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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크루그먼

경제는 회복되고 있는 것일까. 2년 전 세계에 충격타를 안긴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 다시한번 글로벌 경제의 견인차가 되어줄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더 큰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일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폴 크루그먼(왼쪽)과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평가받는 워런 버핏(오른쪽)이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인 버핏은 8일 인터넷미디어인 허핑턴포스트와 야후뉴스 공동주최로 이뤄진 동영상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돌아오고 있고, 나는 그 점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핏은 “앞으로 몇년 동안 미국 경제가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대해 ‘더 큰 확신’을 공개적으로..

[코트디부아르]대학 구경

맨 처음 토고에 갔을 때에도 수도인 로메의 국립로메대학을 방문했었어요. 가이드해주신 분은 한국 교포분께서 운영하시는 공장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분이었는데요. 아들이 로메대학에 다닌다고 자부심이 대단했었죠. 지난번 아프리카 방문에서도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대학과, 코트디부아르 수도 아비장의 아비장대학에 갔습니다. 두 곳에서 대학교수님들과 인터뷰 약속이 잡혀있기도 했고, 또 대학으로 가면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아비장 대학의 모습입니다. 아비장 대학 입구. 코코디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공식 이름은 코코디 아비장 대학입니다. 대학이 꽤 커서, 주변국들로부터도 유학생들이 온다고 합니다. 겉보기엔 근사하죠? 요새는 학교에 돈이 없어서 학생들을 너무 많이 받고 있고 유지보수는 안되어 엉망이라고들 한탄하..

'태양광 비행기' 첫 야간비행

햇빛을 에너지삼아 하늘을 나는 태양광비행기 ‘솔라 임펄스’가 7일 오전 ‘24시간 연속 비행’을 시작했다. 햇빛이 없는 야간을 포함한 이번 시험비행에 성공하게 되면 ‘친환경 항공교통’ 개발에 한 획을 긋게 되는 셈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솔라 임펄스는 이날 오전 7시쯤 스위스의 파예른 공군기지를 출발, 사상 첫 24시간 비행길에 올랐다. 당초 지난 1일 시험비행을 할 예정이었으나 통신장비 이상으로 연기됐었다. 솔라 임펄스는 알프스 산맥의 줄기인 주라 산 상공에 이른 뒤 대기의 요동과 열기를 피하기 위해 지상 3000 이상으로 올라갔다. 조종사 안드레 보르슈베르크는 이날 저녁 고도를 최고 8500까지 올린 뒤, 충전된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야간비행을 계속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이..

'문화재 대장정'의 흔적을 찾아

지난달 중국 서부 충칭 교외. 백발이 성성한 안내원이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고 있다. 질척거리는 숲길로, 일군의 학자들의 안내원의 뒤를 따라 들어간다. 이들이 찾아낸 것은 대숲 안쪽 동굴에 있는 낡은 나무상자들이다. 중국 황실이 수백년간 지녀왔던 진귀한 그림, 서예, 옥(玉)과 도자기가 들어있던 상자들이다. 보물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텅 빈 상자 뿐이었지만 ‘보물 대장정’을 추적하러 나선 사진작가와 다큐 제작자들은 바삐 셔터를 눌렀다. 학자들은 중국 베이징의 국가박물관과 대만 타이페이 고궁박물관에서 나온 이들이었다. 6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1930~40년대 전쟁과 약탈을 피하기 위해 자금성에서 빼낸 옛 청 황실의 문화재들의 경로를 되짚는 중국과 대만 학자들의 답사여행 동행 르포를 실었다. 사진을 ..

미-소 이어준 소녀 서맨사 스미스

“안녕하세요, 미스터 안드로포프. 제 이름은 서맨사 스미스이고, 나이는 10살입니다. 새로운 일을 맡게 되신 걸 축하드려요. 저는 러시아와 미국이 핵전쟁을 할까봐 무서워요. 혹시 전쟁을 할 것인지를 놓고 투표를 하실 생각인가요? 그런 게 아니라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일을 하실 생각인지 제게 얘기해 주세요. 꼭 대답하셔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왜 이 세상을, 최소한 우리 나라를 정복하려고 하는 건지 알고 싶어요. 신은 우리가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라고 이 세상을 만드셨거든요.” 1982년 11월 레오니트 브레즈네프가 숨지고 유리 안드로포프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미국인 소녀의 편지가 공산당 기관지인 프라우다에 실렸다. 물론 안드로포프의 답신은 없었다. 하지만..

이들이 설 곳은 어디일까- 아프간 파병해놓고 난민들은 쫓아내는 프랑스

지난해 9월 프랑스 정부는 무장병력을 동원해 항구도시 칼레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을 강제철거, 국제적인 비난을 샀다. 이 난민들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 뒤 나라를 떠나 유라시아를 횡단, 대서양에 면한 칼레까지 온 이들이었다. 지구촌 곳곳의 전쟁·분쟁·재난으로 터전을 떠나야 하는 난민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이들 모두가 안식처를 얻기엔 국경의 벽이 너무 높다. 유엔난민기구(UNHCR)은 5일 “전세계에 난민이 늘고 있는데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해 떠돌고 있다”면서 앞으로 3년 동안 80만5000명의 정착지를 새로 찾아줘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당장 내년에만 4만명 이상이 정착지를 찾지 못해 지구촌 어딘가를 떠돌아야 할 처지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HCR 대표는 “난민 수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

아프간-중국 '밀착'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나데르 파슈툰 시장에는 중국산 제품 천지다. 시장에서 머지 않은 곳에는 중국이 2500만달러(약 300억원)의 건설자금과 인력을 제공해 지은 10층짜리 잠후리아트 병원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전쟁과 테러로 황폐해진 카불에서, 새 벽돌과 반짝이는 유리창으로 이뤄진 이 병원은 단연 눈에 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남부와 중·동부에서 탈레반·알카에다 세력과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카불과 북부 지역에서는 중국이 착착 발판을 다지고 있다. AP통신은 5일 “중국이 아프간의 환대를 받는 손님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아프간의 밀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카불 남쪽 로가르주의 아이낙 구리광산이다. 아프간 정부는 3년전 세계 최대 미개발 구리광산으로 알..

클린턴이 카스피해로 간 까닭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동유럽-중앙아시아를 순방했다. 닷새간에 걸친 바쁜 스케줄로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을 돌며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면서 역내 문제들에 미국이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 영향권이었던 이 지역 문제에 미국이 팔을 뻗고 나온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5일 그루지야를 방문, 그루지야와 미국의 관계가 확고하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그루지야는 미국과 긴밀한 군사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2008년 러시아-그루지야 전쟁으로 역내 불안이 고조되자 미국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루지야에 대한 무기 공급을 일시 중단시켰다. 이번 방문에서 미국이 ‘사실상의 금수조치’를 해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필립 고든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는 ..

독일 축구, '다문화주의'의 승리

독일 베를린의 한적한 교외. 주택가 공터에서 공을 차는 소년들의 꿈은 한결같이 위르겐 클린스만, 로타어 마테우스같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감히 ‘황제’ 프란츠 베켄바워를 꿈꾸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뀌었다. 요사이 독일 소년들의 이상형은 루카스 포돌스키와 메주트 외칠이다. 독일 축구가 달라졌다. 잉글랜드를 4대1로 누른 데 이어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4대0으로 완파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나타난 독일팀은 조직력과 힘, 큰 키를 앞세우던 이전의 전차군단이 아니었다. 환상적인 공격력에 예술성까지 더해졌다. 독일 국가대표 축구팀의 진화를 가져온 것은 ‘유전자의 변화’였다. 외신들은 4일 ‘게르만 축구’를 버리고 ‘다문화 축구’로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독일 축구팀을 통해 독일 사..

'저 벽에 축구공을'

팔레스타인이 월드컵에 출전할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월드컵을 즐기려는 마음은 거기 사람들도 전세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이겠죠. 중동 사람들이 워낙 축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오늘 CNN 웹사이트에서 본 방송입니다. CNN video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 풍경입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만든, 악명 높은 분리장벽. 그 장벽에 재치 있는 화가들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이런 벽화들에 대해서는 예전에 소개한 바 있지요. 팔레스타인의 벽화 예술 저 벽에, 영상을 쏘아서 '분리장벽 스크린'을 만들었네요. 슬픈 재치, 혹은 분쟁 속의 축구공. 몇 해 전에 호나우두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축구대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잠시 잠깐이라도, 축구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