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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 "기한 지난 백신 주다니" 100만 도스 폐기한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 정부, 22일 100만도스 이상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폐기처분. 서구의 부유한 나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기부하겠다며 지난달 총 260만도스 분량을 보내줬는데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은 것들이 많았던 것. 자국에서 접종 못해서 쌓아두고 있던 것들을 유통기한 다 지나가니 생색 내면서 나이지리아에 기부했던 것. [Vanguard] COVID-19: FG destroys over 1m doses of AstraZeneca vaccines 나이지리아는 면적 92만km2에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 인구가 2억 명이 넘는다. 접종하는 데에는 물리적인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사용기한이 지나버렸고 괜히 받았다가 수송하고 폐기하느라 행정력을 낭비한 꼴이 됐음. 자칫 인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의약폐기물이..

박민희, '중국 딜레마'

박민희, (한겨레출판). 시진핑 시대의 첫 장면으로 다시 돌아가 본다. 그는 중국몽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비전을 내놓으며 자신만만한 지도자로서 등장했지만, 공산당 내부를 향해 발신한 메시지는 전혀 달랐다. 2012년 12월 첫 지방 시찰로 광둥성을 찾아가 열었던 당 내부 회의에서 그는 “왜 소련이 해체되었는가? 소련공산당은 왜 붕괴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념과 신념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정치적 부패와 이단적 이데올로기, 군부의 불충성이 지배당의 붕괴를 가져왔다. 그리고 고르바초프의 조용한 말 한마디와 함께 그 위대한 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아무도 저항하려 나서지 않았다.” 시진핑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시진핑 리더십은 처음부터 외부로는 강력한 자신감, 내부로는 불안감..

딸기네 책방 2021.12.20

[구정은의 '수상한 GPS']'삼색 연정' 숄츠의 독일, 기립박수 받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바뀌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8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앙겔라 메르켈의 네 차례 임기가 막을 내렸다. 9월 연방선거에서 메르켈의 기민-기사연합에 근소한 승리를 거둔 사회민주당(SPD)의 숄츠는 석달 여의 협상 끝에 녹색당, 자민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숄츠는 절차에 따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분데슈타크(연방의회) 비밀투표에서 찬성 395표, 반대 303표로 총리에 선출됐다. 이어 의회에서 선서를 함으로써 전후 9번째 독일 총리로 취임했다. 이로써 16년에 걸친 메르켈 시대는 '역사'가 됐다. 중도우파에서 중도좌파로 독일이 방향을 튼 셈이지만 우파 성향 자민당도 연정에 들어가 있고, 정권의 변화보다는 연속성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63살인 숄츠는 노동..

[구정은의 '현실지구'] 여왕을 내친 바베이도스

중미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영국 깃발이 내려졌다. 영국 국왕이 국가원수인 ‘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11월 30일 바베이도스 수도 브리지타운의 국가영웅광장에서 산드라 메이슨이 대통령으로 취임하자 박수갈채와 함께 21발의 축포가 울렸다. 지난해 공화국으로의 전환을 결정한 미아 모틀리 총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식민지의 과거를 뒤로 하고 완전히 떠날 때”라 했고 시인 윈스턴 패럴은 “유니온잭은 내려놓고 바얀의 깃발을 들자”고 했다. 바얀(Bajan)은 현지인들의 언어를 가리키는 이름이자 바베이도스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 중 하나는 바베이도스 출신 가수 리하나였다. 리하나는 아프리카-아일랜드계 아버지와 아프리카계 후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알콜과 마약에 찌든..

[구정은의 '수상한 GPS'] 100억달러 펀드...터키와 손잡는 UAE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터키에 투자하기 위해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부다비 왕세제 모하메드 빈 자예드(MBZ)의 24일 터키 방문에 맞춰 UAE 국영통신 WAM을 통해 거액 투자 발표가 나왔다. 아부다비 국부펀드(Abu Dhabi Development Holding, ADQ)와 터키 국부펀드인 TVF, 터키 대통령투자실, 그리고 몇몇 터키 기업들이 펀드에 참여해 에너지와 보건 분야에 주로 투자할 것으로 보도됐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는 언론들을 대거 문닫게 하고 통제를 강화한 뒤 '소통국'을 만들어서 대외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는데, 소통국 성명에 따르면 양국 협력 관계를 전방위로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에르도안 터키 대..

[구정은의 '수상한 GPS'] 2040년 전기차 전환...도요타는? 비행기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기후변화 대응을 외쳐온 이들에게 다소간 실망감을 안겨주며 끝났지만 성과는 있었다. 회의 종료를 이틀 앞두고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다임러,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중국 BYD 등 10여개 자동차 회사가 내연기관 차량을 단종시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주요 시장에서는 2035년까지 출시를 중단하고, 2040년에는 세계 시장에서 가솔린과 디젤 차량을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생산하는 차량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25%정도다. [S&Pglobal] COP26: Major automakers, governments fail to sign 2040 zero-emissions transport pledge 포드는..

[구정은의 '수상한 GPS']강제 재택근무, 그린패스, 해고 법안...유럽 또 코로나 비상

요즘 유럽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는 7월 이후 감염자 증가추이가 누그러졌지만 특히 유럽은 심각하다고 했다. 11월 둘째 주에 보고된 세계 신규 감염자 330만명 중 210만명이 유럽에서 발생했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된 이래 한 주 간 확진자 숫자로는 가장 많다. 러시아, 독일, 영국 모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노르웨이, 슬로바키아는 사망자 숫자가 크게 늘었다. WHO에 따르면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한 주 동안 5% 증가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COVID-19 사망자가 늘어난 지역이다.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년..

나오미 클라인, '미래가 불타고 있다'

미래가 불타고 있다 - 기후 재앙 대 그린 뉴딜 On Fire (2019년) 나오미 클라인 (지은이), 이순희 (옮긴이) 열린책들 그레타가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지구의 위기에 관해 배운 것과 자신과 가족의 생활 방식 사이의 인지부조화를 줄일 방법을 찾아낸 데 있었다. 아이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말자고, 최소한 육류만큼은 절대로 먹지 말자고, 비행기 여행도 절대로 하지 말자고 부모를 설득했다(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아이의 어머니에게 이것은 엄청난 희생을 의미했다). 이 가족이 생활 방식을 바꾼 덕분에 대기로 배출되지 않은 탄소의 양은 극히 미미했다. 그레타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구의 위급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반영하는 생활 속 실천을 하자고 가족을 설득한 경험 덕분에 정신적 ..

딸기네 책방 2021.11.10

이반 일리치, '젠더'

일리치의 책은 언제나 오래된 듯한, 그러나 낯설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반 일리치. 허택 옮김. 사월의책)는 특히 그렇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이 책을 읽는다면 욕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또한 동조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어려운 이야기다. 토박이 문화에서는 장소, 시간, 도구, 일, 말투와 몸짓, 감각 등을 남자와 결부시키거나 여자와 결부시켜 구분했다. 이러한 연관관계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사회적 젠더를 이룬다. 나는 이것을 토박이 젠더(vernacular gender)라고 부르겠다. 왜냐하면 이 연관관계는 토박이 방언이 그러하듯이 같은 전통을 가진 사람들(라틴어로 gens 곧 핏줄)에게만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처럼 ‘젠더’라는 말을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쓰려고 한다..

딸기네 책방 2021.11.07

[구정은의 '현실지구'] 하시나와 바이든, V20과 부자 나라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이다. 1947년, 인도에서 갈라진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직후에 훗날 방글라데시가 되는 동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 현대 방글라데시의 역사는 그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한 차례 총리를 지냈고, 잠시 정권을 빼앗겼다가 2009년부터 지금까지 다시 총리를 맡고 있다. 두 임기를 합치면 17년에 이른다.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나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처럼 그 역시 2세 정치인이다. 초대 대통령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맏딸로서 1981년부터 집권 아와미리그 당을 이끌고 있다. 해마다 타임이나 포브스 같은 외국 잡지들이 뽑는 ‘세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다. 하지만 재임 기간 내내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