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13

대프니 셸드릭,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

재미나다. 케냐에서 '코끼리 고아원'을 운영한 백인 이주민 이야기. 케냐에 대한 생각에는 '식민지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영국인의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 있지만 그 또한 당시 이주민들의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고. 동물 이야기가 진짜 흥미진진! 케냐에서 암보셀리, 마사이마라 다녀왔던 기억도 나고... 초원에서 은하수를 보다케냐 마사이마라 '사파리' 여행 미화 언니가 보내주신 책인데 오랫동안 꽂아두고 있다가 올 여름 펴들고 무더위를 났다. 케냐에 가고 싶다... 여담이지만 요니가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책 지은이는 대프니 셸드릭인데, 앞부분에 '빌'이라는 남성과 결혼한 얘기가 나온다. 이어 빌의 자연보호구역 동료이자 상사인 데이비드 셸드릭이 나온다. 요니가 '수상하다'며... 아무래도 대프니가 데이비드와 결혼할 ..

딸기네 책방 2016.08.30

혼돈의 브라질과 '탄핵 쿠데타'

2016.5.27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브라질은 혼돈 그 자체다. 국민들의 삶이야 딱히 큰 변화가 있을까마는,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점입가경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오는 8월 열릴 예정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이미 지난해부터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로 집권 여당이던 노동자당(PT)이 흔들리고 탄핵 소동이 벌어졌다. 그게 결국 올림픽 준비에 얽힌 비리 의혹으로 번진 것이다. 로이터는 “연방검찰이 페트로브라스 부패사건을 수사하다가, 하청 건설업체들이 연루된 올림픽 인프라 조성 사업의 비리를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최대 건설회사 오데브레히가 정부로부터 올림픽 경기장 지하철역 공사와 리우의 마라빌랴 항구 현대화..

장 카르팡티에 등, '지중해의 역사'

묵히고 묵히던 책을 휴가 때 끝냈다. 장 카르팡티에 등이 쓰고 엮은 (강민정, 나선희 옮김. 한길)>. 두꺼운 만큼 내용도 알차다. 프랑스 학자들이 ‘지중해의 역사’를 훑었는데 시간의 길이도 길고, 공간의 범위 또한 넓다. 그리스, 로마로부터 시작해 멀리는 오늘날의 이라크, 이란까지 포괄하는 중근동을 적잖게 건드리고 있고, 북아프리카와 이베리아까지 종횡무진 넘나든다. 아쉬운 것은, 숱하게 많은 지명이 나오는데 옮긴이 주석이 없다는 것. ‘한길 히스토리아’ 브랜드로 나왔는데 이 정도 책이라면 번역자가 힘들더라도 지명마다 최소한 어느 대륙, 지금의 어느 나라 어디쯤인지는 주석을 달아줬어야 했다. 책머리 컬러 화보 대여섯 장 들어간 것 빼고는 모두 흑백인데 가격은 3만5000원. 책값이 아깝지는 않으며 번역도..

딸기네 책방 2016.08.22

[정리뉴스] 마리 앙투아네트는 뭘 먹었을까

프랑스 혁명 때 처형된 루이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실제로 그런 말을 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후대에 지어진 이야기일 것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이 말의 진위야 어쨌든, 굶주린 백성들은 나몰라라 한 채 사치를 누리다가 단두대에 오르게됐던 것만은 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송로버섯·캐비어 오찬’을 놓고 논란이 많다. 소셜미디어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대는 글들까지 올라온다. 빵이 없어 굶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실제로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여적]송로버섯, 너는 누구냐 카렌 휠러라는 미국 작가다 라는 책에서 식단을 들여다본 적 있다. 책에 따르면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침 식사로는 커피나 핫..

귀여워 푸이안후이

이번 리우 올림픽 최고 스타는 얘다. 중국 수영선수 푸위안후이. 이것이 푸위안후이를 스타로 만들어준 문제의 인터뷰 장면. ㅋㅋ [박은경의 베이징 리포트] 중국의 '올림픽 정신'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기록을 확인한 그는 “59초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빨랐냐”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라며 웃었다. 메달권에 성큼 다가선 그에게 기자는 “결승전까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최선을 다하겠다”가 예상 모범 답안이겠지만 푸위안후이는 “홍황지력(洪荒之力·태고의 힘)까지 다 써버렸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오늘 성적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럴 때 보면 진지하고 이쁜데 ㅋㅋㅋ 귀엽당 시상식에서도... 리우 올림픽 최고 스타된 '홍황소녀', 중국 수영선수 푸위안후이 영국 BBC방송 등은 동메달을 받고도..

스티븐 제이 굴드, '판다의 엄지'

이번 휴가는 도킨스, 굴드와 함께 보냈다. 오랫동안 쟁여두고만 있었던 도킨스의 돌베개만한 책 . 말해 무엇하리. 그리고 스티븐 제이 굴드의 (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이 책은 그동안 마음 속에(^^;;) 남겨두고만 있다가 몇달 전 결국 샀다. 교보문고를 지나가다가 매대에 올라있는 판다의 엄지를 보니...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굴드의 글을 읽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먼저 굴드, 한동안 도킨스, 그 다음엔 에드워드 윌슨에 빠져 있었고 심지어 제임스 왓슨과 르원틴의 책도 읽었건만 언제부터인가, 왜인지, 굴드를 잊고 지냈다고나 할까. 따지고 보면 이유를 모를 것도 없다. 2002년 굴드아저씨가 세상을 뜬 뒤로 어쩐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기분이었으니. 샤르트르 대성당의 남쪽 수랑에는 중세에 만들어진 가장 ..

리처드 도킨스, '지상 최대의 쇼'

도킨스에 대한 애정을 더 이상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의 책을 읽으면 늘 속이 시원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통쾌하다. 와 , , 에 이어 도킨스의 책을 읽는 것은 다섯권째인 듯. 하지만 사실 정확히 기억은 안 남. 칼 세이건의 은 분명 읽은 것 같은데, 도킨스의 을 읽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a 휴가 때 벽돌베개 만한 부피를 자랑하는 (김명남 옮김. 김영사)를 들고 갔다. 여행에 가지고 다니기엔 버거운 크기이지만 읽는 즐거움이 무게와 두께를 상쇄해주고도 남는다. 여담이지만 이번 휴가에는 도킨스와 함께 굴드의 도 가져갔다. 2002년 이미 세상을 떠난 굴드의 책은 오래 전, 그러니까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옛 글들을 모은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굴드의 비판은 신랄하다. 반면에 신랄하기..

살바도르 아옌데: 혁명적 민주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혁명적 민주주의자빅터 피게로아 클라크 지음. 정인환 옮김. 서해문집. 아옌데의 연설이나 일화 정도만 읽었지, 인물 전체를 다룬 책은 처음이다. 스크랩을 열심히 해두려고 했는데... 중간에 덮어두고 휴가를 다녀오니 책이 없어졌다. 아옌데를 아는 사람(즉 상당한 연식이 있는 사람), 그러나 남의 책을 책상 위에서 과감히 훔쳐갈 용기가 있는 사람의 소행이다. 젠장. 칠레인들은 일종의 섬나라 사람 같은 정서를 갖고 있다. 지리적 고립과 세계적인 사건들로부터 떨어져 있는 거리감 탓에 칠레인들은 스스로 조금은 촌스럽다고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자국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사람에 대해서는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원주민인 아라우칸 마푸체족은 300여 년 동안이나 독립을 위해 치열하게 ..

딸기네 책방 2016.08.08

“포켓몬 잡을 때 저도 구해주세요” 시리아 아이들의 눈물호소

“내 이름은 카프르 나블, 이들리브에 살고 있어요. 와서 나를 잡아보세요.” 세계 사람들이 게임에 열중하는 사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잊혀진다. 시리아 독재정권에 맞서온 ‘시리아혁명군 미디어사무실’(RFS)이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는 포켓몬 그림을 들고 관심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손에 든 종이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과 이름, 포켓몬 아이콘과 함께 “찾아와 나를 잡아보라”는 글이 쓰여 있다. 비참한 현실보다 게임 아이콘이 더 관심을 끄는 현실 속에서 좌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내전이 시작된 이래 28만~4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등은..

이안 부루마. '0년-현대의 탄생, 1945년의 세계사'

0년-현대의 탄생, 1945년의 세계사 이안 부루마. 신보영 옮김. 글항아리 우리에게 낯익은 ‘현대’의 틀이 만들어진 1945년의 풍경들. 2차 세계대전과 나치즘을 경험한 아버지의 기억이라는 개인적인 ‘사건’에서부터 시작해, 그라운드 제로에 비견될 ‘이어 제로(YEAR ZERO)’에 일어난 일들을 여러 사람의 글과 증언과 보도를 통해 펼쳐 보인다. 교과서에는 처칠과 루즈벨트와 스탈린이라는 ‘빅3’만 등장하지만, 그 시기를 온전히 살아내야 했던 것은 폐허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했던 세상 모든 사람들이었다. 전쟁의 상처가 ‘성(性)’ 혹은 젠더에는 어떤 식으로 투영됐으며, 전후의 보복과 숙청과 단죄는 어떤 의식 속에서 이뤄졌으며, ‘희망의 아침’을 맞아 미국과 영국 등 승전국들은 어떻게 패전국들을..

딸기네 책방 201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