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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小國 나우루 “호주가 미워”

호주 정부로부터 원조를 받기로 하고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수용했던 태평양의 소국 나우루가 약속했던 돈도 받지 못한 채 혼란을 겪고 있다. 돈으로 때우려던 호주 정부의 ‘난민 장사’는 이웃의 작은 나라에 고통을 떠넘긴 셈이 돼, ‘강대국의 횡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나우루의 르네 해리스 대통령은 11일 “호주가 떠넘긴 난민들 때문에 나우루는 지금 악몽을 겪고 있다”면서 호주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당초 약속했던 원조자금도 아직 다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8월 아프간 등에서 온 난민 460명을 태운 배가 호주의 크리스마스섬 앞에서 좌초되면서부터. 당시 총선을 앞두고 있던 호주 연립여당의 존 하워드 총리는 국제적인 비난여론 속에서도 강경한 난민 거부정책을 고수했다. ..

축구

난 축구를 좋아한다. 운동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은 절대 아닌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의 TV중계에 목매다는 처지가 돼 버렸다. 당연히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지금은 '너무나 즐거운' 기간이다. 역시나, TV 프로그램표를 옆에 끼고서 줄창 테레비를 들여다보고 있다. 항상 '늙는 건 서럽다'. 어렸을 때 삼국지를 읽다가 가장 마음아팠던 건 '소년장군 조자룡'이 뒷부분에 '노장 조자룡'으로 나온 부분이었다. 젊고 멋진 장수가 늙어서, 더우기 늙어서도 기개를 굽히지 않게 되어 등장한 게 아주 아쉽고 서운했다. 지금도 그 때의 감정(?)이 남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티스투타의 경기를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오늘 나는 기분이 별로 안 좋다. 신문마다 바..

너무 떨린다...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 오늘, 드디어 결!전!의!날! 미국이랑 싸워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겨야 한다, 이겨야 한다... 나는 지금 주문을 외우고 있다. 벌써 걱정이네. 이러다 월드컵 끝나면 앞으로 4년을 또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근데, 내가 바티랑 피구를 좋아한다고 그렇게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는데 굳이(!) 나에게 찾아와 베컴이 좋니 지단이 좋니, 심지어는 베론이 좋으니 하면서 묻는 사람들이 있다. 아르헨이 잉글랜에게 1대0으로 패한 것은 두고두고 내 가슴에 한으로 맺힐 것 같다. 비겁한 잉글 넘들, 기껏 PK 하나 넣고 몽땅 수비에 나서다니. 오언은 잘 하더라마는(그것까지 부정하진 않는다--;). 여튼 베론(이 인간 땜에 열받아 죽는 줄 알았다)은 '발등찍은 도끼상' 혹은 '기대배반상'을 줘야할 것..

마이 퍼니 베이비 - 엄마 되는 험한 길

마이 퍼니 베이비 김지윤/대원씨아이 "내가 아주 무서운 얘기 하나 해줄까? 내 선배 부인 얘긴데, 실화야. 쌍둥이를 낳고 두달만에 임신이 됐는데 또 쌍둥이였대. 무더운 여름인데 집에 에어컨이 없었던 거야. 두번째 쌍둥이가 태어나니까 남편의 눈길이 싸늘해지더래. 집안은 네 아이로 와글와글. 이 누나의 친정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시어머니는 와병중. 그런데 하필 옆집이 공사중이라 여름에 창문도 못 열어놓고, 방 두개짜리 좁은 집에서..." 남편이랑, 아내랑 여름밤 에어컨 바람 시원하게 틀어놓고 마루에 드러누워 나누는 납량특집 엽기괴담의 내용입니다. 부모님 집에 얹혀 살면서 쌍둥이 남자아기들을 키우는 종민이와 수진이, 아직 학생티를 벗지 못한 '어린' 부부에게는 임신, 출산, 더위가 그야말로 납량특집이지요. 간담..

딸기네 책방 2002.05.25

13억의 충돌 - 시장의 신화와 중국의 선택

13억의 충돌 - 시장의 신화와 중국의 선택 한더치앙 (지은이), 이재훈 (옮긴이) | 이후(시울) 13억의 충돌. 이른바 '신좌파'로 불리는 중국의 소장 경제학자 한더치앙은 중국의 시장경제 실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도약 아닌 '충돌', 그것도 13억명의-. 지구상 인구 5분의1의 운명이 달린 이 실험에 대해 현지의 젊은 경제학자가 내쏟는 비판은 시장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것. 다소 구태의연하고, '유행에 뒤떨어진' 소리처럼 들리는 주장이다(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요즘 유행이 그렇다는 얘기다). 책꽂이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책을 찾다보니 본의 아니게 이 책을 주교재로, 정운영의 '중국경제산책'을 부교재로 삼아 공부 아닌 공부를 하게 됐다. 한더치앙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딸기네 책방 2002.05.25

리처드 르원틴, '3중 나선'

3중 나선 - 유전자, 생명체 그리고 환경 리처드 르원틴 (지은이), 김병수 (옮긴이) | 잉걸 리처드 르원틴의 '학자적 면모'를 드러내 주는 책이라고 알라딘 서평에는 써 있었는데. 과학과 철학의 문제, 생물학(방법론)의 도그마와 오류들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결국 유전자, 생명체 그리고 환경은 '같이 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과학은 은유다'라는 그의 지적만큼은 과학痴인 나에게는 큰 격려가 됐다.(저자의 목적은 그런 류의 위로사를 쓰는 것은 절대 아니었겠지만) 과학은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너무 작은 미립자, 너무 큰 우주,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은유'들을 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인데, 실상 실체를 보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은 이런 은유를..

굴드의 죽음.

아침에, 뉴욕타임스 프론트 페이지에 덜커덕(!) 실린 부음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세계 최고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인간복제 반대론자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의 스티븐 제이 굴드 교수가 20일 지병으로 숨졌다고 합니다. 지병인 선암종(腺癌腫)으로 뉴욕 맨해튼의 집에서 숨졌다네요. 이제 60세 밖에 안 됐는데...올초 저의 관심사가 잠시 '진화'에 가 있었을 때, 굴드 교수의 '풀하우스'를 열심히 읽었거든요. 안타깝네요, 대중적인 면에서나 학문적 측면에서나, 그 명쾌한 논리와 신랄하면서도 자기반성적인 면모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말입니다.('풀 하우스'에도 얼핏 그 얘기가 나오는데, 실은 굴드 교수는 암으로 오랫동안 투병해왔고, 이미 죽을 고비를 한번 넘긴 일이 있습니다. 그것과 관한 에세이를 한편 냈다고 ..

조너선 스펜스, '칸의 제국'

칸의 제국 조너선 D. 스펜스 (지은이), 김석희 (옮긴이) | 이산 . 서양이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금세기 이전까지 여러 차례의 접촉(주로 정복과 관련있는)을 통해 형성된 중국의 모습은 바로 저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중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의 접근 방법은 늘 독특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일전에 제가 무지하게 칭찬했던 는 정통 역사책 글쓰기를 보여주는 반면 또다른 저술인 (게을러서 서평을 못 올렸습니다--;;)는 황제의 회고록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양쪽 모두 아주 훌륭합니다. 은 마르코 폴로에서부터 보르헤스까지 서양인들이 중국에 대해 적어놓은 텍스트들을 꼼꼼이 분석해서 '서양인의 마음 속에 비친 중국'을 설명합니다. 마르코 폴로 이후 서유럽의 탐험가들과 예수회 선교사들, 중국을 방문한..

딸기네 책방 2002.04.25

[스크랩] 마르코폴로와 쿠빌라이칸의 대화

"네가 한사코 말하지 않는 도시가 아직 하나 있다" 마르코 폴로는 고개를 숙였다. "베네치아." 칸이 말했다. 마르코는 미소를 지었다. "제가 지금까지 폐하께 말씀드린게 베네치아 말고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황제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네가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걸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러자 폴로가 말했다. "저는 다른 도시를 설명할 때마다 항상 베네치아에 대해 무언가를 말씀드리고 있었습니다......" 호수의 수면에 잔물결이 일었다. 송나라 때 지은 오래된 왕궁의 구릿빛 물그림자가 산산이 부서져 물에 떠다니는 나뭇잎처럼 반짝거렸다. "기억 속의 이미지란 것은 일단 말 속에 붙박이면 지워지는 법입니다." 폴로가 말했다. "베네치아에 대해 이야기하면 베네치아를 완전히 잃어..

딸기네 책방 2002.04.13

꼼꼼이는 이담에 지휘자가 될 것이다

우하하! 저렇게 거창한 제목을 붙인 이유는? 요즘 꼼꼼엄마(=딸기)의 기분은 꼼꼼이의 컨디션에 좌지우지됩니다. 하루 종일 혼자서 아기를 돌보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정말 피곤하거든요. 오늘은 꼼꼼이나, 엄마나 모두 기분 좋은 날입니다. 오늘 식목일이고, 걸맞게 날씨가 화창하고 좋았는데요 베란다에 나가보니 꼭 초여름 날 같더군요. 그래서 방안과 마루에 모두 환기를 하고, 꼼꼼이 바지도 홀랑 벗겼습니다. 꼼꼼이 엉덩이에 바람 쐬라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태어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아기랑 하루 24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장난이 아닙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열댓 시간을 잠자면서 보내던 꼼꼼이가 지금은 컸다고(?) 같이 놀아줄 것을 종종 요구하고 나오거든요. 같이 놀자고, 엄마를 부르는 방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