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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왕태와 공자

딸기21 2009. 1. 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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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편 덕이 가득함의 표시(德充符)

왕태와 공자

1. 노 나라에 왕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형벌을 받아 발 하나가 잘린 사람이었습니다. 왕태를 따르는 사람의 수가 공자를 따르는 사람의 수와 맞먹을 만했습니다.
공자의 제자 상계(常季)가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왕태는 외발인데 따르는 자가 션생님의 제자와 노나라를 반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서 가르치는 일이 없고, 앉아서 토론하는 일도 없다는데, 사람들이 텅 빈 채로 찾아가서 가득 얻어 돌아온답니다. 정말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不言之敎)’이리는 것이 었습니까? 몸이 불구지만 마음은 온전할 수 있습니까?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입니까?"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그는 성인이다. 나도 꾸물거리다가 아직 찾아 뵙지 못했지만, 앞으로 스승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느냐? 어찌 노나라 사람들뿐이겠느냐? 나는 온 세상 사람을 이끌고 그분을 따르려 한다."

2. 상계가 말했습니다. “외발인 그분이 선생넘보다 훌륭하다니, 보통 사람들과는 큰 거리가 있겠습니다. 그런 사람의 마음씀은 어떤 것인가요?"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죽고 사는 것이 큰 일이지만, 그런 것으로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는다. 비록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꿈쩍하지 않는다. 거짓이 없는 경지를 꿰뚫어 보고, 사물의 변천에 요동하지 않는다. 사물의 변화를 운명으로 여기고 그 근본을 지킨다."

3. 상계가 말했습니다.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다름의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지만 같음의 입장에서 보면 만물이 모두 하나이다. 그런 사람은 귀나 눈이 옳다고 하는 것과 상관하지 않고, 덕에서 나오는 평화의 경지에서 마음을 노닐게 한다. 사물에서 하나 됨을 보고, 그 잃음을 보지 않는다. 그러니 발 하나 떨어져 나간 것쯤은 흙덩어리 하나 떨어져 나간 것에 지나지 않지."

4. 상계가 말했습니다. “그는 ‘앎’으로 그 마음을 터득하고, 그 마음으로 영원한 마음을 터득하는 등 자기 수양에만 전념했는데, 어떻게 사람들이 모여듭니까?"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사람이 흐르는 물에 제 모습을 비춰 볼 수 없고, 고요한 물에서만 비춰 볼 수 있다. 고요함만이 고요함을 찾는 뭇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땅에서 목숨을 받은 것 중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가장 올바르므로 겨울 여름 늘 푸르고, 하늘에서 목숨을 받은 것 중에서는 오직 순 임금이 가장 올바르므로 다행히 먼저 스스로 바르게 살면서 뭇 사람을 바르게 이끌었다.

5. ‘처음’을 지키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다. 용감한 사람은 혼자서도 대군이 지키는 적진에 쳐들어가 싸운다. 이름을 내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하늘과 땅을 다스리고, 만물을 감싸안고, 육체를 일시적인 처소로 생각하고, 귀나 눈의 작용을 허망한 것으로 여기고, 자기가 아는 바를 하나로 삼고, 그 마음이 죽지 않은 이런 사람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런 사람은 날을 잡아서 어디 먼 곳에 오르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따르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어찌 사람들이 자기를 따르는 것 같은 일에 괘념하겠느냐?"


5편 '덕충부'에 들어갔다.
장자는 공자 얘기를 왜 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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