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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여름 타지키스탄] 호수의 날- 불룬쿨 가는 길

딸기21 2026. 9. 14. 20:08

7.7

 

오늘은 호수의 날. 
랑가르의 게스트하우스를 떠나서 불룬쿨 호수로 가는 길. 

 

 

구불구불 자갈 길로 올라간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해발 3200. 파미르 강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오른편은 계속해서 아프가니스탄. 
3200 넘어가면서부터 바람이 확실히 차가워졌다. 

 


4270 하르구쉬 호수. 

 

 

셋이 여행하니 룰을 정해서, 두 시간마다 자리를 바꾼다. 
한명은 안 움직이고, 한 명은 느리게 움직이고, 한 명은 계속 움직인다. 

 

나? 움직이는 사람. 

호수까지 다녀왔는데, 고산병이 없다지만 이 고도에서 뛰는 건 역시 어려웠다. 

 


4000m 또 다른 호수를 보고. 
3900로 조금 내려왔다. 

 

 

이번엔 멀리 있는 호수를 바라보고. 

 


두샨베를 출발해서 오는 길 내내 적막한 무채색 전망들이 펼쳐졌지만 

뜻밖에도 좋았던 것은 그 사이사이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시골길들이었다. 

미루나무가 줄지어 서있고 때론 밀밭에 바람이 일고 

마을마다 장미가 심어져 있고 얼마 안 되는 풀밭에 꽃들이 피어 있는. 


오늘 아침 랑가르를 떠난 뒤로 시야에 펼쳐진 것은 전혀 다른,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경관이다.
파미르를 여행지로 정했던 것은 ‘화성 같고 목성 같은’ 풍경을 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이곳은 ‘풍경‘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아름답다는 말은 더더욱. 

’경치가 좋다’는 말도 맞지 않는다. 그저 까마득한 어딘가에, 이상하고 장엄하고 낯선 곳에 서 있는 기분이랄까. 

 


오늘의 네 번째 호수, 3750미터 불룬쿨. 

 

 

오늘 머물 곳은 이 호숫가다. 

 


15가구가 사는 하늘 밑 마을, 니소 홈스테이. 
불룬쿨 호수에서 잡은 고기 튀김과 야크 요구르트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타지크에서의 경험은 다 좋은데, 음식은 좀. 
양고기가 없어, 양고기가 ㅠㅠ (그 대신 자두와 살구와 체리를 많이 먹었다.)

 


태양광 발전을 많이 해서 전력 사정도 좋은 듯 하고 스타링크 연결해서 Wi-Fi도 빵빵 잘 터진다. 
야크를 보러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없다고 해서 내일로 미루고. 

 

 

저녁 먹고 여유로운 시간. 

 


생각보다는 춥지 않다. 
파미르의 밤 하늘, 북두칠성이 바로 머리 위에 가까이 있었다. 
별구경 하다가 목이 아파 잠깐 앉았더니 이쁜 동네냥이 무릎위에 올라와 자리잡고 앉았다. 

갸르릉갸르릉. 녀석을 조물락거리며 놀다가, 별 보다가. 

 


내일은 더 큰 호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