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세계는 지금 뉴스전쟁 중!

딸기21 2006. 12. 5. 01:56
728x90

뉴스는 곧 이데올로기다.

프랑스가 미국 CNN방송, 영국 BBC방송에 맞서 내놓은 24시간 뉴스채널 `프랑스24'가 6일 방송을 시작한다. 아랍권 대표 채널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지난달 영어방송을 출범시킨데 이어 프랑스24까지 가세, 가히 `세계 방송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전쟁의 새로운 양상은, 시청률이나 상업성 경쟁이 아닌 `이데올로기 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판 BBC 출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프랑스어·영어 국제뉴스 전문채널 `프랑스24'가 오는 6일 방송을 개시한다. 프랑스24는 이날 인터넷 방송을 시작으로, 7일 케이블과 위성방송을 송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뉴스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그레구아르 드니오 보도국장은 3일 AFP통신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눈으로 본 국제뉴스를 전하게 될 것"이라면서 세계 90개국 8000만명 이상의 가구가 프랑스24 뉴스를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니오국장은 앞서 일간 르피가로 인터뷰에서는 방송이 내세울 `프랑스적인 시각'의 내용에 대해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논쟁을 선호하고 ▲프랑스적인 생활방식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방송사 측은 우선 유럽지역과 옛 프랑스 식민지 국가들이 많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세계 여론 주도층을 타겟으로 삼아 영향력을 늘려갈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프랑스의 시각'을 내세우면서도 예의 `프랑스적인 고집'을 꺾고 영어 방송에 주력하기로 했다는 것. 이 방송은 프랑스어와 영어에 이어 내년에는 아랍어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고, 2009년에도 스페인어로도 방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방송사측은 "앵글로색슨적 가치관의 대안을 제시하려 해도, 시청자 대부분이 영어를 쓰는 상황에서는 영어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24는 현재 영어와 프랑스어, 아랍어 중 2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기자 170명을 두고 있다. 뉴스는 자체 취재 외에도 AFP통신 등으로부터 공급받게 되며, 회사 재정도 당분간은 국가 예산지원에 의존하게 된다.

이 방송이 출범하는데 최대 공로자는 시라크 대통령. 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면서 미국, 영국과 대립했던 시라크 대통령은 21세기 `이미지 전쟁'에서 성공하려면 CNN이나 BBC 같은 범세계적인 채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프랑스식 뉴스채널 창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가치 전쟁'


세계 뉴스경쟁은 속보·특종 경쟁을 넘어 `가치관 경쟁'으로 가고 있다. 이미 수십년 동안 `공영방송의 대명사'로 시청자들을 확보해놓은 BBC나 걸프전 이후 `뉴스채널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은 CNN은 최근 들어서는 수세에 급급한 처지가 됐다.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낸 것은 알자지라.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알자지라는 옛 BBC 출신 언론인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기 때문에 초창기만 해도 `중동의 BBC'라는 평을 들었다. 2001년 9·11 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거치면서 오사마 빈라덴 독점 인터뷰 등을 내보내면서 세계적인 이름을 얻었다.

알자지라를 보는 서방의 시각은 이중적이다. 알자지라는 중동의 거의 유일한 `독립 언론'이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너무 공격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중동 국가지도자들에게도 이 방송은 `기피 1순위'다.


      


중동과 미주에 45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해놓고 있는 알자지라는 지난달 영어판 방송 `알자지라 잉글리시'를 출범시키며 본격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알자지라는 영어방송 출범을 계기로 시청자를 6000만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알자지라는 이슬람 영향력이 큰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확대 타깃으로 하고 있다. 반면 본고장 격인 중동·아랍에서는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 지원을 받는 `좀더 온건한' 알아라비야TV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남미에서는 지난해 7월 `남쪽(개도국)의 목소리를 담겠다'며 텔레수르가 출범했다. 이 회사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쿠바,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합작으로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예산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어 ‘좌파 방송’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미국은 이 방송 수신을 아예 법으로 제한하기까지 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는 지난해말 옛 소련권 국가들에 뉴스를 공급하는 `러시아 투데이'방송을 출범시켰다.

728x90

'딸기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성의 물  (0) 2006.12.06
도넛 금지!  (0) 2006.12.06
웃고들 있지만.  (0) 2006.11.30
갈피 못잡는 나토, 거기에 한국이 왜 거론되는지  (0) 2006.11.29
올해의 바보들  (0) 2006.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