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사 111

마천루의 역사

이집트의 룩소르에 가보신 분들이라면, 혹은 터키 이스탄불이나 미국 워싱턴에 가보신 분들이라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있는 하얀 건축물이 눈에 들어오셨을 겁니다. 고대 이집트의 유적인 ‘오벨리스크’죠. 하늘에 닿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이 오벨리스코스라고 부르면서 오벨리스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 이 뾰족탑들은 그런 역사를 보여줍니다. 원래 이 단어는 그리스어로 첨탑이나 못을 가리키는 것이었다지요. 네모난 기둥이 점점 위로 갈수록 좁아지다가 바늘처럼 날카롭게 하늘을 찌르며 끝나는 모양새가 그 단어와 잘 어울립니다. 오벨리스크에서 마천루까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간 건축물의 역사를 훑어봅니다. 태양을 향한 인간의 욕망, 오벨리스크 고대 이집트인들이 남긴 오벨리스크 ..

네팔의 역사

네팔에서 지진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비극의 현장에서 연일 들려오던 이야기들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기슭에 자리 잡은 작은 나라 네팔의 역사를 들여다보지요. ‘네팔’이라는 이름은 그 곳에 살아온 네와르(Newar)라는 민족 이름에서 나왔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인도 산스크리트어로 표기된 고대 문서들이 남아 있답니다. 전설에 따르면 수도 카트만두가 있는 카트만두계곡 지역에 오래 전 살았던 ‘네(Ne)’라는 힌두교 현자가 이 나라를 세웠다고 합니다. 네팔은 ‘네의 보호를 받는 곳’이라는 뜻이라는군요. 카트만두계곡에 사람들이 정착한 것은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적어도 1만1000년 전부터 이 지역에 사람들이 거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팔의 초기 정착민들은 기록에 의하면 고팔..

내맘대로 세계사 2015.08.21 (2)

마거릿 대처, 미국인들에게 말하다

영국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는 1980년대 세계 정치무대를 휩쓴 인물이죠. 국내에서도 어느 대기업이 신문 전면광고로 '여성 인재를 중시하겠다'면서 대처를 광고모델(?)로 내세웠던 기억이 납니다. 왜 이걸 생생하게 기억하냐면, 그 얼마 뒤 제가 그 기업의 입사시험을 치렀고 '여성전문직'이라는 이름으로 합격했기 때문입니다. 좀 우스꽝스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직종이 무려 '전문비서직'이었습니다. 여차저차한 사정이 있어서 그 회사에 가지는 않았고, 몇년 뒤 그 기업이 '여성전문직' 직원들부터 우선적으로 다 잘라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대처의 후예(?)들은 그렇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희생양이 됐다는 슬픈 전설... 대처의 이름 앞에는 ‘철의 여인..

이라크에 대한 조지 W 부시의 거짓말들

벌써 10년이 되어가는군요. 저도 실은 잊고 있었습니다. 10년 전의 바그다드를. '전쟁이 일어난 그 날'이 다가오니, 이라크 전쟁 10년을 돌아보는 외신 기사들이 하나둘씩 흘러 나오네요. 10년 전의 기억 - [황해리포트] 카우보이가 파괴하는 바빌론 그래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볼까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조지 W 부시의 거짓말'이 되겠습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뒤 테러조직 알카에다(Al Qaeda)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Osama Bin Laden. 1957-2011)이 은신해있던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은 아프간 침공으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President George W. Bush addres..

피델 카스트로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 이 제목의 책으로도 나와 있던데, 피델 카스트로가 법정에서 했던 말입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카스트로의 그 법정진술이랍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의 혁명지도자에서 국가지도자에서 지금은 지도자의 형이 된 인물이죠. ^^;; 잠시 이 재판이 열리기 전의 상황을 들여다볼까요. 20세기 중반 쿠바에서는 바티스타 독재정권이 집권하고 있었습니다. 군인 출신의 풀헨시오 바티스타(Fulgencio Batista y Zaldívar. 1901-1973)는 1940년 대선에 나와 한 차례 집권한 뒤 물러났으나, 1952년 쿠데타를 일으켜 다시 정권을 잡았습니다. 바티스타는 권력을 손에 넣자마자 언론과 의회를 통제하고 대학생들의 반대운동을 억압하면서 전횡을 휘둘렀습니다. 카스트로는 1945년 ..

내맘대로 세계사 2012.11.22 (1)

마크 트웨인, "여성에게 투표를 허하라"

마크 트웨인 Mark Twain (1835–1910. 본명은 새뮤얼 클레먼스 Samuel Langhorne Clemens). 우리에겐 (1876)으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저는 어릴 적 계몽사 전집에 들어있던 (1881)라는 작품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만... 뭐 그리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네요. 은 소년물이어서 그런지 별로 재미 없었던 기억... 오늘은 그 작가, 마크 트웨인의 짧은 연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때는 1901년, 장소는 뉴욕의 한 유대계 여학교. 트웨인은 여성도 아니고 유대인도 아닌데 그 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19세기 말 이후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던 정치적인 이슈 중의 하나는 여성 참정권(투표권) 문제였습니다. 뉴질랜드가 세계 최초로 1898년 여성들의 투표권을 인정하자 이웃한 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되다

“만약 아직도 미국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임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직도 선조들의 꿈이 우리 시대에도 살아있는가 묻는 사람이 있다면, 민주주의의 힘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밤이 바로 당신의 의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학교와 교회 투표소 주변에 늘어선 처음 보는 긴 줄과 사상 최고의 투표율, 이번만은 달라져야만 한다고, 내 목소리가 바로 그 변화라고 믿고 평생 처음으로 투표를 하러 나와 서너 시간씩 기다렸던 사람들이 바로 그 대답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젊은이와 노인, 부자와 가난한 사람,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흑인과 백인, 라틴계, 아시아계, 아메리칸 인디언, 동성애자, 이성애자, 장애인, 비장애인... (중략)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냉소..

내맘대로 세계사 2012.09.12 (2)

단죄 받지 않은 밀로셰비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Slobodan Milošević. 1941-2006). 죽은 지 벌써 6년이 지났군요... 시간 참 빨리 가네요. 옛 유고연방 말기에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죠. 유고슬라비아 연방 내 세르비아 공화국 출신입니다. 이 유고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나중에 동유럽 얘기하면서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하나의 민족국가로 묶여본 일이 없는 집단들을 억지로 묶어놓았던 나라라서 이후의 분열상이 너무나도 끔찍한 학살로 이어지게 되지요. 유고의 비극에 대해서는 조 사코의 시사만화 를 초초강추 하고요. 다시 밀로셰비치로 돌아가서-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세 차례 유고연방 내의 공화국 중 하나였던 세르비아 대통령을 지냈고,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스러져 가던 1997년부터 2000년까지는 유고슬라비..

아웅산 수지가 꿈을 이룰 날

아웅산 수지(Aung San Suu Kyi. 1945-)는 1945년 1월 버마에서 태어났습니다. 수지는 2차 대전 당시 버마를 일본 식민지배로부터 해방시킨 독립 영웅 아웅 산(Aung San 1915-1947.) 장군의 딸이죠. 저야 뭐... 한국사람들 대개 그렇듯이 아웅 산의 이름을 버마 독립영웅이라기보다는 '아웅산 폭탄테러'로 더 먼저 들었더랬죠. 오늘은 신문 국제면에 누구보다도 자주 등장하는 사람, 그러나 모습을 보기는 너무 힘들었던 사람, 지나온 행적보다 미래가 더 궁금한 사람, 아웅산 수지 여사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영국 지배 하에서 버마 재야 내각을 이끌던 아웅 산 장군은 수지가 두 살 때 정적에 암살됐습니다. 어머니 킨치(Khin Kyi)는 남편이 숨진 뒤에도 새로 태어난 버마 정부 내에..

내맘대로 세계사 2012.09.03 (3)

조지 부시의 걸프전 개전 선언

1990년 8월 2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Abd al-Majid al-Tikriti. 1937-2006)이 산유국 쿠웨이트를 침공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됐습니다. 쿠웨이트 유전을 이라크의 공격에서 보호하고 사우디 국경에 대규모로 집결해 있는 이라크 군대를 저지한다는 명목이었죠. 이른바 ‘사막의 방패(Desert Shield)’ 작전입니다. 8월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라크에 경제제재를 취했고, 이라크가 금수(禁輸) 조치(엠바고·embargo)를 위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해군을 동원해 페르시아 만(통칭 영어 고유명사로 ‘걸프(Gulf)’라고 하면 미국 멕시코 만(灣)을 가리키는 용어였으나, 걸프 전(戰) 이후 페르시아 만을 지칭하는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