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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백신, 빈국엔 싸게

곧 개발돼 실용화될 신종플루 백신은 1회분 당 2달러50센트(약 3100원)에서 20달러(약 2만5000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플루 백신 구입가격을 선진국과 빈국에 차등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WHO의 백신개발 담당자인 마리-폴 키니 박사는 “개도국·빈국에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선진국에는 높은 가격으로 제공할 것”이라면서 “부국들은 백신 1회분 당 10~20달러 정도를, 개도국들은 그 절반 가격을, 빈국들은 개도국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O의 이런 방침은 신종플루 전염 우려와 피해 가능성이 훨씬 높은 빈국들이 비용부담 때문에 백신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치명적인 질병,..

화이자 '2조8600억원 벌금'

의료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의사·병원들에 향응을 제공하며 ‘불법 마케팅’을 해온 세계 최대 제약화사 화이자에 23억 달러(약 2조8600억원)의 기록적인 벌금을 매겼다.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돈을 퍼부으며 소비자들에겐 비싼 약을 팔아온 제약업계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보험제도 개혁을 위한 제약업계 압박 신호탄으로도 보인다. 캐틀린 시벨리우스 보건후생장관이 2일 화이자 벌금 합의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캐틀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마케팅과 프로모션(상품 판촉)을 해온 화이자가 12억 달러의 형사적 징벌금과 1억달러의 과태료, 민사상 징벌금 10억달러 등 23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제약회사 불법..

백년해로

좀 전에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에서 본 뉴스입니다. 81년 동안 결혼생활을 해온, 영국의 노부부 중 남편이 숨졌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101세였고, 지금까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영국인들에게 귀감이 되어왔기 때문에 영국인들이 다같이 애도를 하고 있다더군요. 영국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며 ‘백년해로’를 해온 부부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영국 웨일즈의 플리머스에 살고 있던 프랭크 밀포드 씨. 밀포드 부부의 76세 된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순간 어머니는 아버지 손을 꼭 잡고 계셨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3주 정도 아버지는 아무것도 드시지도, 마시지도 않으셨어요. 이제는 떠나실 때가 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버지도 지금이 그 때라는 아셨나봅니다.” 돌아가실..

칠레의 '과거사 청산'

칠레 법원이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잔혹행위에 가담했던 범죄혐의자 129명에게 무더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칠레 정부와 사법부의 느리지만 끈질긴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은 1일 칠레 법원이 피노체트 정권 시절 야당 정치인들과 반정부 인사들을 고문·살해한 독재정권 가담자 129명에게 일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산티아고 법원의 빅토르 몬티글리오 판사는 최근 피노체트 정권 시절 국가비밀경찰(DINA)의 요원으로 반정부 인사 탄압에 앞장섰던 이들의 체포를 지시했다. 20년 가까이 칠레에서는 과거사 청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한번에 이렇게 많은 이들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 중에는 그동안의 진상규명 작업 ..

[캄보디아]따프롬, 나무에 덮인 사원

전세계에서 온 여행객들이 캄보디아를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앙코르와트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8~12세기 캄보디아 중부 앙코르에 거대한 사원들을 남긴 앙코르 왕국은 사라졌지만 신비스런 유적들은 남아 있다. 관광도시 시엠리아프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앙코르의 유적지들은 규모가 방대해서 여러 날을 봐야 한다. 앙코르 유적의 핵심은 가장 유명하고 규모도 큰 앙코르 와트(‘사원 도시’라는 뜻)다. 하지만 이번 ‘착한여행-메콩강 시리즈’를 함께 한 여행단에게는 앙코르 와트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더 깊은 인상을 남긴 곳이 있었다. 타프롬 사원. 앙코르의 숱한 유적들 중에서 대표 격인 와트처럼 보존 상태가 좋지도 않고 화려한 조각들이 손님을 반기는 것도, 크기가 큰 것도 아닌 이 사원은 앙코르 관광코스 중 빠..

[캄보디아]개발의 기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캄보디아. 식민지와 내전의 상흔을 딛고 정치안정과 개발에 여념이 없는 나라. 험난한 자본주의 세계의 파고 속에서 개발과 발전의 길로 매진할 수 있을지,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낼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캄보디아를 찾아갔다. 프놈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건설현장들이었다. 낮은 건물들로 확 트인 시야에 현재 프놈펜에서 최고층 건물이라는 26층짜리 중국계 카나리아 은행 건물이 들어왔다. 푸른색 유리건물 아래에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시클로 기사들이 관광객을 태우고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경제발전 열풍에 휩싸여 온 시내가 오토바이 천지라는 하노이나 아기자기한 볼거리들로 한껏 꾸며놓고 호객에 나선 방콕과 달리 프놈펜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거리를 메운 것은 대부분 일..

어제의 오늘/ 1945년 베트남 독립선언

인도차이나 반도 동쪽에 위치한 베트남은 남중국해에 면해 남북 1600㎞에 걸쳐 뻗어있다. 동서로 최대 폭은 650㎞로, 남북 길이가 훨씬 긴 ‘칠레형 국가’다. 국토는 북부의 고원과 통킹 삼각주, 안남 산지와 해안 저지대, 그리고 메콩강 삼각주의 다섯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원과 산과 평야와 삼각주와 해안을 모두 가진 비옥한 나라다. 특히 통킹, 메콩강 삼각주는 농경의 중심으로서 예로부터 베트남 민족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되어 왔다. 남부 지역 거의 대부분에 해당되는 메콩강 삼각주는 해발 3m 이하의 저지대로 지금도 국민 절반이 이 곳에 살고 있다. 원래는 이웃한 캄보디아의 크메르 민족 땅이었으나 17세기 베트남 민족이 들어와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곡창지대를 차지했다. 하지만 베트남의 근현대사는 비옥한 땅..

오자와 딜레마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오자와 그룹’으로 분류되는 중견·신진 정치인들이 대거 의회에 진출했다. 거대 여당을 이끌어갈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차기 총리가 ‘상왕’ 오자와의 처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1일 하토야마 정권의 난제 중 ‘오자와 처우 문제’를 제1과제로 꼽았다. 하토야마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사는 당 대표의 전권이므로 내가 혼자 결정할 것”이라며 당 인사권을 누구의 간섭도 없이 직접 챙길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당초 정권인수팀을 출범시키려 했으나, 별도의 팀 없이 하토야마 주도 하에 인사·예산 등 정권 인수작업을 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러시아 선박 '의문의 실종'... 이스라엘의 납치극?

지난 7월 24일 프랑스 북부 대서양에서 선박 한 척이 사라졌다. 러시아의 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 들렀다가 핀란드로 가던 이 배는 핀란드 해운사 소유로, 몰타 섬에 목재 수송선으로 등록돼 있었다. 배에는 러시아인 선장과 승무원 19명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북극해(아래 사진)’라는 이름의 이 배는 항로에서 사라졌고, 러시아 해운당국은 “해적들에 납치됐다”고 발표했다. 소말리아 해적에 잇달아 피해를 입은 유럽 각국은 일제히 이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러시아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내에서 해적 사건이 일어난 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러시아의 발표는 석연찮았으며, 배를 ‘구출’했다면서도 전말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미스터리 같은 실종사건을 놓고 마약조직 관련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