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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극우파들

유럽의 극우파들 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 은정 펠스너 옮김. 한울. 출판사가 한울... 딱 한울스러운 책이다. 진지하고 빡빡하다. 근래 읽은 가장 재미난 책. 읽는 동안, 그리고 다 읽고 나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생각할 것들이 많아서. 얼른 정리해야지 했는데 게으름 피우다 보니 어느 새 생각은 익는 것이 아니라 쉬어버렸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그 자신 파시스트적 면모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하겠다고 했다. 네오나치스러운 유럽 극우파들은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편들며 집결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에서는 르펜이 결선에 진출했다. 파시즘도, 나치도, 극우파도, 모두모두 혼란스러운 개념들이며 현실에서 표출되는 모양..

딸기네 책방 2022.04.23

[한국의 논점] 미국과 중국 사이

미국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대를 빼냈다. 철군 자체는 놀랄 일이 아니었다. 이미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예고됐던 것이다. 탈레반의 재부상도 예상됐던 일이다. 다만 그들의 진격 속도에 세계가 놀라고, 그것이 가져올 아프간인들의 고통을 걱정하는 것일뿐이다. 오히려 놀라웠던 것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철군한 방식이었다. 일정을 정해놓고 유럽을 비롯한 전쟁 동맹국들에게는 오직 통보만 했다. 카불 공항에서 미군이 나가는 일정이라도 늦춰달라는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유럽은 이례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아프간전 동지였던 영국도, 독일도 씁쓸히 ‘미군이 철수한다니 거기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며 돌아서야 했다. 미국의 군사행동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케이..

티모르 섬의 ‘마마 알레타’

인도네시아와 호주 사이에 있는 티모르. 면적 3만km2의 동서로 길쭉한 섬이다. 동쪽 절반은 인도네시아로부터 힘겨운 투쟁 끝에 독립해 2002년 나라를 세운 동티모르이고 서쪽 절반은 인도네시아 땅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이스트누사텅가라 주이지만 흔히 서티모르라고 부른다. 알레타 바운 Aleta Baun(1966~)은 서티모르 몰로 지역의 토착민이다. 그가 사는 를로바탄 마을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숲에서 소와 말을 돌본다. 알레타도 어린 시절을 그렇게 보냈다. 가축을 키우고 산을 오르고 숲에서 놀았다. 그의 삶은 마을 공동체와 떼어놓을 수 없다. 어릴 적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마을 여성들이 돌아가며 알레타를 키웠다. 아버지는 ‘아마프’라고 불리는 부족 지도자였다. 몰로 부족사회에서 아마프는 절대적..

[강연 안내] 우크라이나와 국제 정세

서울YWCA '여성청년 글로벌 평화리더십' 이런 걸 해요. 전쟁과 평화에 관해... (라고 쓰고 보니 마치 를 꼭 읽었어야 했던 것 같은 느낌이;;) 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정세'인데, 제가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줄줄 풀어놓을 능력은 없고요. 우크라이나를 계기로 '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참가신청 링크

스티글리츠, <유로>

유로 조지프 스티글리츠, 박형준 옮김, 열린책들 스티글리츠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니 비슷한 논지의 글을 반복해서 듣는 것 같은 느낌이 좀 있었다. 이 책은 이전 저서들에서 얘기해온 것들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2008~2012년의 총칭 '유로존 위기'에 집중하고 있고 정책적, 제도적 대안들을 모색한 것이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스티글리츠는 독일의 흑자가 결국 그리스 같은 나라들을 궁지로 내몬 과정을 파헤치면서, "중국의 흑자를 욕하면서 왜 독일의 흑자는 욕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유로화와 그 배경이 된 '이상'에 공감하면서도 저자는 유로화를 '그리스-유로' 식으로 쪼개어 몇 개의 블록으로 나누는 것, 혹은 아예 독일을 유로존에서 내보내는 것까지 여러 종류의 해법들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쪼개진 유로,..

딸기네 책방 2022.04.16

[구정은의 '수상한 GPS'] 프랑스 대선, 르펜이 저렇게...

10일 프랑스 대선이 실시된다. 후보가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을 포함해 12명. 아마도 과반 득표자는 없을 것 같고, 1차 투표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후보가 24일 2라운드 즉 결선에서 맞붙게 된다. 유권자 약 4700만명, 임기 5년, 유럽연합의 주축인 나라. 특히나 유럽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관심은.... 일단 한국에선 별로 없는 것 같다. ㅎㅎ 제일 유력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이다. 정치적 성향은 중도파 리버럴로 분류된다.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사민주의 성향의 좌파와 기독교에 기반을 둔 우파 정당의 대결구도는 깨진지 오래이며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과거 사회당과 공화당으로 나뉘어있던 구도가 희석되고 양당에서 중도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2016년 ‘전진하는 공화국(앙마르셰)’ 정당을 만들었다. 마크..

BTS, 미얀마, 아시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한 2월 23일, 영국 BBC방송 웹사이트의 메인 뉴스 화면에는 바이든이나 푸틴의 뉴스와 함께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2021년 매출이 31%나 늘었다는 기사가 떠 있었다. 코로나19 시대에 콘서트는 없어졌어도 스트리밍과 굿즈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방탄소년단. 다소간 고전적인 한국 이름보다는 어느 새 BTS라는 글로벌 네이밍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이 아이돌 그룹의 행보는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모두 세계 언론을 장식한다.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쌓아올린 실적에서부터 ‘아시아 미소년이 외모의 기준의 되고 있다’는 기사까지, 환호와 분석이 넘쳐난다. BTS가 노래하는 ‘70억 개의 별’ 그들의 팬이 세계에 1억 명에 육박한다는 추정치도 있지만 정확..

[구정은의 '수상한 GPS']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아프간 회의' 연 중국

중국이 아프간 관련 국제회의를 열어서 미국, 러시아 등의 대표단을 불러모았다. 3월 30-31일 이틀 동안 중국 안후이安徽성 황산黄山의 툰시屯溪에서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의 외교대표들이 모여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논의. 아프간 인접국 외교장관 회의. 작년 8월 탈레반 재집권하고 그 다음달인 9월에 파키스탄 주재로 화상회의. 이어 10월에는 이란 테헤란에서 두번째 회의.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프간 재정지원 끊으면서 아프간 경제 나락으로. 특히 주변국들은 난민 유입과 극단세력 움직임 등을 경계. 그래서 아프간 안정 문제 논의하는 자리를 만든 것. 중국 코로나19 경계하느라고 외진 도시에서 개최. [로이터] China, U.S., Russia, Pakistan to hold talks on Afghanist..

[구정은의 '현실지구'] 우크라이나, 팜유와 밀가루

팜유Palm oil. 이름 그대로 팜(기름야자)의 열매에서 뽑아낸 기름이다. 빵을 만들 때 버터 대신 쓰기도 하고, 식용유로 쓰기도 한다. 제조업에도 널리 쓰인다. 비스킷, 초콜릿, 비누와 세제 등 온갖 다양한 상품에 팜유가 들어간다. 해마다 7000만~8000만 톤의 팜유가 생산되는데 생산과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세계 수출량의 60% 정도를 인도네시아가 차지한다. 팜유는 석유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어 바이오디젤 원료로 쓰이는데, 정작 보르네오 섬은 팜 농장들이 늘면서 숲이 사라져간다. 환경단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유 수출세를 대폭 올렸다. 선적할 때마다 수출세를 내는데 거기에 별도로 수출부담금을 매기고, 누진율까지 적용하기로 ..

[구정은의 '수상한 GPS']일본 또 지진...후쿠시마, 지금은?

16일 오후 11시 36분쯤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 지진 발생.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연안에 잠시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으나 17일 오전 해제. 이 지진으로 4명 이상 숨지고 170여명 부상. 지진이 워낙 잦은 일본에서는 진앙지의 절대적인 파동의 크기인 리히터규모가 아니라 실제 사람이나 건물에 미치는 강도인 진도로 표시.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진도 6강, 일본에서도 흔치 않은 강도의 지진. 곳곳 정전에 단수. 후쿠시마 현은 17일 오전 자위대에 재해 파견을 요청, 육상자위대는 이에 따라 공립병원에 부대를 보내 급수.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은 이와테 현과 미야기 현 등에 있는 조립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정지하기도. 미야기현 자동차도로 갈라지고 토호쿠신칸센도 운행 중단. JR동일본이 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