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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의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는 모든 어린이들은 랩톱(노트북) 컴퓨터를 가지고 모든 숙제를 하고 시험을 본다. 교육수준이 낮고 교사들이 모자랐던 농촌에서나 산간지방에서나,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아이들이 공동커리큘럼에 접속해 원격수업을 받거나 인터넷으로 과제물을 내는 것이 일반화됐다. 공립학교 아이들 모두가 XO컴퓨터라는 이름의 랩톱 컴퓨터를 들고다니게 되면서 달라진 풍경이다.
우루과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컴퓨터를 보급하는’ 프로그램이 마침내 달성돼 전국 38만여 명의 공립 초등학교 학생들 모두에게 랩톱 컴퓨터가 전달됐다고 BBC방송 등이 17일 보도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2년 전 미국 컴퓨터과학자 니컬러스 네그로폰테가 주도하는 ‘한 어린이 한 랩톱(OLPC)’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OLPC는 선진국과 개도국·빈국 어린이들 간 ‘디지털 격차’를 줄임으로써 학력 격차, 빈부격차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이다. OLPC는 인터넷 접속과 문서 작성 등 기본 기능만을 넣은 저가컴퓨터를 개발해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보급해왔다. 우루과이는 이 캠페인과 연계한 ‘교육접속 계획(Plan Ceibal)’ 프로그램을 추진, 세계 최초로 초등학생 모두에게 랩톱 컴퓨터를 보급한 나라가 됐다.
정부는 전체 교육예산의 5%를 투입해 38만명의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지급했다. 가격은 대당 260달러로, 여기에는 교사 교육과 인터넷 연결료도 포함돼 있다. 당초 OLPC가 목표했던 ‘대당 100달러’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가격을 크게 낮추는 데에는 성공했다. 컴퓨터를 받은 학생들 중 70%는 집에 컴퓨터가 없는 서민층 어린이들이었다. 이 계획을 총괄한 미겔 브레치네르는 “단순히 컴퓨터만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아이들을 지식의 세계와 연결시켜주기 위한 혁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2년전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배급된 컴퓨터에는 우루과이의 공식언어인 스페인어가 아닌 영어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고, 교사들 중에도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몬테비데오 인근 에스쿠엘라의 초등학교 교사 루르데스 바르디노는 “초기에는 교사들의 저항이 심했다”면서 “특히 나이든 교사들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드웨어에 맞는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은 아직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일각에선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오는 25일 총선을 앞두고 실적을 강조하기 위해 억지로 프로그램을 앞당겼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OLPC와 어린이 교육관련 단체들은 우루과이의 성과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아시아의 빈국들로 저가 랩톱 보급을 확대하겠다며 크게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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