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역에서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dengue열·熱)이 창궐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지역 전체가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 남태평양 섬들로 뎅기열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언론들은 28일 최대 관광도시 리우데자네이루가 속해 있는 리우데자네이루 주(州) 일대에서 뎅기열이 기승하고 있으며 리우 주에서만 올 들어 감염자가 11만4000명에 이르고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리우 시에서 열린 의학회의에 참석한 쿠바 뎅기열 전문가는 "우루과이와 칠레 정도를 제외한 남미 대륙 전체가 뎅기열에 노출돼 있다"면서 보건이 열악한 남미 대륙 전역에 뎅기열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남미에서는 뎅기열이 1980년대 후반 이후 한동안 소강 상태에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브라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지에서 지난해 수십만 명이 병에 걸려 200명 가까운 이들이 희생됐는데, 올해 들어서는 연초부터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동남아시아 더운 지방에서도 뎅기열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필리핀 선스타는 이달 초 기준으로 116명이 뎅기열에 걸려 숨졌으며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도 질병 확산 여부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에서는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1만901명이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돼 12명이 숨졌다. 지난해 태국 전체에서 이 병으로 75명이 숨졌는데, 정부는 올해 감염 확산이 지난해보다 80%나 늘어나고 있다면서 사망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객들의 감염이 잇달았던 스페인의 보건 당국도 뎅기열 주의보를 내렸다. 스페인 RNZI 통신은 최근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를 다녀온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뎅기열 감염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여행자들에게 방문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올 들어 400명 이상이 뎅기열에 감염됐다.
말라리아, 황열병과 함께 3대 열대성 전염병으로 불리는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지면서 퍼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이 나며 근육과 관절이 몹시 아프고, 발진이 생긴다.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구토, 장출혈이 일어나며 쇼크가 발생하기도 한다. 초기 치사율은 1∼2% 수준이지만 장출혈 단계에 이르면 절반 가까이가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병이다.
빈곤국들에 많은 병이어서 백신 개발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데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모기 서식지가 늘면서 갈수록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세계 15억명 인구가 뎅기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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