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무슬림 ‘히잡’도 패션? 스웨덴의 ‘히자비스타’ 디자이너

스웨덴의 여성 디자이너 이만 알데베(30)는 스톡홀름과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등의 백화점에 매장을 낸 제법 알려진 패션디자이너다. 그의 ‘작품’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히잡이나 남성들의 머리수건인 터번을 응용한 패션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알데베는 스톡홀름의 요르단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무슬림 여성이다. 아버지는 이슬람 사원에서 설교하는 이맘이었다. 알데베가 어렸던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스톡홀름에서 무슬림이 예배를 볼 수 있는 곳은 이민자 커뮤니티센터의 지하실 뿐이었다. 거기서 알데베는 쿠란에 대해 배우고, 이슬람식으로 도축된 ‘할랄’ 음식을 먹으며 무슬림 문화를 익혔다. 특히 그는 ‘이맘의 딸’이었기 때문에 주변 무슬림 이민자들..

폭스바겐 게이트

1100만대 리콜. 독일의 대표 기업이자 세계 2위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눈속임’이 대규모 스캔들로 비화했다. 각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고, 곳곳에서 소송이 이어질 조짐이다.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폭스바겐의 손실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스캔들의 시작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폭스바겐에 차량 48만대의 리콜을 명령한 것이었다. 미국 엔지니어 존 저먼과 피터 모크는 웨스트버지니아대 대기공학 연구팀과 함께 비영리기구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의 연구자금을 지원받아 폭스바겐 차량들의 배출가스를 조사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내놓은 배출량 자료와 실제 배출치를 비교하면서, 이들은 처음엔 자신들에게 실수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폭스바겐의 파사트와 제타에서 출시..

[월드피플] 페이스북과 싸워 이긴 오스트리아 청년

“축하해요, 막스 슈렘스. 당신이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바꿨어요.” 미 국가안보국(NSA)의 정보감시를 폭로한 뒤 러시아에 망명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6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그가 축하를 보낸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정보보호 활동가인 슈렘스(28)라는 청년이었다. 르몽드, 가디언, 엘파이스 등 유럽 언론들은 페이스북의 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할 수 없게 하라며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소송을 낸 슈렘스가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고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슈렘스는 법학을 공부하는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다.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샌타클라라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그는 수업 중에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담당 변호사인 에드 팔미에리의 강연을 우연히 듣고 깜짝 놀랐다. 페이스북이 유럽 사용자들이 입력한 정보들까..

영국 최장기 재위 군주 된 엘리자베스2세, 재산은 얼마?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89)이 9일로 영국 역사상 최장기간 재위한 군주가 됐다. 외신들은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여왕의 삶을 분석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영광스런 군주의 삶이라고 하기엔 왕실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여왕의 재산조차 세간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는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갑부들의 재산 흐름을 분석하는 ‘블룸버그 백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엘리자베스2세의 재산은 4억2500만달러(약 5063억원)이다. 물론 엄청난 재산이지만, 유럽에서 가장 돈 많은 여성인 로레알그룹의 상속자 릴리안 베탕쿠르의 재산 370억달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12년 라는 책을 쓴 전기작가 샐리 베델 스미스는 “여왕은 왕실의 청지기일 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부자는..

'난민 박대' 헝가리, 이번엔 기자가 난민들 발로 차

헝가리 우익 언론의 카메라 촬영기자가 경찰에 쫓겨 달아나는 난민을 발로 차 넘어뜨리는 장면이 포착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8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헝가리 N1TV의 카메라우먼 페트라 라슬로는 세르비아와 접경한 국경마을 뢰스케의 임시 난민수용소에 모인 난민을 취재하다가 아이를 안은 난민 남자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 당시 난민들은 경찰에 쫓겨 허둥지둥 달아나고 있었고,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이 그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라슬로는 앞쪽에서 달려오는 난민 아이의 다리를 발로 차고, 아이를 안고 뛰어가는 난민 남성에게 일부러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그러고는 쓰러지는 난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독일 RTL방송 기자 등이 이 장면을 그대로 찍어 트위터 등에 올렸고, 동영상 공유사이트들을 ..

메르켈, 반 이민 선동하는 극우파에 "불관용" 선언

“다른 이들의 존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들에게 관용은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민자들을 몰아내려는 극우파들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26일 동부 하이데나우의 난민캠프를 방문한 메르켈이 반 이민 선동을 하는 이들을 겨냥, ‘불관용’을 선언했다고 도이체벨레 등 독일 언론들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외국인들을 향한 공격적인 분위기는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최근 난민캠프 주변에서 발생한 극우파의 공격과 시위를 언급했다. 메르켈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그런 폭력을 규탄한다”면서, 극우파들이 난민을 보호하는 경찰을 공격하는 걸 지지하거나 지켜보고만 있었던 지역 주민들도 질타했다. 그는 “우익 극단주의자들과 네오나치들이 공허한 메시지를 퍼뜨리고 있는 것은 불쾌한 ..

액션맨 푸틴, 크림반도에 가다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했던 크림반도가 다시 뉴스에 등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때문이다. 푸틴은 지난 18일 흑해의 발라클라바 만에서 간이 잠수정을 타고 해저로 내려갔다. 크렘린은 이날 푸틴이 잠수하는 모습과 시민들의 환호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들을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푸틴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동그란 공 모양의 잠수정을 타고 물속 83m까지 내려가 9~10세기 비잔틴 제국의 난파선 등 ‘해저유물’들을 관찰했다. 러시아지리학회 창립 170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였다. "누가 크림의 보스인지 보여줬다" 푸틴이 잠수한 곳은 러시아군이 자랑하는 흑해함대 기지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 바로 앞이다. 명분은 ‘난파선 탐사’였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로부터 떼어내 병합한 크림반도 소..

동방정책 설계자 에곤 바르 타계  

전후 독일의 중요한 역사적인 고비에는 늘 그가 있었다. 통일의 기반을 닦은 인물로 평가되는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뒤에서 ‘동방정책’의 틀을 잡은 것도 그였다. 소련을 설득해 통일 문제를 독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끔 합의한 1971년의 모스크바 조약 협상장에도, 폴란드와의 복잡한 국경협상을 마무리한 같은 해의 바르샤바 조약 뒤에도 그가 있었다. 독일 통일의 설계자로 불리는 에곤 바르 전 독일 경제협력부 장관이 93세를 일기로 20일(현지시간) 타계했다. 독일 사민당은 이날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에곤 바르는 위대한 정치인이었으며 사민당은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고 그의 사망 사실을 알렸다. 바르는 1922년 독일 중부 소도시 프레푸르트에서 태어났다. 베를린의 군수공장에서 산업기술자로 일하다가 2차 ..

“공항 팝니다” 빚더미 그리스 '매물'은 결국 독일로

“공항 팝니다.” 빚더미에 앉은 그리스가 좌파연합 시리자 집권 뒤 중단했던 기간산업 민영화를 다시 시작했다. 그리스 정부는 18일 공항 14개를 독일 공항운영회사 프라포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국제 채권단과 약속했던 ‘개혁조치’의 일환이다. 14개 공항을 팔아 그리스가 얻는 수입은 총 12억유로 규모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프라포트 측은 이 공항들을 향후 40년간 운영·개발할 권리를 얻게 된다. 프라포트에 넘어가는 공항 중에는 그리스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 테살로니키, 유명 관광지인 크레테섬, 코르푸섬, 로도스섬의 공항들이 들어 있다. 운영권 매각 계약은 오는 11월 정식 체결될 예정이라고 독일 dpa통신은 보도했다.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 기..

[뉴스 깊이보기]영 노동당 ‘제3의 길’ 버리나... 당대표 선거 좌파 코빈 유력  

1990년대 중반, 토니 블레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정치인과 ‘스코틀랜드의 천재 좌파’ 고든 브라운이 짝을 이뤄 ‘신노동당’을 주창하고 나섰다. 몰락한 사회주의는 물론이고 힘을 잃어가는 유럽 사민주의와도 선을 그으며 제3의 길을 외친 블레어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유럽의 새 흐름을 주도했고, 1997년부터 10년 동안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을 지켰다. ‘미국의 푸들’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어쨌든 지난 20년간 영국 노동당은 ‘블레어리즘’에 지배돼 왔다. 제3의 길 시대가 마침내 종말을 고하고 노동당이 ‘좌파 본류’로 회귀하는 것일까. 14일 시작되는 노동당 대표 선거에서 정통 좌파로 분류되는 제러미 코빈(66)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블레어 집권 이래 노동당의 실책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