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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어디로 갈까… 전문가 진단

태국 군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시위대를 유혈진압했으나, 향후 정국이 안정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국외대 태국어과 이병도 교수(사진)는 19일 “탁신 지지세력의 재결집 여부, 왕실의 동향,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의 정치적 역량 등 수많은 변수들이 있다”면서 “특히 군부의 움직임이 정국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가 군을 동원, 시위대를 무력진압했다. 아피싯 정부의 다음 행보는. “아피싯은 9월에 의회를 해산하고 11월에 총선을 치르자는 일정을 시위대에 제시한 바 있다. ‘9월 총선’을 고집한 배경에는 군부가 있다. 아누뽕 빠오찐다 현 육군참모총장이 9월 군 정기인사에서 물러나면 더욱 강경한 ‘반 탁신계’ 장성이 뒤를 잇기로 내정돼 있다. 시위대는 ..

No Vote, No Kiss!

요즘 인터넷 서핑하다보면, 지방선거 앞두고 "No Vote, No Kiss!"라는 슬로건을 보게 되는데요. 저 슬로건의 원조 격인 미국의 "No Vote, No Sex!"운동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No Vote, No Sex”는 2004년 조지 W 부시의 재선을 막기 위해 미국 젊은이들이 만든 ‘보터가즘(Votergasm)’ 운동(http://www.votergasm.org)의 슬로건이랍니다. 더 멀리 '진짜 원조'를 찾으려면, 펠레폰네소스 전쟁 때 아테네 여인 리시스트라테의 제안에 따라 여성들이 남편들에게 "전쟁을 그만두지 않으면 섹스를 거부하겠다"고 위협해 전쟁을 멈추게 한 것을 들 수 있겠지요. 보터가즘은 무엇일까요.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즉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조직(?)은 아니..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8) 과거사 청산은 '현재진행형'

지난달 19일 오전 르완다 수도 키갈리. 가탱가 지역 주민센터 앞에서 한 여성이 16년 전 일어난 ‘대학살’을 증언하기 위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나는 마을 사람들이 죽어갔던 과정을 똑똑히 지켜봤다”며 “오늘 증인으로서 당시 벌어졌던 일을 그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의 격식은 따지지 않는 듯했다. 이날 열린 항소심 재판에선 법복 입은 판사 대신 옆 마을 주민들 중 명망 있는 이들이 법관 역할을 맡았다. 재판 장소도 주민센터 내 30㎡ 정도 크기의 소강당이었다. 이웃 마을에서는 이날 판사가 배탈이 나서 재판이 미뤄졌다고 했다. 이것이 르완다의 지역사회별로 이루어지는 1994년 제노사이드(인종말살) 전범재판 ‘가차차’의 모습이었다. 지난달 19일 르완다의 가탱가 지역 주민센터 밖에서 수의를 ..

중미산 꽃친구들

지난 주말, 아지님&꼼양이랑 경기도 양평 중미산 천문대에 다녀왔어요. 좋았습니다! 우선은, 꽃구경 풀구경부터. 고사리. by 꼼양. 애기똥풀 by 꼼양. (애기똥풀 공부해서 벽보 만들기로 했는데;;) 애기똥풀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 논밭둑이나 길가에서 높이 30-50cm 안팎으로 자란다. 봄이 되면 흰색을 띈 녹색의 어린 잎으로 자라다 여름에서 초가을까지 무성하게 자란다. 전체에 길고 연한 털이 드문드문 나 있다. 꽃에는 노랑 꽃잎 네 장이 달려 있다. 줄기를 꺾으면 노란 물이 나와서 '애기똥풀' 또는 '젖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밖에도 '씨아똥' '까치다리' '백굴채'라고 불리기도 한다. 줄기를 잘라 나오는 노란 분비물은 독이 있지만 조금씩 사용하면 약이 된다. 부스럼이나 습진 같은 피부병 약으로 ..

50년 뒤엔 생선이 없다?

“앞으로 40년 후에는 우리 식탁에서 생선이 사라진다.” 세계 각국 고깃배들이 북극해에서 남극 앞바다까지 지구상 모든 바다를 뒤지며 물고기를 낚아올리고 있다. 지금처럼 정부 보조금을 받는 초대형 선단들이 온 바다를 ‘싹쓸이’한다면 2050년에는 거의 모든 수산자원이 사라질 것이며, 우리 밥상에서 생선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위 사진은 이 글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_-;; 어획량과 수자원 이용 등에 대해 조사해온 유엔환경계획(UNEP)는 1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녹색경제보고서’를 1차 공개한 뒤 “이대로라면 40년 뒤에는 어업이 모두 무너져 20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UNEP의 ‘녹색경제이니셔티브’를 이끌고 있는 파반 수크데브 국장은 기자..

오래 산 님들.

제임스 쿡은 영국이 제국주의 국가로 세계에 위용을 떨치던 18세기에 오대양을 돌아다닌 사람이다. 왕립해군 함장직에 올라 ‘캡틴 쿡’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그는 인도양에서 북대서양 뉴펀들랜드까지, 하와이와 호주·뉴질랜드까지 온 바다를 돌며 뱃길을 열고 지도를 만들었다. 개척자이자 모험가, 선원이었던 동시에 제국주의의 첨병이기도 했던 쿡은 한 가지 이색적인 ‘선물’을 후대에 남겼다. 바로 투이 말릴라(Tu‘i Malila)라는 거북님이시다. 이분이 투이 말릴라 님이시다. 지금은 박물관에 있는... /이너넷에서 멋대로 퍼옴 이 초상화의 인물은 제임스 쿡. 나다니엘 댄스라는 사람이 그린 것이다. 세상에 많고 많은 거북들이 태어나 죽었겠지만 이 거북이는 사람처럼 생몰년도가 기록으로 남아있다. 쿡이 1777년 ..

저는 읽을 수가 없어요

주말에 꼼양이랑 차타고 가는데, 꼼양은 뒤에 있고 엄마는 조수석에 있고. 과자 먹다가, 그 과자가 얼마냐고 꼼양이 물었습니다. "봉투에 써있잖아. 니가 읽어봐." "어디요?" "거기 있을거야. 읽어봐." 잠시 뒤... 우리 귀여운 꼼꼼이... 애처로운 목소리로 "엄마, 저는 읽을 수가 없어요..." "왜?" "까만 줄로 된 거는 못 읽어요..." . . .바코드를 읽으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옛날에 일본에서 가렵다고 긁어달라 해서 '인형한테 긁어달라고 해' 그랬더니 5분 넘게 인형 손톱 찾다가 애처롭게 와서 "인형은 손톱이 업떠요" 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ㅎㅎ 사진은, 중미산에서 찍은 다정한 부녀의 모습이랍니다. * 요즘 꼼양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에피소드. 빨랑 엎드려 자라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 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 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 E. 벤저민 스키너 저/유강은 역 | 난장이 | 원제 : A Crime So Monstrous(2008) 석 달 전 코트디부아르 내륙 부아케에서 부룰리 궤양에 걸려 피부가 다 녹아내린 사내아이를 보았다. 시뻘건 근육이 밖으로 드러나 피가 뚝뚝 떨어지고 파리 떼가 몰려드는데도 아이는 울지 않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일 터인데, 아프고 못 먹어서 바짝 마른 아이는 얼굴을 일그러뜨릴 뿐 울지 않았다.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다시 감는 ‘치료’를 받은 뒤엔 조용히 진료소 앞 빈 터에 앉아있을 뿐 웃지도 않았다. 그 무표정을 보면서, 울지 않았던 다른 어떤 아이들을 떠올렸다. 4년 전 바로 옆 나라인 가나에 갔을 때다. 볼타 호수의 어부들이 가..

딸기네 책방 2010.05.18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7) 민주화로의 갈림길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들은 1960년대 건국 이후 군부 쿠데타와 군사독재를 경험했다. 가장 최근인 1980년 독립한 짐바브웨는 30년간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독재에 시달리고 있다. 기니와 모리타니에서는 군사쿠데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디 아민의 폭정을 끝낸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몇해 전부터 ‘종신집권 개헌’을 하며 시대를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 토고에서는 40년 철권통치를 했던 에야데마 냐싱베의 아들 포레 냐싱베가 세습 집권했다. 아프리카의 민주주의 성적표는 경제만큼이나 형편없어 보인다. 그러나 뉴스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독재체제를 끝내고 민주화로 나아가는 나라들이 더 많다. 문제는 이런 나라에서도 지역 갈등과 종족 갈등, 종교간 충돌, 부패와 경제 퇴행 등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