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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 굴 터키 집권당 대통령 후보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AP
터키 집권당의 대선 후보가 투표 시작 이틀전에야 결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BBC방송은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이 25일 대통령 후보로 압둘라 굴(56) 외무장관을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굴 장관은 "근대 터키공화국의 버팀목인 세속주의 원칙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출마의사를 밝혀왔던 같은 당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도 당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전날 이스탄불 등지에서는 에르도안 총리의 대선 출마에 항의하는 가두시위가 벌어졌었다. AK는 비판 여론을 고려, 에르도안 총리 대신 온건 합리주의자로 알려진 굴 장관을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학파 출신인 굴 장관은 2003년부터 외무장관직을 맡아왔으며 친서구적이고 국제감각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대통령은 550명의 의원들이 오는 27일부터 다단계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내각책임제여서 대통령에게 실권은 없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선 이슬람주의를 공공연히 피력해온 에르도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통령의 역할이 이슈로 부각됐다. 터키 국민 대다수는 서구식 입헌민주주의, 즉 세속주의를 지지하지만 최근 유럽연합(EU) 가입이 좌절되고 반미정서가 높아지면서 이슬람 세력의 목소리가 커졌다. 언론인 암살 같은 극우파 폭력도 늘었다.
특히 에르도안 총리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세속주의 원칙을 재확인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세속주의의 보루로 국민들의 신망을 얻고 있는 군부와 아흐멧 네제트 세제르 현 대통령도 최근 이슬람 세력의 발흥을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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