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안녕... ㅠ.ㅠ
"50년 뒤에는 생선이 사라진다!"
요즘 어린이들이 중년을 맞을 때쯤에는 식탁에서 생선을 비롯한 수산물들이 다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캐나다, 미국, 유럽 과학자들이 유엔 등의 조사결과를 분석, 종합해 "현 추세대로라면 2048년에는 생선을 비롯한 바닷속 먹거리들이 거의 사라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보고서를 내놨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반면 수산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사에 반발하며 `남획' 비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캐나다 댈하우지대 보리스 웜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이날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양생태계 생물다양성이 급감하고 있다면서 해양자원 보호구역 같은 `세이프 가드'들을 당장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팀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이 보유한 자료들과 최근 4년의 연구사례들, 세계 48개 해양생물보호구역에 대한 보고서 등을 종합해 세계 해양수산물 어획량의 변화 추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1950년부터 2003년까지 53년 동안 전세계 해양수산물 생물종 29%가 `붕괴'해 사라졌음을 알아냈다.
검토 가능한 자료들을 이용해 비교 시기를 1800년까지 높여 잡았더니, 해양수산물 종류의 40%가 붕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붕괴'는 어획고가 90% 이상 줄어들어 사실상 채취가 중단된 종류들을 뜻한다. 사라진 종류 중에는 생선 뿐 아니라 조개, 해조류를 비롯한 모든 수산물이 포함돼 있다.
수산물 종류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남획에 있다. 연구자들은 원양어선들이 대규모 선단을 구성, 지구를 돌며 `싹쓸이' 어획을 해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조밀한 그물로 바다 밑바닥까지 긁는 방식이 `첨단 어업'으로 각광받으면서 1990년대 이후 어종을 급격히 감소시켰다. 그 결과 북미, 유럽, 호주 등에서는 근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또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세계 곳곳 해안지역에서 수온이 변하고 홍수가 잦아지는 등 생태계 변화가 일어난 탓도 있다. 수산물에 해를 입히는 조류 따위가 늘어난 곳도 많다.
"갈치가 사라지면 고등어를 먹으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연은 인간의 편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연구팀의 12개 해안지대와 보호구역들을 조사한 결과 생물종 수가 감소하면 남아있는 종의 개체 숫자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계 전반이 교란돼 연쇄적인 멸종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업을 금지시키거나 어획량을 제한한 해양보호구역에서는 생물다양성이 다시 복원되면서 개체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으로, 인간의 노력으로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스탠퍼드대 스티브 팰럼비 교수는 "해양생물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번 세기를 마지막으로 수산물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칼 구스타프 룬딘 사무총장은 "보호구역은 아주 중요하지만, 보호구역의 숫자를 몇개 늘리는 정도 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생물종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이 현재의 어획고 뿐 아니라 장기적인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수산업계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국립어업연구소(NFI)는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어획량·생물종 감소는 자연적으로 해마다 일어나는 변동의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