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65

'떠다니는 전장', 항공모함 경쟁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코치 항에서 12일 인도가 자체 기술로 제작한 첫 항공모함인 비크란트호 진수식이 열렸다. NDTV 등 인도 언론들은 “축구장 2배 크기의 갑판을 가진 이 배가 완성됨으로써 인도는 항모를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선택받은 나라들의 클럽에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진수식에서는 갑판 위 활주로에서 스키점프 등 축하 이벤트들이 열렸다. 비크란트는 길이 260m, 폭 60m, 배수량 3만7500t 규모다. 인도 해군은 미그29K 등 전투기 25~36대를 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보유한 10만톤급 항모들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1960년대 영국산 중고를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해 오랫동안 자체 항모제작을 꿈꿔온 인도 입장에선 숙원 사업이 이뤄진 셈이다. 인도는 이 배를 반드는 데 5..

'압력솥 폭탄', 웃지 마십시오. 살상무기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국제마라톤 대회를 강타한 15일의 폭발물 공격이 압력솥을 이용한 사제폭탄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압력솥 폭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압력솥 폭탄’이라는 사실이 자칫 이 사태를 희화화할 수도 있지만, 압력솥을 이용한 폭발물 공격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며 여러 나라에서 테러 공격에 사용됐다. 2004년 미국 국토안보부는 연방정부에 이미 압력솥 폭탄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아프가니스탄 테러범 양성소에서 압력솥을 이용한 급조폭발물(IED) 기술을 테러범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2002~2004년 프랑스, 인도, 네팔 등지에서 압력솥 폭탄이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된 바 있다. 압력솥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권 뿐 아니라 지금은 구미에..

무덤들에 경의를

오늘 아침에도 칫솔로 이를 닦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회사에 왔습니다. 랩톱 컴퓨터로 기사를 씁니다. 오늘은 야근입니다. 택시를 타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가겠지요.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던데, 우리가 쓰는 이런 물건들이 죽으면 무엇이 남을까요. 중국의 충칭은 인구가 2800만명입니다. 이 커다란 도시 외곽에 ‘노란 택시의 무덤’이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이 발전해서 자가용 승용차를 모는 사람들이 늘고 자동차 총 등록대수가 1억대가 넘습니다만, 대중교통이 완전히 확충되지 않은 이 도시 주변 권역에서는 택시가 주요 교통수단이랍니다. 시민들의 발이 돼주던 택시가 수명을 다하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폐차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빈터에 버려집니다. 그렇게 한 대, 두 대 방치된 택시들이..

아들 잃은 목사, 스티브 잡스 부인... 오바마의 원군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위기와 중동 사태 등 대외문제 뿐 아니라, 미국 내의 현안들로도 머리가 아프다. 수십년간 공론이 되풀이됐던 총기규제법이 의회 토론에 들어간 데다, 경제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이민법 개혁안도 다음주초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뜻밖의 우군들을 만났다. 명망 있는 기독교 목사와 정보기술(IT)분야의 유명인사들이 오바마를 외곽에서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과 로비단체인 총기협회가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며칠 전 아들을 잃은 릭 워런 목사가 규제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워런 목사는 11일 트위터에 “아들이 인터넷에서 등록되지 않은 총기를 사서 목숨을 끊었다”는 글을 올렸다. 워런의 아들 매튜 워런은 우울증과 정신질환..

파키스탄 칸 박사 "북, 핵무기 사용 안 한다"

북한에 핵 기술을 전해준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77) 박사가 “북한이 핵무기를 쓸 가능성은 낮다”며 핵 위협을 평가절하했다.칸 박사는 9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그들(북한)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북의 위협은 선전용일 뿐이라는 것이다.칸은 “북한은 아주 작은 나라여서, 미국이 (핵폭탄을) 한 발만 떨어뜨려도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모두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칸은 1990년대 북한의 핵 기술, 미사일 기술 개발을 도왔음을 다시한번 시인했다. 그는 “그 때 우리(파키스탄)는 미사일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고,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그들과 공식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핵의 ..

CIA가 군대로? 미국 '군정복합체'의 탄생

# 2011년 5월 1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리언 파네타는 2001년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은밀한 작전을 명령했습니다.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을 시켜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한 가옥을 급습하게 한 것이었습니다.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암살작전은 ‘성공’으로 끝났고, 네이비실에는 미국과 세계 언론들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비밀작전을 주도한 것은 CIA였습니다. # 2009년 무렵 미군 합동특수전사령부의 사령관이던 스탠리 매크리스털 장군은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네이비실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정보를 수집해오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통상적인 군 정보활동을 넘어서, CIA나 국방부 정보국(DIA)이 해오던 일을 특수부대..

무기거래 규제, 10년만의 결실인데...

북한·이란·이라크 핵개발 의혹 등으로 핵·생물학·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논란이 거세게 일었지만, 내전·분쟁 지역에서 실제로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지뢰나 대포, 소화기류 같은 재래식무기들이다. 오랜 논란과 힘겨루기 끝에 유엔에서 이런 재래식무기 거래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국제협약이 만들어졌다. 유엔 193개 회원국들은 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재래식무기 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조약을 표결해 찬성 154표, 반대 3표, 기권 23표로 통과시켰다. 세계 재래식무기 시장 규모는 연간 700억달러(약 7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암시장 등을 통한 불법 거래가 많아 정확한 액수나 내역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번 조약은 이 무기시장의 불법거래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국제 ..

'시퀘스터'로 미국 국방비가 줄어들면?

미 정부가 예산지출 자동삭감(시퀘스터)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2011년 8월 미 백악관과 공화당이 나라빚 때문에 싸우다가 어렵사리 화해해 법안을 하나 만들었죠. 국가채무한도를 늘려서 빚을 더 낼 수 있게 해주느냐 마느냐 논의하다가 예산관리법(Budget Control Act)이라는 걸 통과시켰습니다. 거기 따라 재정지출을 자동삭감하는 조치를 하기로 했고, 그게 당초 올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얼마나 줄이냐 왈가왈부하다가 이걸 또 두달 미루기로 했는데, 그 기한이 마침내 들이닥친 겁니다. 재정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국방예산이 크게 줄면 국방 관련 일자리가 사라지고, 해외 무기 수출이 늦어지고,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 정부는 주장합니다...

아이젠하워와 '군산복합체'

“현재의 우리 군사조직은 내 전임자들 시절의 조직과 전혀 다를 뿐 아니라, 2차 대전이나 한국전쟁 때 참전했던 이들이 알고 있는 것과도 다릅니다. 최근까지 미국에는 군수산업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평시엔 보습을 만들다가 필요한 때가 되면 칼을 만드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임시변통으로 국방의 위기를 해결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방대한 규모의 상시적인 군수산업을 창출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기 더해 350만 명의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국방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연간 군사안보에 쓰는 돈은 미국 기업들의 순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습니다. 방대한 군사체계와 방대한 군수산업의 결합이라는 것은 미국에게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그 전체적인 영향력, 경제적·정치적 그리고 심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