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도 못 챙겨먹고 짐을 싸들고 호텔에서 나왔다. 미국의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바그다드의 긴장도가 하루하루 높아지고 있다. 주유소에 기름을 잔뜩 넣어두려는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풍요로운 것이라고는 석유 밖에 없는 이라크에서 시민들이 석유를 사기 위해 늘어서 있다니. 중산층 주민들은 전쟁과 함께 빈민들의 폭동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재산을 타지로 옮기고 있고 상점들도 상품을 창고에 집어넣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16일 미국, 영국, 스페인 3국 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시민들의 동요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라크 정부는 시내 곳곳에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참호를 만들고 있다. 대사관의 박웅철 서기관 말에 따르면 시내에 참호를 구축하는 것은 미군에 맞서 저항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