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7

죽어가는 시리아인들…최대 적은 IS·외국군 아닌 ‘자국 정부’

4만2234. 지난 13개월 동안 전투기들이 시리아를 공습한 횟수다. 미국과 아랍 동맹국들, 프랑스, 러시아가 줄줄이 공습에 나서면서 시리아 사람들은 연일 퍼붓는 폭탄과 미사일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지난 9월말 공습을 시작한 뒤 50여일 만에 민간인 403명 이상이 숨졌다. 러시아군이 공습으로 사살한 극단주의 무장세력은 381명으로,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더 컸다. 외국군의 공습은 전투기 비행음이라도 들리고 정부군이나 이슬람국가(IS) 등의 군사시설을 겨냥하니 그나마 낫다. 가장 무서운 것은 첨단 미사일이 아닌 정부군의 통폭탄(barrel bomb)이다. 정부군은 반군을 잡는다며 드럼통에 TNT 따위 폭발물을 가득 넣은 통폭탄을 알레포나 하마 같은 대도시 시장통에 떨어뜨린다. 지난 13개..

이번 세기 말 중동은 사람 살 수 없는 곳 될지도

지난 7월 31일, 페르시아만에 면한 이란의 항구도시 반다르 마샤르의 낮 기온이 74도를 기록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더위가 중동은 물론, 인도와 유럽 남부 등을 휩쓸었다. 열파(heat wave)가 이어지자 이라크에서는 냉방용 전기가 모자라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스라엘에서는 물 부족이 극심해지고 트레킹 나선 관광객이 열사병에 목숨을 잃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이번 세기 안에 중동 여러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제러미 팰과 엘파티흐 엘타히르 교수는 지금처럼 탄소를 쏟아낼 경우 이르면 2070년 무렵에는 걸프 대부분 지역에 혹서가 일상화되고, 이번 세기 안에 몇몇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

[뉴스 깊이보기] ‘팔레스타인인줄 알고’ 유대인까지 죽인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폭력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팔레스타인인들, 자국 내 아랍계에 대한 탄압의 부메랑이 결국 이스라엘의 유대인에게로 돌아왔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사람인줄 알고’ 이스라엘 유대인을 사살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1일 밤 이스라엘군이 예루살렘에서 한 남성을 사살했다. 군은 이 남성이 “팔레스타인 테러범이라고 생각해”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팔레스타인인이 아닌 이스라엘인이었고, 이스라엘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아랍계도 아닌 유대인이었다. 게다가 유대교 학교인 예슈바 학생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것은 검시 과정에서였다. 시신을 검사한 의사가 자국민 유대인임을 알고 경찰과 군에 알린 것이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러시아 남부의 자치공화국인 다게스탄에서 이주해온 심차 호다토프라..

이란의 석유자원과 산업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릴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역사적인 핵 합의’가 타결되면서 이란이 국제 에너지 시장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P5+1)과 이란이 핵협상의 큰 틀에 합의했고, 7월 13일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이란 핵 ‘의혹시설’을 국제기구가 사찰하고, 그 대신 서방은 경제 제재 해제의 절차와 범위, 시한 등을 정한 것이죠. 타결되고 일주일만인 7월 20일 유엔 안보리가 핵 합의안을 추인했습니다. 이때부터 90일 이후 협정이 발효되게 돼 있으니, 발효 시점은 10월 19일입니다. 협정이 발효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핵시설을 조사하게 됩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올 연..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뒤엔 이 사람- 이란의 '다크나이트' 솔레이마니

지난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회의. 이란 장성이 시리아 지도를 펼쳐놓고 러시아 관리들에게 경고를 했다. 러시아가 지원해온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위기라는 것이었다. 이 장성은 “하지만 러시아가 도와준다면 승리로 바꿀 수 있다”고 설득했고,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에 나섰다. 크렘린을 움직인 사람은 이란의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이다. 핵 협상이 타결돼 이란 정부가 미국과 축배를 들 때, 물밑에선 ‘아사드 구하기’를 목표로 러시아와 이란의 연대가 시작된 것이었다. 러시아 전투기는 지난달 30일부터 연일 시리아 반정부 진영을 공격하고 있고, 이란 특수부대는 지상에서 아사드를 돕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두 나라의 공조가 몇 달 전부터 준비돼왔던 것이라며 그 핵심에 있는 솔레이마니의 ‘러시아 ..

팔 대통령 “이스라엘과의 협정 못 지키겠다” ...파탄난 오슬로협정  

1993년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오슬로협정’은 양측의 오랜 분쟁을 끝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할 길을 닦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졌고, 두 사람은 그 공로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이 불법점령했던 요르단강 서안지구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세워졌으며, 팔레스타인은 유엔의 옵서버국가가 됐다. 올해 유엔 총회에서는 처음으로 유엔본부 앞에 팔레스타인 국기가 걸렸다. 하지만 이-팔 관계는 안정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이스라엘의 도발과 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가 이어졌고, 이스라엘은 수차례 침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초토화했..

투탕카문 무덤 ‘비밀의 방’ 미스터리 풀릴까

1922년 11월 4일,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이집트 룩소르의 ‘왕들의 계곡’에서 투탕카문(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해 세계를 놀라게 했지요. 소년왕의 죽음을 둘러싼 숱한 수수께끼와 ‘신화’도 세계에 퍼졌습니다. 무덤을 발굴한 이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으나, 투탕카문의 무덤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지금도 끊이지 않습니다. 오래 전 이집트를 여행갔을 때 저는 참 무식하고 후회스럽게도 게으른 가이드의 꾐에 빠져 '왕들의 계곡' 씩이나 가놓고도 투탕카문 무덤 대신 다른 무덤들만 들어가봤다는 엉엉엉 ‘투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파라오의 황금가면과 무덤은 이집트에 지금까지 막대한 외화를 벌어주는 ‘효자’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집트가 다시 투탕카문 미스터리로 시끌시끌합니다. ..

사우디 '하지' 순례객 압사사고, 최소 717명 사망

하지는 모든 이슬람 신자들의 ‘5대 기둥(의무)’이라고 부르는 것 중의 하나인 성지순례를 가리킨다. 하지 끝의 희생제인 ‘이드 알 아드하’는 이슬람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축제가, 대규모 참사와 함께 비극으로 변하게 됐다. 희생제 날인 24일 25년 만에 최악의 사고가 일어난 탓이다. 해마다 닷새에서 일주일 정도 진행되는 하지에는 순례객들이 대거 몰린다. 순례자들은 메카의 대(大)모스크 가운데에 있는 ‘카바’라는 검은 돌에 입을 맞추고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미나 계곡에서 밤을 보낸다. 마지막 날에는 메카 부근의 아라파트 평원에서 돌을 주워와 미나 계곡에 있는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며 악마를 쫓는 상징적인 의식을 한다. 사고는 사람들이 마귀 돌기둥이 있는 쪽으로 이동해 가는 와..

차이나쇼크 직격탄 맞은 사우디와 유가 흐름

중국 경제가 심상찮습니다. 지난 6월 한 차례 상하이 증시 대폭락, 정부의 인위적인 ‘증시 부양’, 그리고 7월의 더 큰 폭락. 이어서 8월에는 중국의 석유화학 산업 단지이자 수출항인 톈진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중국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세계의 공장’이 가동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전 세계로 그 여파가 미치게 되죠. 중국 경제의 찬바람, 그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입니다. 지난해부터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과 출혈경쟁을 벌여온 사우디는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더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미국 셰일가스와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 이른바 P5+1과 지난 7월 핵협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미국 의회가 ..

팔레스타인 영화, '오마르'

지난 토요일에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상영된 '오마르'를 봤다. 영화 한 편을 보기가 내겐 왜 그렇게 힘겨운지. 시간이 없거나 돈이 없어서;; 영화를 보지 못한다는 게 아니다. 나는 영화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일'이 몹시 힘들고 부담스럽다. '진지한 영화'를 보고, 눈 앞에서 펼쳐지는 시각적 효과에 집중하고, 그 내용과 메시지를 곱씹는 일이 고되다. 영화보다 더 힘들고 무거운 현실이 넘쳐나는 판에... 라고 핑계를 대본다. 이 영화가 아랍영화제에서 상영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오마르'를 만났으니, 이 또한 '피할 수 없는 숙제'였던 것일까. 영화는 '장벽'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마도 (끝났다고 하지만 끝나지 않은)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 속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