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돌고래 등 희귀종들 전멸 우려
과학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5일 인터넷판에서 이라와디 삼각주에 들이닥친 사이클론이 야생 생태계에도 대재앙을 가져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벵골만에 면한 저지대인 이라와디 삼각주는 세계적인 보호 동물인 강돌고래(민물돌고래)의 서식지로 유명한 곳인데, 사이클론으로 삼각주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바닷물이 역류해 들어온 탓에 강돌고래의 서식지가 대거 파괴되고 멸종 위기가 더욱 심각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태국 방콕에서 활동하고 있는 야생동물보호협회(WCS) 돌고래 전문가 브라이언 스미스는 지오그래픽 인터뷰에서 "다행히도 강돌고래의 서식지가 이번 사이클론에 모두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바닷류에 잠긴 하류에 살고 있던 개체들은 영향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강돌고래는 바다에 사는 돌고래와 달리 민물에 사는 희귀종으로 남미 아마존강과 베트남ㆍ캄보디아의 메콩강, 인도 갠지스강, 그리고 이라와디강 등에 극히 소규모로 서식하고 있다. 아직 생태조차 제대로 연구가 돼있지 않은 강돌고래는 대표적인 멸종위기 동물이며 중국 양쯔강 돌고래가 지난해 멸종선고를 받은 바 있다. 이라와디 강돌고래의 경우 지난 2004년 조사에서 단 72마리만이 확인됐었고,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 쪽에 비슷한 숫자가 각각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넓적부리도요
피해 파악조차 요원
이라와디 삼각주에는 역시 희귀종인 짠물악어도 살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오늘날 강과 늪에 사는 습지악어 외에 오래전엔 바다악어도 살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나, 바다악어들은 모두 멸종된 상태고 일부 남아있는 것이 강 어귀 민물과 짠물이 교차하는 곳에 사는 소수의 짠물악어들이다. 그 중 몇안되는 악어들이 이라와디 하구에 서식하고 있는데, 이번 사이클론으로 바닷가에 덤불처럼 형성돼있던 망그로브숲이 파괴되면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와디 삼각주는 또 한반도를 거쳐가는 희귀 철새 넓적부리도요, 너구리과에 속하는 레드판다, 올리브각시바다거북 등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문제는 생태계 파괴를 조사할 방법조차 없다는 것. 이라와디 일대에서는 아직 이재민 구호활동도 제대로 이뤄지고 못하고 있다. 구호요원들의 입국조차도 군정이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태 전문가들이 들어가 삼각주 지역 식생이 얼마나 파괴됐는지 알아볼 길은 요원하다. WCS 아시아프로그램 담당자인 콜린 풀은 "조사할 방법은 없지만 2004년 쓰나미 이후 인도네시아 아체의 희귀동물 서식지가 파괴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이 일대 식생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번 피해의 영향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판다 보호소는 일단 무사, 서식지는 파괴
지진에 강타당한 중국 쓰촨성은 세계적 희귀동물이자 중국의 아이콘인 판다 서식지다. 지진 발생 이후에도 쓰촨성 워룽(臥龍)현에 있는 국립자연보호구역은 큰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인공부화센터에서 보호중이던 자이언트판다 86마리도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두(成都) 판다보호센터도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CNN등이 보도했다. 쓰촨성 일대는 세계에서 유일한 자이언트판다 서식지로, 현재 1200마리 가량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판다들의 안부는 확인이 됐지만, 문제는 앞으로의 식량 공수 대책. 판다들은 잘 알려진대로 엄청난 양의 대나무잎을 비롯한 먹이를 섭취한다. 이들이 살고 있는 보호구역은 사실상 `거대한 우리'에 가까워, 워룽과 청두의 판다보호센터에서는 보호구역 내 판다들을 먹여살리고 보살피기 위해 식량을 수송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도로가 무너진 곳이 많아 판다 먹이 운송에도 차질을 빚게 된 것. 특히 워룽은 평상시에도 험난한 산길들을 지나가야 해서 교통여건이 안 좋기로 악명높았는데, 지진 때문에 판다들의 생존이 더 큰 위기를 맞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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