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64

그러게 전쟁을 왜 해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이 만만찮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직접적인 전쟁비용만 해도 막대하지만, 참전 군인들의 전쟁 후유증이 본격화되면서 `사회적 치료비용'이 몇십년에 걸쳐 들어갈 것이란 경고들이 나오고 있다. 참전 군인들의 자살은 20여년만에 최대로 늘어났으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는 병사들도 급증하고 있다. AP통신은 29일 미군 집계결과 지난해 미군 병사들 중 자살자가 115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들 대부분은 이라크에서 복무하던 이들이며, 일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자살로 추정되지만 아직 군 당국이 사인을 공식 확인하지 않은 병사들까지 치면 지난해 자살자 수는 12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만 해도 50여명에 그쳤던 미군 자살자 수는 ..

치료용 '맞춤아기'

영국 의회가 20일 `치료용 맞춤 아기' 출산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불치병에 걸린 손위 형제ㆍ자매를 살리기 위해 인공수정으로 시험관아기를 만드는 것을 합법화하기로 한 것. 유전자 검사를 거쳐 적합한 수정란을 골라 출산하는 치료용 맞춤아기 출산을 합법화하는 것은 영국이 세계 최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학계에서는 타당한 결정이라며 반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맞춤형 아기를 만들어내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날 영국 의회는 인간-동물 유전자를 섞은 혼합 배아에 대해서도 연구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영국 의회의 연이은 결정들은 미국이나 유럽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앞서나가는 것이어서 큰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치료용 아기 허용" 영국 하원은 이날 보수당의 에드워드 리 ..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백신 개발에도 불이 붙었다. 영국 제약회사가 유럽에서 최초로 백신 판매허가를 받는 등,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이 잇달아 `제2의 타미플루'가 될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19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유럽의약국으로부터 AI 예방 백신 `프레판드릭스(Prepandrix)'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EU 내 27개 회원국들에 판매를 할 수 있도록 AI 백신 허가를 받은 것은 GSK가 처음이다. GSK 측은 이미 EU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 핀란드 등 몇몇 유럽국가들과 미국으로부터 2억 달러(2080억원) 분량의 백신을 주문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A..

남미, 동남아... 뎅기열 조심

세계 전역에서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dengue열·熱)이 창궐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지역 전체가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 남태평양 섬들로 뎅기열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언론들은 28일 최대 관광도시 리우데자네이루가 속해 있는 리우데자네이루 주(州) 일대에서 뎅기열이 기승하고 있으며 리우 주에서만 올 들어 감염자가 11만4000명에 이르고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리우 시에서 열린 의학회의에 참석한 쿠바 뎅기열 전문가는 "우루과이와 칠레 정도를 제외한 남미 대륙 전체가 뎅기열에 노출돼 있다"면서 보건이 열악한 남미 대륙 전역에 뎅기열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남미에서는 뎅..

조류독감-전염병의 사회적 생산

조류독감-전염병의 사회적 생산 THE MONSTER AT OUR DOOR: THE GLOBAL THREAT OF AVIAN FLU 마이크 데이비스. 정병선 옮김. 돌베개. ‘먹거리 국면’이 곧 들이닥칠 거라는 사실도 모른 채 미국 출장 도중 읽을 책 중 하나로 이걸 골라갔다. 마이크 데이비스의 책은 국내에도 여럿 나와 있지만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재미난 주제를 잘 잡는 것 같다. AI란 것이 지금 유행하는 H5N1 바이러스형 뿐 아니라 여러 종류가 있고 또 역사도 오래됐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데에는 도움이 됐다. H5N1형이 퍼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정리가 잘 돼있다. 출판사 쪽이 제법 머리가 좋은 모양이다. ‘조류독감’이라고만 하면 안 팔릴 것이라 생각했는지, ‘전염병의 사회적 생산’이라는 말..

동물 학대도 리콜 사유

미국의 사상최대규모 `쇠고기 리콜'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병든 소를 학대하고 못 일어나는 소를 억지로 일으켜세워 도축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지 근 3주 만인데요... 미 농무부는 "소비자들의 건강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파장을 줄이려 애쓰고 있으나, 이번 사건은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논란을 다시 불러왔을 뿐 아니라 `동물 학대'도 리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어서 앞으로 파장이 예상됩니다. "인간과 동물을 위한 리콜"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케네스 피터슨 부국장은 18일 병든 소를 학대하고 불법 도축한 캘리포니아의 홀마크/웨스트랜드사 쇠고기 리콜과 관련, "미국의 식품 공급망은 안전하다"면서 "리콜 대상 쇠고기 대부분이 이미 소비된 상태지만 소비자들 건강에는 별다른 영향을..

'동성애자 질병'이라고?

미국에서 동성애자 남성들을 집중 공격하는 신종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MRSA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감염되는 이 질병은 피부접촉 만으로도 전염되는 것으로 드러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샌프란시스코분교(UCSF)의 헨리 체임버스 박사는 최근 미국 내과학회보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근육을 파먹는 FRSA 박테리아 감염증이 동성애자들을 중심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 박테리아는 성관계를 통해 주로 옮겨지나, 감염자들과의 피부 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들에 대한 강력한 내성을 갖고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체임버스 박사는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등의 게이 공동체들 사..

인도주의의 꽃, 국경 없는 의사회

인도주의의 꽃, 국경 없는 의사회. TOUCHED BY FIRE 엘리어트 레이턴 지음. 그렉 로크 사진. 박은영 옮김. 우물이 있는 집. 국경없는 의사회(MSF)에 대한 책을 읽은 김에 한권 더 펼쳤는데, 중간중간 유럽식 통찰력(사실 이 책의 두 저자는 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출신들이다)을 보여주는 인상 깊은 구절들이 있긴 하지만 재미는 떨어졌다. 르완다 인종학살이 일어나고 1년 반 정도 지난 1996년에 아프리카를 찾아가 MSF의 활동을 직접 보고 쓴 책이라는데 내용은 거의 르완다에 국한돼 있다. 르완다의 당시 상황을 열심히 전달하려 한 것은 좋았고, 감동적인 혹은 눈시울 시큰하게 만드는 부분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MSF의 안팎을 생생히 들여다보고 썼다 하기에는 너무 피상적이다. MSF의 누구누구는 ..

딸기네 책방 2007.12.10

CT 촬영 때문에 암 걸린다?

암을 비롯한 종양을 진단하는 데에 흔히 쓰이는 컴퓨터단층촬영(CT스캔)이 피검자들을 방사능에 노출시켜 오히려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의료물리학자 에릭 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인들의 방사능 노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1980년 이후 노출 정도가 거의 2배로 늘었으며, 가장 큰 이유가 바로 CT스캔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습니다. 홀 박사 팀은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미국 내 암 발생의 2% 가량이 CT스캔으로 인한 방사능 노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만성 신장질환 등을 앓는 환자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노출이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홀 박사 팀의 연구에 따르면 C..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 Brain Trust. 폴 켈러허. 김상윤·안성수 옮김. 고려원북스. 5/7 틈 날 때마다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책의 원제는 brain trust 인데 한국어판 책 표지에는 대문짝만하게 ‘광우병’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부제까지 합치면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 책 표지 왼쪽 윗부분엔 ‘광우병에 관한 최신 연구보고서! 켈러허 박사가 최근 8년간 추적, 새롭게 밝혀지는 광우병의 진실 그리고 또다른 의혹들!’ 느낌표를 두 개 씩이나 받아가며 ('브레인 트러스트'라는 애매모호한 제목으로는 도저히 안 팔릴 것임을 예감했는지) 설명을 붙여놨다.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이라고 하면 상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