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통신 안 된 어제는 과학의 날.

아침의 카라쿨은 구경 잊지 못할 장관이었다.
전날의 눈보라가 언제 일이었나 싶을 정도로 눈부신 햇살, 눈부신 호수.
골목을 빠져나와 호수가 눈 앞에 펼쳐졌을 때, 순간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전날 왔던 길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바탕 계곡쪽으로 내려간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계곡, 이대로 풀이 있어서 야크를 데리고 이리로 온다고. 마멋들 많이 봄.

와다르(파미르) 츄쿠리(타지크)- 맛있는 꽃줄기.
함로즈가 가족 준다고 따오는 걸 보고 잽싸게 우리도 따라가 한 마디씩 얻어먹음.

운석 구멍.


함로즈가 몇년 전 지질학자 안내하면서 배운 장소.

루나 캘린더- 아마도 고대 흔적? 뭘 알아야 말이지 ㅠㅠ

그리고 ‘아시아 최대 빙하 페드첸코.'
내가 알기론 극지방 제외 세계 최대 운하가 파미르에 있는데 이게 그건가? 집 가서 확인해봐야지.
(나중에 확인해보니 맞았다)

빙하 지대를 따라 계속 자갈길과 개울을 건너 험난한 여정.
엄청난 절벽길이었다!

스위스 커플이 3년 전에 조난을 당해 두고간 부서진 캠핑카와 불도저.
마을 사람들이 물 불어나 길이 막혔다며 가지 말라 했는데 굳이 떠나더니, 저렇게 됐다고 한다.
다행히 사람은 안 다쳤고 둘 중 남편이 다시 마을로 가서 트레일러를 끌고 왔는데,
이런 동네에 견인차가 있을 리 없고.
부부의 캠핑카 앞쪽은 저렇게 부서졌고, 캠핑용 컨테이너는 강에 휩쓸려 내려갔고,
도와주러 간 불도저;;마저 저 모양이 되어 두 대가
무모한 관광객에게 경고를 보내는 유적이 되고 만 것이었다.

지나가다가 손수레 끌고 여행하는 자를 봄.
(잠시 뒤 우리는 다시 그를 만나게 된다)

카라쿨에서 내려와 젤 먼저 만난 3000m 바르탕계곡 가장 높은 마을이 함로즈의 고향 쿠다라 마을이다.

2015년 지진이 일어났고 이듬해 라흐몬 대통령이 방문했고 2016년 그 때부터 전기가 들어왔다고.
그런 오지에서 나고 자랐는데 어찌나 똑똑하고 재주가 많은지.
5년 간 두샨베에서, 1년은 모스크바에서 유학했는데 고향에 돌아와 살며 가이드 겸 드라이버를 한다.
영어도 잘 하고 러시아어도 잘 하고.


저녁이 오기 전, 마을 구경.
학교에도 가보고, 아기염소들도 보고.




함로즈에게 “너네 마을에도 들를 수 있느냐”고 묻기는 했지만 자기 집에 재워줄 줄은 몰랐다.
그의 집에서 넘나 좋은 밤을 보냈다.

함로즈가 기타와 아코디언을 연주해줬다.
짐수레 여행자인 잉글리시맨 사일러스도 합류했다. 사일러스와의 대화도 재미있었다.
3년 째 걸어서 여행 중인데, 여행 1년 여 시점에 사막지대 지나가면서
수레를 끌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지금은 반려 수레가 된.
쿠다라 마을 밤하늘에는 진짜로 별이 가득했다.
20년 전 케냐 초원 이후 처음으로 밀키웨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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