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영국 경찰은 런던 동부의 있는 무슬림 청년 2명의 아파트를 급습해 비디오테이프를 찾아냈다. 이들이 집안에서 녹음한 비디오테이프에는 "너희가 우리를 죽인다면 우리도 너희를 죽일 것이다"라면서 테러공격을 경고하는 장면이 들어있었다.
이후 영국 경찰청은 2001년 9.11 테러에 버금가는 대규모 항공기 테러를 벌이려던 음모가 드러났다면서 런던 일대 무슬림들을 수색, 여러 `조직'을 적발하고 11명을 체포했다. 당국이 수하물 반입규정을 강화하면서 영국과 미국을 오가는 항공기들은 발이 묶였고 곳곳에서 항공대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체포된 `테러용의자'들은 실제로는 여권조차 없었으며 자폭테러 지원자들을 모집하지도 못한 단계였고 테러 준비를 구체적으로 진행시켰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뉴욕타임스는 영국과 미국 테러수사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양국 수사당국의 조치와 공식 발표가 과장됐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양국 수사기관들의 공식 발표와 달리 테러가 `임박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최대 10대의 여객기를 목표로 테러를 준비했다'는 것은 과장된 추정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용의자들이 테러를 모의한 정황은 있지만 실행할만한 준비는 돼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초 영국 정부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대량 인명살상 기도가 드러났다"면서 "이들이 테러를 실행했다면 최대 10대의 여객기가 미국 도시 상공에서 폭발했을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마이클 처토프 미 국토안보부 장관도 "테러 시도가 실행단계 직전에 와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고위 수사관계자들로부터 테러 관련 정보가 과장됐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미국과 영국 정부가 `양치기 소년'처럼 위협을 과장해 대중들의 테러 공포심리를 극대화시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6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일대에서 테러조직을 적발했다고 발표했으나 수사결과 유사 종교집단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흐지부지됐다. 2003년에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 고층건물을 폭파하려한 테러기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가 수사당국이 "근거 없다"며 반발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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