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191

기름 도둑, 가스 도둑

세계 10위 산유국 나이지리아에서 송유관이 폭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건은 지역주민들이 파이프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내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는 기름을 서방에 팔아 돈을 버는데 유전지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연료를 훔쳐내야 하는 현실은 에너지전쟁의 또다른 단면이다. 산유국들 뿐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지나가는 모든 곳에서 이런 기름도둑, 가스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국 정부는 사형 위협까지 해가며 막으려 하지만 전지구적인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 빈민들의 연료 도둑질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에서 26일 송유관이 폭발해 최소 269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적십자사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피묻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분쟁지역에서 저임금·강제 아동노동 등에 의해 생산돼 거대 다이아몬드 가공회사들로 팔려가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피묻은 다이아몬드)'가 다시 핫이슈로 등장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90년대 시에라리온 내전 당시 다이아몬드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을 계기로, 1990년대 아프리카 내전의 원인이 됐던 블러드 다이아몬드 문제가 다시 한번 물위로 떠올랐다. 1캐럿에 50만원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음부지마이는 콩고강을 끼고 있는 광산 지대다. 이 마을 곳곳에는 땅속 깊이 파들어간 구덩이들이 널려 있다. 어린 소년들을 비롯해 동네 남자들은 모두 땅속을 헤짚는다. 맨발에 곡괭이, 허리에는 밧줄을 매고 땅굴로 들어가 다이아몬드를 찾는 ..

부시맨의 힘겨운 승리

`부시맨(bushmen)'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남부의 산(San) 부족이 개발 바람 속에 터전을 잃고 떠돌다가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보츠와나 로바체 고등법원은 13일 칼라하리 사막에 살다 쫓겨난 산족에게 `고향에서 자기들 방식대로 살아갈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AP,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산족이 칼라하리 자연보호구역에 거주할 권리가 있으며, 정부의 강제 이주정책은 불법이라고 판시했다. 또 "정부가 산족에게 사냥허가조차 내주지 않은 것은 굶어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산족의 전통적 생활방식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원주민 권리 이례적 인정 이번 판결은 원주민들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던 아프리카에서 예외적인 것으로, 절멸 위기에 처한 소수 토착민..

아프리카 죽이는 전자쓰레기

컴퓨터와 주변기기들에서 나오는 `전자제품 쓰레기(e-waste)' 공해가 심각하다. 공해덩어리 폐기물들이 중국과 인도를 메우더니, 이젠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로 옮겨가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전자쓰레기 폐해가 커지면서 유엔이 선진국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유독성 쓰레기 이전'에 대해 경고하는 상황이 됐다고 B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아킴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이날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부자나라들이 해로운 전자쓰레기를 가난한 나라에 버리는 탓에 아프리카가 쓰레기산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타이너 총장은 이번 총회에서 유해폐기물 처리에 관한 바젤 협약(1989년) 이후 성과를 검토하면서 전자쓰레기 감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타의 죽음과 만델라의 '추모'

"어두운 시대를 상징했던 인물이지만 우리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를 실시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PW 보타 전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극심한 탄압을 받았던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은 보타의 마지막 길에 용서와 애도를 보냈다. 90세 고령이었던 보타의 사망은 큰 뉴스가 아니지만, 일생의 숙적이었던 그를 용서하고 누구보다 먼저 추모한 만델라의 모습은 다시 한번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언제나 할아버지 하시는 일에 감동하는 딸기는 당근 또다시 감동받음 ㅠ.ㅠ) ▶ P.W. Botha (left) and Nelson Mandela meet in November 1997 to discuss the 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 after Bo..

다르푸르 사람들

다르푸르 분쟁 '국제적 재앙' 우려 아프리카 북동부 수단의 다르푸르 지역(지도)에서 벌어진 분쟁이 `인권 참사'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단 정부는 유엔 사무총장 특사를 추방한다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다르푸르 사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재앙으로 치닫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단 정부는 22일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로 파견된 네덜란드 출신의 얀 프롱크가 자국을 비판하고 군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3일 내에 강제 추방키로 결정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알리 카르티 외무장관은 이날 프롱크 특사를 불러 25일까지 수단을 떠날 것을 통보했다. 2004년6월부터 수단 수도 카르툼에 체류해온 프롱크 특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수단군이 다르푸르 전투에서 2차례 패한뒤 사기가 떨..

마돈나의 입양

`입양도 쇼핑처럼 초고속으로?' 미국 팝스타 마돈나(48)가 남부 아프리카 빈국 말라위에서 아기를 입양했다. 마돈나와 남편 가이 리치는 말라위 보건당국으로부터 `임시 입양' 허가를 받은 뒤 아기를 데리고 일단 출국했으나, 현지 방문 2주 만에 속전속결 식으로 이뤄진 입양 절차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마돈나 부부는 16일 경호원을 시켜 생후 13개월 남자 아기 데이빗 반다를 데리고 출국하게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말라위 출입국관리 요원은 반다의 여권이 발부됐으며 마돈나의 경호원이 아기를 데리고 수도 릴롱궤 공항을 떠난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 4일 말라위에 입국한 마돈나는 반다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뒤 12일 릴롱궤 고등법원으로부터 `입양 임시허가'를 받았다. 10월5일, 말라위를 방문해 에이즈 고아들을..

아프리카의 한국 붐 2

나이로비에서 인기 끄는 한국 상품들 케냐 수도 나이로비 시내 대형유통체인 나쿠마트 상점. 인도 자본으로 운영되는 나쿠마트는 케냐 전역에 1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프리카 상권을 장악한 인도-파키스탄계 부유층과 흑인 중산층의 소비 중심인 나쿠마트의 가전제품 코너는 한국 제품 일색이다. 시내 중심가의 나쿠마트에서는 삼성 40인치 LCD TV가 25만 실링(약 325만원), 은나노 트윈쿨링 냉장고가 16만5000실링(약 214만원)에 팔린다. 구매력기준 연간 1인당 국내총생산(CDP)이 1100달러에 불과한 케냐에서 예상을 뒤엎고 값비싼 삼성 제품이 순항을 하고 있다. 독일 보슈, 일본 산요, 네덜란드 필립스 제품은 한켠에 밀려나있는 반면 삼성과 LG 등 한국 제품들이 한가운데 넓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아프리카의 한국 붐 1

아프리카 오지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력은 대단했다. 고려상인들이 `코리아(고려)'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면, 21세기 한국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제2의 개국공신은 글로벌 경제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다. 지난달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세디에 있는 줄루족 민속마을을 찾았다. 남아공 경제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자동차로 40여분을 달려가야 하는 이 곳은 현생 인류의 발상지라 해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으로, 남아공 주요 5개 부족의 거주지가 형성돼 있다. 레세디는 현지 부족어인 소토 언어로 `빛이 있는 땅'을 뜻한다. 줄루족과 코사족, 은데벨레족, 바소토족, 페디족들이 일종의 민속마을을 만들어 이 곳에 거주하고 있다. 하루 2차례 관광객들에게 거주지 ..

미·중·일 ‘아프리카 구애 작전’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이 아프리카를 구애 작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교역 확대·노동력 공급 등을 무기로 아프리카 공세를 강화하자 미국도 이에 맞서 아프리카 외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일본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등 대외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아프리카 외교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자원과 잠재적 시장을 갖고도 저발전 상태를 면치 못했던 아프리카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면서 열강들의 쟁탈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오바마의 화려한 순방 미국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일리노이주)이자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 배럭 오바마 의원이 지난 20일부터 보름간의 일정으로 아프리카 순방을 시작했다. 오바마 의원은 케냐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함께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