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45

유럽 종교지도 변화

21세기에 들어와 유럽은 십자군전쟁 이래 가장 격렬한 종교 갈등을 겪고 있다. 중세의 전쟁만큼 폭력적인 싸움은 아니지만, 기독교 전통이 강한 유럽에서 이슬람 인구가 급증하면서 `문명의 충돌'을 방불케하는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 지난 2004년과 2005년 일어난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폭탄테러와 영국 런던 7.7 지하철 테러, 프랑스 파리 무슬림 청년 소요와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 뒤 벌어졌던 격렬한 시위, 지난해초 덴마크 등지에서 일어난 무하마드 모독 만평 파문과 항의사태, 히자브(이슬람 머리쓰개)를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는 갈등, 네덜란드에서 4년전 일어났던 이슬람 비판 영화감독 살해사건과 무슬림에 대한 극우파의 보복 폭력과 방화, 지난해 교황 베네딕토16세의 반(反)이..

터키 정국 급물살

터키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이슬람세력이 강해지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일어나자 집권 여당은 조기총선 실시를 전격 결정했으며, 헌법재판소는 시위의 원인이 된 대통령선거가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군부 쿠데타 위기는 일단 고비를 넘겼고요,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양 진영은 총선을 무대로 다시 결전을 벌이게 됐습니다. "조기총선, 대통령 직선하자" 이슬람 정당인 집권 정의개발당(AK)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사진)는 1일 "총선을 치르기 위해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의회가 아닌 국민들이 뽑도록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BBC방송은 11월로 예정돼 있던 총선을 다음달 24일이나 7월1일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

터키의 고민 & 터키 현대사 연표

으으... 터키를 참 좋아했던 한 관광객의 입장에선, 한국전 참전 & 형제의 나라... 이런 거 들먹이지 않더라도, 참 이 나라의 행복을 빌고 싶은데 말이죠. `동서양의 교차로'로 불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120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슬람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근본주의 움직임이 강화되는 것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붉은 초승달이 새겨진 국기를 들고 나와 거리를 덮었습니다. 이스탄불을 붉게 물들인 `시민들의 항거'는 유럽과 이슬람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는 터키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서구식 입헌민주주의제도를 지켜나갈 것이냐, 이슬람주의로 향할 것이냐... 이 논쟁은 또한 21세기 이슬람 세계가 안고 있는 고민의 한 단면을 드러내보이는 것이기도 합니다(세속주의를 지켰던 이라크는..

세속주의 지키기 위해 분투 중인 터키

압둘라 굴 터키 집권당 대통령 후보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AP 터키 집권당의 대선 후보가 투표 시작 이틀전에야 결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BBC방송은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이 25일 대통령 후보로 압둘라 굴(56) 외무장관을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굴 장관은 "근대 터키공화국의 버팀목인 세속주의 원칙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출마의사를 밝혀왔던 같은 당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도 당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전날 이스탄불 등지에서는 에르도안 총리의 대선 출마에 항의하는 가두시위가 벌어졌었다. AK는 비판 여론을 고려, 에르도안 총리 대신 온건 합리주의자로 알려진 굴 장관을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학파 출신인 굴 장관은 2003년부터 외무장관직을 맡아왔으며..

이슬람의 종파들

이슬람에는 기독교와 같은 ‘이단’의 개념은 없다. 하지만 다수 신도들은 스스로를 주류, 순니 무슬림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 무슬림의 83% 이상이 순니 무슬림들이다. 그 외에는 16%의 시아 무슬림과 나머지 종파들이다. 1. 순니 무슬림 무슬림공동체 즉 움마의 순나(sunnah 관행)를 추종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순나란 꾸란, 하디스 및 예언자와 정통칼리파들의 선례에 바탕을 두고 있다. 4대 법학파 (하나피, 말리키, 샤피이, 한발리)로 나뉘어진다. 2. 카리즈(카와리즈)파 무함마드 사망 25년 뒤, 칼리파 우스만이 살해를 당하자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가 그 뒤를 이었다. 우스만의 6촌인 다마스커스 총독 무아위야는 알리가 우스만의 복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면서 반란을 일으켰다. 이 내란 ..

교황님 왜 이러시나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이슬람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교황은 지난 12일 고국인 독일의 레겐스부르크를 찾아 야외미사를 집전하면서 이슬람의 지하드(성전·聖戰)를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교황은 14세기 비잔틴제국의 황제와 페르시아(이란) 지식인의 대화를 담은 옛 문헌을 인용해 "무하마드(마호메트)가 갖고온 것은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는 이슬람 지하드, 즉 성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못박으면서 문제의 구절을 수차례 강조해 읽었다. 이슬람권 격앙된 반응 교황의 발언에 이슬람권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 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모하마드 마디 아케프는 14일 "가톨릭교회의 수장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서..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 그녀의 투쟁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무크타르 마이 (지은이) | 조은섭(옮긴이) | 자음과모음(이룸) | 2006-08-24 무크타르 마이에 대해 끄적거린 적도 있고, 파키스탄 여성 문제에 대한 글을 때 무크타르 사건을 인용한 적도 있고 해서 이 책이 나오자마자 구해놨다. 마이는 이혼하고 친정 식구들과 함께 살아가던 여성인데, 어린 남동생이 동네 유력한 집안 딸과 말을 했다는 이유로 ‘집단 성폭행’이라는 ‘징벌’을 당한다. 이 사건은 워낙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외신에서 유독 많이 다뤄진 것은 사건 자체의 끔찍함을 넘어 마이의 투쟁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파키스탄에서 어느 집안 딸네미가 성폭행 당했다고 유력자들을 고소하고 법정투쟁을 벌이는 것은, 그것도 대법원까지 가는 가열한 싸움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딸기네 책방 2006.09.09

신의 전사들- 향료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은 중세의 풍경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신의 전사들 Warriors of God (2001) 제임스 레스턴 (지은이) | 이현주 (옮긴이) | 민음사 | 2003-04-15 이런 종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아주 오랫동안 묵혀놓고 있었다. 이슬람에 관심이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정수일 선생의 ‘이슬람문명’과 함께 가장 오랫동안 내 책꽂이에서 주인의 손을 타지 못했던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아무래도 해치워야! 하는 생각에서 출근길 전철용 책으로 골랐다. 의외로(?) 재미있었다. 저자의 글쓰는 방식은 경쾌하면서도 산만하고, 시니컬하면서도 재치가 넘친다. ‘문체’라는 측면에서 냉소와 재치는 대개 같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그 배합 비율이다. 너무 틱틱거리면 읽는 사람 입장에선 짜증나기 쉽고,..

딸기네 책방 2006.06.28

개종했다고 사형을?

아프가니스탄 남성이 무슬림에서 기독교도로 개종했다가 이슬람 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을 처지가 됐다. 미군에 의해 탈레반 극단주의의 폭정에서 `해방된'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극단주의의 횡포가 횡행하고 있는 아프간의 현실을 AP통신이 19일 전했다. 올해 41세의 압둘 라흐만이 체포된 것은 지난달. 라흐만은 이슬람을 버리고 기독교도로 개종했다가 기소됐다. 지난 16일 카불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됐다. 라흐만은 이날 심리에서 "이미 16년 전부터 이슬람이 아닌 기독교를 믿어왔다"고 고백했다. 그가 개종한 것은 파키스탄 남부 페샤와르에서 아프간 난민들을 돕는 기독교 국제 구호기구의 요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 라흐만은 4년간 구호기구에서 일한 뒤 독일로 이주해 9년을 살았..

파키스탄 소요, 교민들은 어떤지

파키스탄에서 `무하마드(마호메트) 만평' 항의시위 와중에 15일 한국계 기업이 수십억원대의 재산 피해를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슬라마바드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 조숙자(55)씨는 16일 전화 통화에서 한국 교민들이 안전문제 때문에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그런 일이 발생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파키스탄 곳곳은 계속되는 거센 시위로 아수라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조씨는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일일 뿐"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파키스탄에서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4년째 거주하며 한국식당 `서울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조씨는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으니 외출을 자제하자고 교민들이 자체적으로 연락망을 돌렸는데, 어젯밤에 결국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