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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이슬람세력이 강해지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일어나자 집권 여당은 조기총선 실시를 전격 결정했으며, 헌법재판소는 시위의 원인이 된 대통령선거가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군부 쿠데타 위기는 일단 고비를 넘겼고요,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양 진영은 총선을 무대로 다시 결전을 벌이게 됐습니다.
"조기총선, 대통령 직선하자"
이슬람 정당인 집권 정의개발당(AK)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사진)는 1일 "총선을 치르기 위해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의회가 아닌 국민들이 뽑도록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BBC방송은 11월로 예정돼 있던 총선을 다음달 24일이나 7월1일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것은 여러가지 이유에서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첫째, 법조계나 군부, 엘리트들 사이에는 세속주의가 지배적이지만 지방이나 대중들 사이엔 이슬람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슬람정당인 AK가 `기댈 언덕'이 있다는 것이고, 총선을 치러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군부가 움직일지 모른다는 현실적인 두려움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속주의의 보루 역할을 해온 군부는 이전에도 이슬람세력이 강해지자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물리력으로 교체해버린 전례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의회에서 대선을 밀어붙이기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거론됩니다. 아흐메트 네즈데트 세제르 현대통령의 임기가 16일 끝나기 때문에, AK가 다시 투표절차를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요. 현행법은 의회가 대통령 선출에 실패할 경우 45일 이내에 의회를 해산하고 90일 안에 총선을 치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야당 주장 수용
앞서 헌법재판소는 AK의 압둘라 귈 후보가 단독 출마했던 지난달 27일의 의회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는 무효라고 발표했습니다. 의회 투표에는 550명 의원 중 361명이 참가했으며 357명이 귈 후보에 찬성표를 던졌었습니다. 귈 후보는 당선에 필요한 재적 의원 3분의2인에 해당하는 367표를 얻지는 못했으나 2차, 3차로 이어지는 추가 투표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에 일정대로라면 당선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야당들은 1차 투표 참가인원이 재적의원 3분의2에 못 미치기 때문에 투표 자체가 무효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투표 무효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현행법에는 1차 투표 참가인원에 대한 규정이 없으나 헌법재판소는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스탄불에서는 지난 주말 AK가 대통령과 총리직을 독식하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으며 1일 노동절 행사 때에도 에르도안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 600여명이 체포됐습니다.
2002년 집권한 에르도안 총리는 이슬람주의에 경도돼 민주화와 개혁조치를 적극 추진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유럽연합(EU) 가입협상에서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와 AK 지도부는 이슬람주의, 반서구 감정에 기대어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고 지식인과 언론인들을 탄압하기도 했지요. 대선 파동은 AK와 에르도안 총리에 대한 국민적인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야 어떤 문제가 있었든, 관건은 경제 아니겠습니까. 터키 경제가 괜찮다고 합니다. 동그라미가 너무 많아서 세기도 힘들었던 화폐 리라를 뉴리라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무리없이 치러낸 것은 큰 공로로 꼽힙니다. 에르도안 총리 집권 이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7.3%를 기록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5477달러로 2배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경제를 살린 업적이 있는데다가 이슬람 극우파들이 밀어주니깐 에르도안 총리 쪽은 내심 든든한 거지요. 터키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이슬람세력이 강해지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일어나자 집권 여당은 조기총선 실시를 전격 결정했으며, 헌법재판소는 시위의 원인이 된 대통령선거가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군부 쿠데타 위기는 일단 고비를 넘겼고요,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양 진영은 총선을 무대로 다시 결전을 벌이게 됐습니다.
"조기총선, 대통령 직선하자"
이슬람 정당인 집권 정의개발당(AK)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사진)는 1일 "총선을 치르기 위해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의회가 아닌 국민들이 뽑도록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BBC방송은 11월로 예정돼 있던 총선을 다음달 24일이나 7월1일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것은 여러가지 이유에서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첫째, 법조계나 군부, 엘리트들 사이에는 세속주의가 지배적이지만 지방이나 대중들 사이엔 이슬람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슬람정당인 AK가 `기댈 언덕'이 있다는 것이고, 총선을 치러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군부가 움직일지 모른다는 현실적인 두려움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속주의의 보루 역할을 해온 군부는 이전에도 이슬람세력이 강해지자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물리력으로 교체해버린 전례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의회에서 대선을 밀어붙이기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거론됩니다. 아흐메트 네즈데트 세제르 현대통령의 임기가 16일 끝나기 때문에, AK가 다시 투표절차를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요. 현행법은 의회가 대통령 선출에 실패할 경우 45일 이내에 의회를 해산하고 90일 안에 총선을 치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야당 주장 수용
앞서 헌법재판소는 AK의 압둘라 귈 후보가 단독 출마했던 지난달 27일의 의회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는 무효라고 발표했습니다. 의회 투표에는 550명 의원 중 361명이 참가했으며 357명이 귈 후보에 찬성표를 던졌었습니다. 귈 후보는 당선에 필요한 재적 의원 3분의2인에 해당하는 367표를 얻지는 못했으나 2차, 3차로 이어지는 추가 투표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에 일정대로라면 당선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야당들은 1차 투표 참가인원이 재적의원 3분의2에 못 미치기 때문에 투표 자체가 무효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투표 무효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현행법에는 1차 투표 참가인원에 대한 규정이 없으나 헌법재판소는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스탄불에서는 지난 주말 AK가 대통령과 총리직을 독식하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으며 1일 노동절 행사 때에도 에르도안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 600여명이 체포됐습니다.
지난 29일 이스탄불을 뒤덮은 붉은 깃발들 / AFP
2002년 집권한 에르도안 총리는 이슬람주의에 경도돼 민주화와 개혁조치를 적극 추진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유럽연합(EU) 가입협상에서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와 AK 지도부는 이슬람주의, 반서구 감정에 기대어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고 지식인과 언론인들을 탄압하기도 했지요. 대선 파동은 AK와 에르도안 총리에 대한 국민적인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야 어떤 문제가 있었든, 관건은 경제 아니겠습니까. 터키 경제가 괜찮다고 합니다. 동그라미가 너무 많아서 세기도 힘들었던 화폐 리라를 뉴리라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무리없이 치러낸 것은 큰 공로로 꼽힙니다. 에르도안 총리 집권 이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7.3%를 기록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5477달러로 2배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경제를 살린 업적이 있는데다가 이슬람 극우파들이 밀어주니깐 에르도안 총리 쪽은 내심 든든한 거지요. 터키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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