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185

키리냐가

키리냐가 마이크 레스닉. 열린책들. 방금 전 TV뉴스를 보는데, '우리는 지금'이라는 코너가 있네요. 처음 봤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고쳐야 할 것들'을 지적하는 순서인 모양입니다. 질서 안 지키고 공공장소에서 떠들고 쓰레기 함부로 버리고, 우리 사회에서 고쳐야 할 것들, 범인인 저의 눈에도 거슬리는 것들이 숱하게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주제는 조금 특이해 보이네요. '점심 시간 너무 길다'가 그 주제였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점심시간이 너무 길어서 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강남의 한 대중음식점에서 와글바글 점심먹는 직장인들 모습을 보여주고 외국계 기업 주재원들의 '평가'를 덧붙인 것만 봐도 의도는 명백하죠. 강남의 저 식당에서 점심 때 부대찌개를 먹으면 기다리는 시간, 찌개..

딸기네 책방 2001.06.08

[스크랩] 버나드 루이스, '중동의 역사'

중동의 역사 버나드 루이스. 이희수 옮김. 까치글방. 서론 ▲ 의복의 근대화: 군복→술탄→궁성으로. 모자는 마지막 보루. 지금도 여성의 복장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케피야 kefiya : 부족이나 지역을 나타내는 독특한 디자인과 색깔의 전통적인 머리덮개) ▲ 커피는 에티오피아→남부 아라비아→이집트, 시리아, 터키로. 이미 16세기에 카페가 생겨 카페사회가 형성됐다. ▲ 고대 언어는 대부분 소멸되거나 종교용어로만 잔존. 다만 히브리어는 종교언어로 보존되다가 정치적인 언어로 부활, 지금은 이스라엘의 일상용어가 된 이례적인 경우. 터키에서는 케말 아타튀르크가 터키어의 아랍식 표기를 폐지, 라틴어 표기로 대체. ▲ 전통사회에서 통치자가 대중에게 뜻을 전달하는 방식은 ① 주화 발행 ② 모스크에서 금요설교. ▲ ..

딸기네 책방 2001.06.01

[스크랩] 조지프 나이, <국제분쟁의 이해>

국제분쟁의 이해 조지프 S. 나이 (지은이) | 양준희 (옮긴이) | 한울 1. 세계 정치에 일관된 분쟁의 논리가 있는가? 1) 두 가지 이론적 전통: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2) 국제정치란 무엇인가? 근대 이전 유럽의 3가지 세계정치 체제-세계제국체제(로마), 봉건체제, 무정부국가체제 1648 베스트팔렌 조약-주권영토국가 체제의 확립 ▲무정부정치에 대한 두 가지 견해 ① 현실주의-국제정치연구의 지배적인 전통. 리처드 닉슨과 헨리 키신저가 대표적. "국제정치는 무정부체제다"라는 전제에서 출발. ② 자유주의-국가 뿐 아니라, 지구적 사회(무역, 시민사회, 국제적인 관습 등)의 영향력도 중시. ③ 새로운 조류-'연역적 이론'(일종의 미시적 국제정치 이론), 신자유주의자들. 국제체제에 의해 제재를 받는 합리적 행..

딸기네 책방 2001.05.30

소크라테스와 헤르만 헤세의 점심

소크라테스와 헤르만 헤세의 점심 Le Miroir des Idees 미셸 투르니에 (지은이) | 김정란 (옮긴이) | 북라인 번역자인 김정란교수는 이 책에 대해 ‘먹을 수 있는 철학책’이라면서 ‘철학지망생이었던 한 명의 작가가 써낸 매우 흥미로운 철학요리서’라는 설명을 붙였다. 벌써 지난 봄에, 이 책의 앞부분을 읽다가 그만 흐름을 놓치고 말았다. 옆의 선배 자리에 쓰레기처럼 쌓여 있던 더미에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이 책을 찾아냈다. 알고보니 그 더미는 내 ‘쓰레기들’이었는데. 책상과 책상 사이의 좁은 틈을 기준으로 ‘내 세상’과 ‘타인의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규칙이 많고 꼼꼼한 사람들의 얘기인데도 난 내가 그런 사람인줄 착각하고 있었다. 고양이 이야기는 전에도 한번 한 일이 있..

딸기네 책방 2001.05.30

제인 구달, '희망의 이유'

희망의 이유 제인 구달 (지은이) | 박순영 (옮긴이) | 궁리 | 2003-11-03 제인구달의 '희망의 이유'를 이제야 다 읽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였나, 아사다 지로의 '프리즌 호텔'을 읽으면서 펑펑 운 다음으로는 처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세 번이나 울었습니다. 제인의 남편 데렉이 죽었을 때에나, 제인이 불쌍한 어린 침팬지의 눈망울이 슬퍼보였단 얘기를 했을 때에나, 뭔가 뭉클한 것이 느껴져서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한가, 악한가. 제인이 연구한 대상은 침팬지였지만 그 속에서 일생동안 파고들었던 주제는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속에서 어떤 절대적인 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느끼는 것. 어떤 때에는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야생동물이라는 얼굴로, 또 때로는 홀로코스트라는 극악한 형상을 가진 잔혹..

피해다니기

항상 하는 얘기지만, 그리고 결코 자랑은 아니지만 언제나 자기방어를 잘 한다고나 할까.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그저 스스로 마음 편하기 위한 기제들을 잘 만들어놓고 있다는 얘기다. 내가 '여우의 신포도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덕택에 언제나 '미련'이 없다. (좀 '미련'하기는 하지만^^) 돈들여 가방을 산 뒤에는 다른 가방 가게 앞을 지나가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내가 산 가방이 제일 예뻐보인다. 사람이니까, 언제나 '선택'을 해야 하는데 늘상 남보다 쉽게 선택을 하고도 여간해서는 후회를 하지 않는다. 내가 태어났을 때 별로 가진 것(이쁜 얼굴 같은 것^^)이 없어 보여서 하느님이 선물로 그런 남다른(?) 능력을 주셨는지도 모르겠다. 사는 게 재미있냐고 ..

선계전 봉신연의

봉신연의 후지사키 류 (지은이) | 대원씨아이(만화) 후지사키 류의 '봉신연의'. 어제 22권까지 부리나케 읽었는데, 오후에 연합뉴스에 '봉신연의 23권 완간'이라는 기사가 떴더군요. 신나라~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런 거였습니다. "치고 박고 싸우고 갈수록 전력이 강화되는, 이 폭력의 미학"... 이라고 생각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평소 저의 취향과는 정 반대인 이 만화를 제가 왜 그렇게 재미있어 하느냐. 전 이 세상에 없는 이상한 것들을 꼭 보고 싶은데, 이 만화에는 참으로 이상한 것들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기묘한 얼굴의 도사와 선인들은 물론이고 동식물에 연원을 둔 여러 종류의 요괴 따위 말이죠. 글구 제가 은빛 여우를 타고 다니게 된 동기이기도 한, 희한한 영수(靈獸?)들! 주인공 태공망의 영수는,..

딸기네 책방 2001.04.03

[스크랩] 서정주,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네가 죽으면

석남꽃 서정주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네가 죽으면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나도 죽어서 나 죽는 바람에 네가 놀래 깨어나면 너 깨는 서슬에 나도 깨어나서 한 서른 해만 더 살아 볼꺼나 죽어서도 살아서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서른 해만 더 한번 살아 볼꺼나 머리 속에 오래동안, 그것도 꽤 자주, 맴돌던 시가 바로 저 이었다. 고3 때였던 것 같다. 우리 학교의 책상은 흰 종이로 씌워서 비닐을 덮게 돼 있었는데, 시험 기간에는 한 반의 절반씩이 반을 바꿔 다른 교실로 간다. 어느 시험에서였는지 내가 옮겨가 앉은 책상에 저 시가 씌여 있었다. 문학소녀였던 그 자리의 주인이 베껴놓았던 것 같은데, 하는 구절을 맘 속에 넣어두고 있었지만 누구의 시인지는 알지 못했다. 어린 시절인데, 왜 저 시가 그렇게 가슴에 남았을까...

딸기네 책방 2001.04.01

하워드 진, <오만한 제국>

오만한 제국 Declaration of Independence: Cross-Examining America Ideology 하워드 진 (지은이) | 이아정 (옮긴이) | 당대 혼자 살고 있는 한 사나이가 있었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려서 대답을 했다. 문을 열자 강건한 몸집에 잔인한 얼굴을 한 '폭군'이 서 있었다. 폭군이 물었다. "복종하겠느냐?" 사나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옆으로 비켜섰다. 폭군은 들어와서 사나이의 집을 차지했다. 사나이는 수년 동안 그를 시중들었다. 그리고는 그 폭군은 음식에 든 독 때문에 앓아눕게 되었고, 죽었다. 사나이는 그 시체를 싸서 문을 열고 나가 치워버리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그리고 단호히 말했다. "아니오"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 굉장히 ..

딸기네 책방 2001.03.29

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문과 공부를 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는 '비교적' 과학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관심의 이유는 지적 호기심, 혹은 지적 허영심, 쉽게 말하면 '알고 싶은 게 많아서' 이고, 어렵게 말하면 내가 물질 중심의 사고관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이 모든 이유들을 한마디로 하면 '알고싶어서'다. 인식의 지평을 넓힌다는 것. 올해에는 특히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소식들이 많았다. 내 호기심을 자극한 첫번째 것은 인간게놈지도가 완성됐다는 것. 인간게놈지도를 완성시킨 것은 두 집단인데, 하나는 '모험(벤처)적인 과학자' 크레이그 벤터가 이끄는 셀레라 제노믹스라는 '기업'이고, 또 하나는 '공리적인 과학자' 존 설스턴이 이끄는 HGP(인간게놈프로젝트)라는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