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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최고경영자 존 브라운, "좋을 때 떠나겠다"

딸기21 2006. 7.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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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메이저 중 하나인
영국석유(BP)의 최고경영자(CEO) 존 브라운(58·사진)이 25일 스스로의 퇴진 일정을 못박았다. BP를 단순한 석유회사가 아닌 `차세대 에너지기업'으로 끌어올린 브라운 회장의 거취는 투자자들의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브라운은 이날 2·4분기 BP의 놀라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2008년 말 60세가 되는대로 정년퇴직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이날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4 분기 BP가 72억70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9%나 늘어난 액수이고, BP의 한 분기 이익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고유가 덕을 본 것이기는 하지만 최근 BP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일어난 기름 유출사고와 텍사스 송유관 폭발사고 등의 암초를 만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뉴욕타임스 등은 "석달 동안 매일 1분에 5만5000달러를 벌어들인 셈"이라고 보도했다.

막대한 이익 못잖게 시장의 관심을 끈 것은 2008년말 BP를 떠나겠다는 브라운의 발언이었다. 브라운은 퇴임 계획을 밝히면서 "이 자리에서는 물러나겠지만 그것이 곧 은퇴는 아니다"라면서 "직업을 바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거취를 고민했다고 말했지만 퇴임을 2년 앞두고 미리 발표를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브라운은 1995년 CEO 취임 뒤 파산 위기로까지 몰렸었던 BP를 살려내 세계 3위의 석유회사로 키웠다. 그는 `석유를 넘어서(Beyond Petrol)'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환경문제에 대한 기업 인식을 바꾸는데 앞장섰다.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식의 소극적 대응에서 벗어나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유전지역 환경보호 캠페인을 지원하며 환경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한 것.

BP는 세계에서 환경기술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기업으로 변신했고, 미국의 엑손모빌이나 셰브론텍사코 같은 석유회사들이 `환경파괴 기업'으로 지탄받는 것과 달리 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1997년 그는 "BP는 석유회사가 아닌 에너지 기업"이라고 공식 선포했고 2년 뒤에는 세계 최대 태양광에너지 기술개발사인 미국 솔라렉스를 인수했다. 유럽이 귀족 작위를 받아 영국에서 `브라운 경'으로 불리는 그는 유럽에서 보기 드문 `개혁형 CEO'로도 각광받았다.


그러나 찬사의 이면에서는 `신규 유전개발 투자를 무시한 채 인수합병에만 몰두, 유가를 끌어올린 장본인'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최근에는 피터 서덜랜드 회장과의 불화로 이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이번 퇴임 일정 발표는 그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이사회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