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보느라고...우쒸...새벽 2시 넘어서 잤다...
어제 경기 정말 환상이었다. 루이스 피구, 넌 나의 영웅이야!
도대체 어떻게 그런 골이 가능하다는 것인가. 내 눈으로 봤지만 믿기 힘든 골이었다. 그 자리에서, 그 각도에서, 그 공이, 어떻게 확 꺾어지면서, 뚝 떨어지면서 골문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었을까. 놀랍다는 것 밖에 할말이 없다...피구는 천재다. 공을 '감아찬다'고 하지만, 그렇게 감아찰 수 있다는 건 기술도 아니고 예술도 아니고 마술이다.
지단에게서 라울로 이어진 레알의 2번째 골도 멋있었다. 피구에게서 라울로 이어졌던 3번째 골은 환상적이었다. 어제 피구는 정말 펄펄 날았다. 특유의 엄청난 돌파력으로 종횡무진. 피구가 왼쪽으로 갈 때마다 얼마나 신이 나던지. 지단이 약간의 부상 때문에 살금살금 적들의 약을 올리는 것으로 역할을 해냈고, 호나우두는 적들을 서넛씩 묶어놓는 효과를 냈다. 호나우두가 어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멋있는 돌파가 서너번 있었고, 라울이야 뭐...역시 모범적으로 두 골을 넣어줬으니.
2점 뒤지고 나서, 전반 후반부에 맨유는 완전히 무너졌다. 잘난척하던 맨유가 그렇게 와해되다니...만만찮다던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미군 앞에 무너진 것처럼 맨유는 흐지부지됐다. 후반 들어 4분만에 라울한테 한골 먹고 반니스텔루이가 어찌어찌 헤딩 골을 넣으면서 잠시 기세가 살아나기는 했지만 후반 막바지는 외려 레알 판이었다.
레알의 패스웍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축구의 완결판이라 해도 될 만큼. 워낙에 '지구방위대'였으니 이제 눈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강한 팀을 만나면 더욱 강한 모습을 발휘해 항상 관객을 놀라게 한다. 피구의 돌파, 지단의 발놀림(어떻게 공을 360도로 돌려가며, 혹은 자기 몸을 회전시켜가며 패스할 수가 있지), 라울의 깔끔한 플레이, 호나우두의 두드러진 이빨, 그리고 카를로스의 왼발...베컴, 니 오른발은 뒀다 뭐에 쓸래. 아무리 킥이 정확해도, 역시나 돌파 안 되는 선수는 한계가 있다. 베컴은 경기 조율하는 능력이 지단이나 피구보다 한수 아래인 것 같다. 맨유가 베론 안 나왔다고 그렇게 흐뜨러지는 걸 보면.
신문 보니까 아약스-밀란 경기는 빵빵 동점이었다고 하던데. 다음번 레알-맨유 경기가 기대된다...낼은 바르샤-유벤 경기가 있구만. 둘다 안 좋아하는 팀이지만 유벤을 덜 미워하니까...유벤을 응원해야겠다.
(2003.04.11-18:51:55) X 211.203.85.234 wcmt
으하하. 전 완전 흥분해서 적어댔는데.
그래도 본 느낌은 비슷하네요..하하하^^
(비슷한가?-_-) | | |
(2003.04.12-17:23:17)
이 경기, 드디어 오늘 저녁 재방으로 봤습니다!! 00:30이란 시간을 이해못해서 놓치고야 말았던 이 경기(그래 난 바보야) 비록 한욱이가 자기랑 놀아달라고 떼쓰는 것을 방어하면서 악착같이 봐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우와~ 근래에 이렇게 화끈한 경기 또 첨입니다! 피구! 라울! 축구란 바로 이렇게 하는거라는 걸 보여줌! 우와아아~ 레알의 경기 중에서도 수준급이 아니었나 싶어요. 비록 우리의 지단이 조금 움직임이 둔했고 호나우두도 (여전히) 삽질해지만, 지단과 라울만으로도 충분히 환상적이었습니다. 참 그리고 카시아스의 선방을 빼놓을 수 없었죠. 사실 카시아스 아니었으면 두 골은 먹었을 거예요. 후반에 니스텔루이가 찬 공은 카시아스 아니었으면 들어갔을 겁니다.
멋진 카시아스. (생긴것도 멋지죠 네?)
저는 개인적으로 맨유를 그리 싫어하지는 않는데..
왜냐면 확실히 라틴축구와는 다른 앵글로 색슨 축구의 전형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그런 맛이 있어서..
힘과 조직력의 축구라고나 할까.. 근데 아까보니 힘도 어디갔는지 모르겠고 조직력도 무너지더만요.
딸기님 말대로 베론없이 베컴만으로는 안되드만요.
근데 스콜스와 네빌이 옐로 먹어서 담 경기 못나오니 앞길이 어둡구만 맨유(니스텔루이도 하나 먹었죠. 근데 개인적으로는 니스텔루이가 옐로 먹은건 좀 안줬어도 되는게 아닌가 싶은데..)..
암튼 레알은 자국리그보단 이런 경기에서 더욱 강한 것 같은게..흥미진진합니다.
바르샤-유벤 경기 재방도 낮에 약간 봤는데 윽 재미없드만요. 무패행진의 바르샤답지않게 지지부진..
담엔 내가 레알 담으로 응원하는 AC 밀란의 경기도 봐야지. | | |
(2003.04.12-17: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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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4-17:56:38)
바르샤-유벤 경기 진짜 재미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바르샤를 싫어하는 거예요
유벤은--그게 이탈리아 빗장수비 축구의 전형이라 주장한다면 할말 없지만
정말 그 경기 재미없었어요
회사에서 후배 두명 꼬셔서 같이 봤는데
넘 재미없어서...둘다 나가버렸어요
저도 후반에 1:1 됐을 때 걍 꺼버렸어요... | | |
(2003.04.14-17:57:55)
밀란은 아약스랑 빵빵 동점이던데...
그래도 경기 재방하면 봐야겠죠
제가 좋아하는 발렌시아는 경기 결과 보니까
인터한테 1:0 으로 졌더라구요...
그런데 요새 인터에 바티 나오나요? 궁금궁금(초롱초롱)
이제 레알 담으로 기대되는 건--언니 말대로 밀란 뿐인 것 같아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