도 3명과 무슬림 1명 등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테러범들은 일요일인 12일 오후 기독교도들이 많이 살고 있는 바그다드 동부 팔레스타인 거리의 교회를 시작으로, 차량폭탄테러가 잇달아 발생했으나 누구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바그다드 남부 디카르 주의 나시리야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 중이던 힐 대사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폭탄테러가 일어..

오바마의 '아프간 대공세'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바마의 전쟁’이 시작됐다. 아프간 주둔 미군이 2일 새벽 1시(현지시간)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헬만드 주에서 해병대 4000명과 전투기 등을 투입해 대공세를 시작했다. ‘한자르(칼의 공격) 작전’이라 이름 붙여진 이번 공격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돼온 미군 증파 뒤 첫 대공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프간전 전략발표 뒤 대규모 전투이기도 하다. 작전을 앞두고 미군은 지난 두달간 헬만드 주에 해병대 8500명을 증파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아프간군 650명도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헬만드 접경지대에 병력을 배치, 협공을 준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주 캠프 드와이어에 주둔 중인 미국 해병대 병사들이 2일 ‘한자르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헬기를 타려고 줄을 서 있다..

이란 사태, 어디로 가나 [2009 07/07 위클리경향 832호]

이란은 어디로 갈 것인가. 대선 선거 부정 의혹에서 촉발된 시위로 인해 이란에서 최소한 17명이 숨지는 등 젊은이들의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는 일시 소강 국면을 맞았지만 19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혁명 이래 최대 시위라는 이번 사태가 어디로 흘러갈지 단언하기는 힘들다. 테헤란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자 여러 외신이 ‘이란판 톈안먼’을 언급하며 대규모 인명 피해를 우려했다. 하지만 초창기만 해도 “이란은 중국과 다르다” “대선에서 압승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가 초강경 진압으로 위기를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많았다. 개혁파 대선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가 이슬람혁명 지도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체제에 대한 도전을 피하려 할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오히려 톈안먼사태와..

미드핑거 사건

야근하고 있는데, 정치부의 누군가가 사진을 한장 뽑아가지고 왔습니다. 진짜냐고... 합성 티가 나서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합성. 정말 용감한 여성이죠? 원래 사진은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실린 건데요. 지난 12일 대선 뒤 테헤란 시내에서 재선 축하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랍니다. 그래도 어쨌든 저 여성, 용감하긴 하군요. 외국 인터넷에서 한동안 "이 사진 진짜냐" 하는 물음들이 돌았던 모양입니다. 미드핑거로 뽀샵된 사진의 아마디 얼굴에 누구누구를 합성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만 주변에서 "아서라"는 충고가 들어와서 말았습니다. 요즘 울나라 분위기 같아서는, 그런 합성 장난질하다가 쥐도새도 모르게(아니 쥐는 알게) 잡혀가는 수가... 미드핑거 합성하다 체..

미군, 이라크 주요도시에서 철수

미군이 이달 말까지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 철군한다. 점령 6년 만에 이라크 대부분 지역의 치안권을 이라크 정부에 넘기게 되는 것이다. 아직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라크전의 주요 국면이 일단락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민주국가로 다시 태어난 이라크의 앞날엔 여전히 먹구름이 끼어 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미군의 대도시 철군시한을 사흘 앞둔 27일 “우리의 주권을 강화할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오는 30일 이후 우리는 스스로의 치안과 행정을 맡아할 능력이 있음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아파를 대표하는 말리키 총리는 이날 쿠르드족 지도자 출신인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 수니파 대표인 타리크 알 하시미 부통령 등과 함께 6년 전 폭탄테러로 숨진 종교 지..

이란 여성들, "투쟁은 계속됩니다"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는 24일에도 시위대와 경찰·민병대의 충돌이 벌어졌다. 대규모 시위는 소강국면이지만 개혁파 대선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의 선거캠페인을 주도하며 ‘녹색바람’ 일으켰던 여성들은 유혈사태 속에서도 개혁 요구의 중심에 서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무사비의 부인 자흐라 라흐나바르드(64/위 사진)다. 자흐라는 무사비의 웹사이트에 이날 성명을 올리고 계엄 치하를 방불케 하는 시위 진압을 맹비난했다. 자흐라는 “합법적인 시위를 계속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당국에 구금자 석방을 촉구했다. 무사비가 당국의 감시 속에서 발이 묶인 사이, 자흐라는 투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정치학박사인 자흐라는 알 자흐라 여대 학장을 지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최초의 여..

이란 개혁파의 고민...

이란 최정예부대 혁명수비대가 테헤란 시내에 배치되고 친정부 민병대와 경찰이 강경진압에 나서면서 개혁파의 대규모 집회는 사라졌다. 대학생들의 산발적 시위나 주택가 ‘지붕 시위’ 정도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시위대는 반정부 투쟁을 어디로, 어떻게 끌고갈 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관심사는 무사비의 행보다. 무사비는 지난 15일 유혈사태 뒤 결사항전을 선언했으나 23일 기자회견에서는 “진압병력도 우리의 형제”라며 평화시위를 호소했다. 또다른 개혁파 메흐디 카루비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비유하는 등 연일 당국을 규탄하고 있고 모하마드 하타미 전대통령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시민 저항을 촉구했다. 하지만 무사비의 모습은 대중들 앞에서 사라졌고, 발..

피흘리며 쓰러진 네다 뒷이야기

이란 테헤란에서 지난 20일 무장괴한의 총에 사살된 ‘네다’는 네다 아가 솔타니(아래 사진)라는 27세 여대생이었습니다. 네다의 약혼자 카스피안 마칸은 영국 BBC 파르시(이란어)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돌 한번 던지지 않았던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참변을 당했다”며 당시의 상황과 쫓기듯 치른 장례식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마칸에 따르면 네다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테란 시내 중심가 카레가르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위대와는 몇 블럭 떨어진 지점이었고요. 네다는 음악 과외교사와 함께 거리에 나갔다가 곤봉을 든 경찰이 들이닥치자 집으로 돌아가려 차를 탔습니다. 하지만 교통정체로 차가 움직이지 않자,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 순간 총알이 날아와 네다의 가슴에 박혔습니다. 마칸은 “주위 사람들 말로는 민간..

이란 20대 여성의 죽음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지난 20일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네다 솔타니라는 여성이 친정부 바시지 민병대로 추정되는 괴한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그의 사망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삽시간에 유포되면서 반정부 시위의 또다른 도화선이 되고 있다. 올해 27세인 네다는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내 중심가 카레카르 거리에서 아버지와 함께 시위에 참가한 네다는 건물 지붕에 있던 민병대원의 총탄에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의사는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달려갔지만 그는 2분도 넘기지 못하고 숨졌다”며 “바시지는 네다를 정확하게 겨냥해서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청바지에 흰 스니커즈 차림으로 가슴과 얼굴에는 피범벅이 된 채 쓰러진 네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곧바로 퍼졌다. 미국 ..

이란 권력자들의 물고 물리는 악연

선거 부정 의혹에서 비롯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 뒤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를 둘러싼 고위 성직자층 내부의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인 막후 권력자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에 이어, 이슬람혁명 시절부터의 라이벌이었던 최고위 성직자까지 현 정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하메네이에 대한 성직자층의 불만이 이번 시위를 계기로 표출되는 양상이다. 집권층 ‘내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대통령의 가족들이 체포된 일이다. 당국은 라프산자니의 딸 파에제(46) 등을 체포했다가 21일 풀어줬다고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자세한 체포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하메네이가 라프산자니에 보내는 경고로 해석된다. 라프산자니는 이란 최고의 부자인 데다 영향력이 가장 큰 정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