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네 다락방 166

장자일기/ 왕태와 공자

제5편 덕이 가득함의 표시(德充符) 왕태와 공자 1. 노 나라에 왕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형벌을 받아 발 하나가 잘린 사람이었습니다. 왕태를 따르는 사람의 수가 공자를 따르는 사람의 수와 맞먹을 만했습니다. 공자의 제자 상계(常季)가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왕태는 외발인데 따르는 자가 션생님의 제자와 노나라를 반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서 가르치는 일이 없고, 앉아서 토론하는 일도 없다는데, 사람들이 텅 빈 채로 찾아가서 가득 얻어 돌아온답니다. 정말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不言之敎)’이리는 것이 었습니까? 몸이 불구지만 마음은 온전할 수 있습니까?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입니까?"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그는 성인이다. 나도 꾸물거리다가 아직 찾아 뵙지 못했지만, 앞으로 스승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나보..

장자일기/ 곱추의 특권

곱추의 특권 35. 지리소라는 곱추는 턱이 배꼽에 묻히고,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고, 상투가 하늘을 향하고, 내장이 위로 올라갔으며, 두 넓적다리가 옆구리에 닿아 있었습니다. 바느질을 하고 빨래를 하면 혼자 먹을 것은 충분히 벌고, 키질을 해 쌀을 까불면 열 식구 먹을 것은 충분히 벌었습니다. 나라에서 군인을 징집할 때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사람들 사이를 [당당하게] 다녔고, 나라에 큰 역사가 있어도 성한 몸이 아니라 언제나 면제를 받았습니다. 나라에서 병자들에게 곡식을 배급하면 3종의 곡식과 장작 열 단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외모가 온전하지 못한 곱추도 몸을 보존하고 천수를 다하는데, 하물며 그 덕이 곱추인 사람이겠습니까? 미친 사람 접여(接與)의 노래 36. 공자가 초(楚)나라에 갔을 때, 접여(接與)..

장자일기/ 장석과 사당 나무

장석과 사당 나무 28. 석(石)이라는 목수가 제(齊)나라로 가다가 곡원(曲轅)이라는 곳에 이르러 토지신을 모신 사당의 상수리나무를 보았습니다. 나무의 크기는 소 수천 마리를 가릴 만했고 둥치는 백 아름, 높이는 산을 굽어볼 정도였습니다. 맨 아랫가지가 바닥에서 열 길쯤 올라가 벋었는데, 거기에는 통배를 만들 수 있는 가지만 해도 여남은 개가 되었습니다. 구경꾼들이 모여 장터를 이루었는데 목수 석(石)은 그것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가 버렸습니다. 29. 제자가 한동안 보고 나서 석에게 달려가서 물었습니다. “제가 그 동안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따라다녔지만 재목감으로 이처럼 훌륭한 나무를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눈여겨 보시지도 않고 지나치시니 어인 일이십니까?" “됐네. 거기에 대해서는 더..

장자일기/ 세 가지 비유

25. 당신은 사마귀라는 벌레를 아시지요? 화를 내어 팔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수레에 맞섭니다. 제 힘으로 감당할 수 없음을 모르는것입니다. 이런 짓은 제 능력을 과신하는 것입니다. 조심하고 신중하십시오. 스스로의 훌륭함을 자랑하여 거스르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26. 당신은 호랑이 키우는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아시지요? 호랑이에게 먹이를 산 채로 주지 않습니다. 먹이를 죽일 때 생기는 사나운 노기를 염려해서입니다. 또 먹이를 통째로도 주지 않습니다. 먹이를 찢을 때 생기는 사나운 노기를 염려해서입니다. 호랑이가 배고플 때와 배부를 때를 잘 알아서 그 사나운 노기를 잘 구슬리는 것입니다. 호랑이가 사람과 다르지만 저를 기르는 사람에게 고분고분한 것은 기르는 사람이 호랑이의 성질을 잘 맞추기 때문입니다. 호..

장자일기/ 거백옥의 충고

23. 안합이 위나라 영공의 태자를 보좌하러 가게 되어, 거백옥에게 자문했습니다.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나면서부터 덕이 좀 모자랍니다. 그가 하는 일을 그냥 두면 나라가 위태롭고, 제재를 하면 제 몸이 위태합니다. 그의 지능은 겨우 남의 잘못을 알아볼 정도는 되지만 잘못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아내지 못합니다. 이런 사라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하겠습니까?" 24. 거백옥이 대답했습니다. "훌륭한 질문입니다. 조심하고 신중하십시오. 우선 몸을 바르게 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그를 따르고, 속으로는 조화를 이루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조심해야 합니다. 그를 따르더라도 무조건 빠져들어서는 안 되고, 조화를 이루더라도 겉으로 나타내지는 말아야 합니다. 겉으로 따르다가 무조건 빠져들면 뒤집..

장자일기/ 자고의 고민

16. 섭공 자고가 사신으로 제나라에 갈 때 공자에게 말했습니다. "왕께서 제게 준 임무가 막중합니다. 제나라에서 사신은 정중하게 대접하지만 일은 빨리 처리해주지 않습니다. 보통사람에게도 재촉할 수 없는데, 제후에게 어떻게 하겠습니까? 심히 두렵습니다. 일찍이 선생께서는 제게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성공을 바라지 않고 하는 일은 드물다. 성공하지 못하면 반드시 사람에게 괴로움을 당할 것이고, 성공하면 음양으로부터 괴로움을 당할 것이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괴로움에 시달리지 않을 사람은 덕을 가진 사람 뿐이라' 하셨지요. 17. 저는 요리를 간단히 해서 별 맛 없는 음식을 먹습니다. 그래서 요리할 때 부엌에서 덥다며 시원하게 해 달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왕명을 받고, 저녁에 얼음물을 들..

장자일기/ 심재(心齋)할 때

13. 안회가 말했습니다. "제가 심재를 실천하기 전에는 안회라는 제 자신이 실재처럼 존재하지만, 심재를 실천하여 제 자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 이것을 '비움(虛)'이라 하는 것입니까?" "바로 그렇다. 내가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네가 위나라에 들어가 그 새장에서 노닐 때, 이름 같은 데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받아 주거든 소리내고, 받아주지 않거든 잠잠하라. 문도 없고 나갈 구멍도 없거든 '하나'로 집을 삼고, 부득이한 일에만 거하라. 그러면 그런 대로 성공할 것이다. 14. 걷지 않고 자취를 안 남기기는 쉽지만, 걸으면서 자취를 안 남기기는 어려운 일. 사람을 위해 일할 때는 속이기 쉬우나, 하늘을 위해 일할 때는 속이기 어려운 일. 날개로 난다는 말은 들었겠지만, 날개..

아미쉬

아미쉬(Amish) 기독교 재침례교회 일파. 현대적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는 간소하고 검약한 생활, 특유의 소박한 옷차림 등으로 유명하다. 영화 ‘위트니스’ 동을 통해 이들의 삶이 소개됐었고 2006년10월 펜실베이니아주 랭카스터의 한 아미쉬 학교에서 인질극이 일어나 다시 세상의 눈길을 끌었다. 1693년 스위스에서 야코브 암만(Jakob Ammann)에 의해 창시됐다. 아미쉬라는 말은 암만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이들은 기독교 주류파의 박해를 피해 18세기에 미국으로 이주, 펜실베이니아주에 첫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지금도 독일어를 쓰는 이들이 많다. (유럽의 아미쉬는 독일에 마지막 남아있던 분파가 1937년 메노파 교회에 합쳐짐으로써 공식적으로 소멸됐다) 미국에서 여러 분파로 다시 갈라져. 아미쉬 최대..

장자일기/ 참된 준비- 마음 굶김(心齋)

11. 안회가 말했습니다. "저로서는 이제 더 생각해 낼 도리가 없습니다. 부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공자가 말했습니다. "재(齋)하라. 너에게 말한다만, [마음을 그냥] 가지면서 한다면 쉽게 될 수 있겠느냐? 쉽게 된다고 하는 자는 저 맑은 하늘이 마땅하다 여기지 않을 것이다." "저는 가난하여 여러 달 동안 술을 못 마시고 양념한 음식도 못 먹었습니다. 이 경우 '재'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은 제사 때의 재(祭祀之齋)지 마음의 재(心齋)가 아니다." 전편에서 공자는 안회가 하겠다는 것, 안회가 못된 임금에 맞서 뭔가 해보겠다고 하는 것은 모조리 안된다며 뜯어말리고 깔아뭉갠다. 그럼 대체 어쩌란 말인가. 이도저도 하지 말고 자신을 닦으라는데, 나는 바르지 못한 일을 하고 또 시키는..

장자일기/ 정치적 준비 태세

7. 안회가 말했습니다. "단정하고 겸허하며, 근면하고 오로지 하나에 전념하면 되겠습니까?" "안 되지. 그런다고 어찌될 것 같으냐? 위 나라 임금은 본래 기운이 넘치고 잘난 체를 하며, 한결같지 못한 사람이다. 아무도 그 비위를 맞출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정 같은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한다. 이른바 '나날이 덕을 닦는 일'도 못하는데, 하물며 큰 덕을 이야기한들 무엇하겠느냐? 고집이 세어 꺾을 수가 없다. 겉으로는 네 말을 듣는 척할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거들떠볼 가치조차 없다고 여길텐데 무슨 일이 되겠느냐?" 우리 회사 사정과 똑같다 -_- 8. "그러면 제가 속으로는 곧은 마음을 지니고 겉으로는 굽실거리고, 또 제 의견을 말하더라도 반드시 옛사람에 빗대어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