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버마 21

동물들도 수난 시대

이달초 미얀마를 강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와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은 사람들에게만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희귀동물 서식지인 미얀마의 이라와디강 삼각주와 중국 서부지역 판다 서식지가 재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생태계도 대격변에 부딪친 것. 생물 종(種) 다양성의 보고인 이들 지역에서 희귀종들이 대거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돌고래 등 희귀종들 전멸 우려 이라와디 강돌고래 과학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5일 인터넷판에서 이라와디 삼각주에 들이닥친 사이클론이 야생 생태계에도 대재앙을 가져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벵골만에 면한 저지대인 이라와디 삼각주는 세계적인 보호 동물인 강돌고래(민물돌고래)의 서식지로 유명한 곳인데, 사이클론으로 삼각주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바닷물이 역류..

현지 교민에게 들어본 미얀마 상황

사이클론 `나르기스'에 강타당한지 엿새가 됐지만 미얀마에서는 피해가 복구되기는커녕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식량 부족과 질병 위험 속에 고통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대 경제도시인 양곤에서조차 전기가 복구되지 못하고 있고 물가는 폭등하고 있지만, 미얀마 군사독재정권은 국민들에게 피해 현황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코트라 양곤 무역관 김종상(32) 과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지 상황을 들어봤다. Survivors of the deadly cyclone Nargis work on a roof near the Pyapon river. /AFP CNN 보고 상황 파악 군정은 관영 통신을 통해 지난 7일 사망자 수가 2만2000명, 실종자가 4만1000명이라고 발표했으나 그 뒤로는 피해 규모에 대해 아무런 발표..

아웅산 수치, '3년만의 만남'

Aung San Suu Kyi shakes hands with UN envoy Ibrahim Gambari during a meeting in Yangon.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62) 여사가 9일 야당인 민족민주동맹(NLD) 지도자들과 3년만의 만남을 가졌다. 미얀마 군정이 수치여사와 야당 지도자들의 면담을 허용함으로써, 군정과 민주화 진영 간 대화가 시작될지 모른다는 희망이 싹트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수치 여사는 이날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시내에 있는 자택을 잠시 떠나 삼엄한 경비 속에 정부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는 전날 수치여사를 면담한 뒤 정부와의 대화 의지를 담은 수치여사의 메시지를 전했었다. 그 직후 군정의 입장을 전하는 국영방송이 ..

아시아를 휩쓰는 억압의 망령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에서 6일 경찰이 비상사태 선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변호사를 붙잡아가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로 헌정이 중단된 파키스탄에서 정국 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무샤라프 정부는 반대세력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군부정권에 쫓겨난 대법원장은 국민들의 봉기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파키스탄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일대에서는 군사독재와 억압이 사라지지 않은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21세기 들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과 교묘히 결합되면서 독재의 망령은 더욱 위세를 떨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이슬라마바드 `폭풍전야' 국가비상사태 나흘째인 6일에도 파키스탄 전역에서 산발적인 항의시위가 일어났으며, 특히 동부 라호르에서 시작된 법관과..

미얀마산 루비

아프리카 내전국가들에서 생산된 `블러드(Blood) 다이아몬드' 논란에 이어, 미얀마 사태를 계기로 `블러드 루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세계 물량의 90%를 차지하는 미얀마산 루비가 군사독재정권의 돈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 등 유럽국에서 미얀마산 루비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1일 미얀마 군부와 결탁한 업체들이 광부들의 고혈로 보석을 생산하고 있으며 루비가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몇몇 광산에서는 광부들을 착취하기 위해 마약까지 먹이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미얀마산 루비는 광부들의 피에 물든 생산물이라는 시각이 퍼지면서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미얀마산 보석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유럽국들은 아..

미얀마 속보

●…미얀마 국영 TV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9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지만, 양곤 주재 호주 대사는 28일 "10의 몇 곱절되는 수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밥 데이비스 호주 대사는 호주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양곤에서 군정 당국이 밝힌 희생자 수 10명보다 훨씬 많은 시위대가 숨졌다는 미확인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마크 케닝 영국 대사도 CNN 인터뷰에서 "28일 20분 가량 연속으로 총격음을 들었다"고 말해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른 서방 외교관들도 술레 파고다 부근에 35구 가량 시신이 있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술레 파고다 부근은 일본인 기자 나가이 겐지가 전날 총격에 숨졌던 곳이다. ●…A..

미얀마 사태 10문 10답

미얀마에도 민주화의 봄은 올 것인가. 수십년의 군사독재정권에 시달려온 미얀마(버마) 국민들이 1988년에 이어 다시 민주화 항쟁을 시작했다. 아시아의 빈국 미얀마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와 유혈진압 사태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얀마의 실상과 이번 사태의 원인을 알아본다. 1.대대적인 민주화 시위를 촉발시킨 미얀마의 정치상황은 극도로 억압적인 군사독재정권이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북한과 유사한 주민 감시ㆍ억압체제가 형성돼 있다. 10집 중 1집은 이웃 동향을 군정에 보고해야하는 감시제도가 있고, 밤이든 새벽이든 보안대가 들이닥쳐 주민들을 수색한다. 거주이전은 물론 자국 내에서조차 여행의 자유가 없다. 민간 언론은 거의 봉쇄돼 방송과 통신을 정부가 모두 통제하고 있다. 이메일도 정부가 지정한 서버로..

버마 민주화 운동가 인터뷰

미얀마 군사독재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유혈진압 사태가 연일 외신들을 달구고 있다. 양곤에서 들려오는 민주화 바람과 유혈사태 소식을 누구보다 가슴졸이며 긴장감과 기대감 속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있다. 1988년 군정 지도자 탄슈웨가 이끄는 쿠데타 정권이 집권한 뒤 미얀마를 탈출해 한국까지 오게 된 미얀마 민주화운동가들이 그들이다. 한국 정부에 망명 신청을 내놓고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본국과 힘겹게 연락해가며 양곤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마웅저(38)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마웅저씨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학생조직에서 활동했던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1994년 보안당국의 추적을 피해 한국으로 왔다. 현재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 반상근 간사로 일하면서 ..

미얀마 제재 성공할까 /숨진 일본인 기자

미국과 유럽이 평화 시위를 유혈진압한 미얀마 군사정권을 상대로 고강도 압박을 시작했다. 국제사회의 발빠른 제재 움직임 속에 미얀마 정부도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재를 통해 독재국가의 민주화를 유도하는 이른바 `남아공 모델'이 효력을 발휘,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이끌어낼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군정 압박, 발빠른 움직임 미국은 27일 군정 지도자인 탄슈웨를 비롯한 미얀마 관리 14명의 자산을 동결했다. 미국 재무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억압과 위협으로 자국민들을 침묵시키려 하는 정권 곁에는 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버마 고위 인사들에 대해 제재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 미얀마 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공식적으로 버마라는 옛 국..

20세기 동남아시아의 역사- 간만에 재미난 책

20세기 동남아시아의 역사 클라이브 크리스티 (엮은이) | 노영순 (옮긴이) | 심산 | 2004-09-06 동남아시아 역사에 대한 책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몇 해 전에 어느 서양 외교관이 쓴 ‘한권에 담은 동남아시아 역사’라는 것 한 권 보고 나서 적당한 교재를 찾지 못한 것도 있고 내 관심사가 아닌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치워놓고 있다가 이번에 세미나 커리큘럼으로 이 책이 들어간 덕에 읽게 됐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아주아주 훌륭한 책이다! 뭐가 훌륭하냐면, 동남아시아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는 거다. 모헨조다로 앙코르와트 이런 식으로 출발해버리면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지만 김이 좀 빠진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20세기에 초점을 맞춰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 여러 지역들의 풍경을 전한..

딸기네 책방 200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