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울타리.도리스 필킹턴. 김시현 옮김. 황금가지. 5/19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아만 두고 있다가 생각이 나서 회사에 들고 왔다. 퇴근길 전철 안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책이 길지도 않거니와 재미가 있어서 후다닥 넘겼다. ‘혼혈아들을 원주민들 틈에 버려둘 수 없다’는 이유로 호주 백인들이 몰리 자매 세 소녀를 이름만 학교일뿐인 강제수용소에 넣었는데, 소녀들은 그곳을 탈출해 백인들이 쳐놓은 토끼막이 울타리를 따라 2400km를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이 소녀들은 ‘혼혈’이었고, 책에는 백인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혹은 무의식중에 원주민들을 죽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다. 오히려 이 책 속의 백인들은 자기네들 멋대로 혼혈 소녀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고, 실제로 그런 측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