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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마시, <인간과 자연>

딸기21 2026. 7. 26. 19:25

인간과 자연

조지 마시. 홍금수 옮김. 한길사. 7/26

 

 

1864년의 책이다.

160년 전에 이런 경고의 목소리가 이미 나왔는데 말이다.

오래된 책이 주는 재미가 한가득.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름다운 경관에 대한 감정이다. 사실 세련된 향락을 안겨주는 원천이 주변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지금에는 자연이 지닌 가치가 반감된 듯하다. 모든 대지가 순결할 수 있었고, 또 그리스와 로마인들이 촌락과 산지경 관의 매력에 생기를 불어넣는 외부 세계라 할 수 있는 자연에 연민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대지가 애초의 모습을 간직했던 초기 단계였다. 시간이 지나 플랜테이션, 화려하게 장식된 건축물, 기타 그림같이 아름다운 발전의 흔적으로 경관의 광채가 더해졌을 때, 그리스와 로마의 시인들은 과도한 현란함에 눈이 부신 나머지 급기야 자연의 미에 무감각해졌다.

-76

 

한때 번영했던 나라들이 쇠퇴한 것은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저항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지질학적 요인이나 호전적인 인간의 폭력에 기인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자연의 법칙을 무시해버린 인간의 무지, 전쟁, 또는 정부와 교회의 독재와 학정으로 인한 우연한 결과다.

자연의 법칙에 대한 무지에 이어 카이사르의 위대한 제국 절반을 황폐화시키고 노화시킨 원인은 먼저, 로마가 정복했던 왕국에서는 물론 심지어 이탈리아 영토 안에서 자행된 잔악하고 파멸적인 전제정치다. 그 다음으로는 넓은 관할지를 재앙으로 몰아넣고 정복된 나머지 지역에 폭력과 사기의 형태로 상시로 가해져 그 여운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정신적인 학대다.

인간은 폭압과 자연의 파괴적인 압력을 동시에 견디어낼 수 없다.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가해질 때 인간은 저항을 해보지만 결국에는 굴복한다.

로마는 농촌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에 다 팔아도 충당할 수 없을 정 도의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으며, 대부분의 일손을 군인으로 징발해가 고 농민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해 굶주리게 했다. 또한 로마는 과도한 규제와 불합리한 법률로 상공업을 억눌렀다. 결과적으로 넓은 면적의 토지는 휴한지가 되거나 진황지로 바뀌었다. 

-79

 

나는 독자들이 살펴보고 생각할 수 있는 노동의 기회를 빼앗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노동은 곧 삶이고 "기력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죽음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은 곧 스승이고 자신이 체득한 교훈은 최상의 결실이다.

자신을 계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얻기 어려운 힘은 곧 자신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보는 것이다. 시각은 재능이고 보는 것은 기술이다. 눈은 신체에 딸린 것이지만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기관은 아니며 대체적으로 오직 찾고자 하는 것만 본다. 눈은 거울과도 같이 눈앞에 나타난 물체를 비추지만 거울과 마찬가지로 무감각하며, 또 비추는 것을 반드시 감지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렇게 눈을 훈련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현자에게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움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우리의 세속적인 삶 속에서, 자연에 대한 연구에는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교리 다음으로 시각의 활용이 중요한 실질적인 교훈이 된다고 생각한다.

-83

 

우리는 조상들이 이룩한 기념비적인 업적을 지나 계속 행진해왔기 때문에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실력으로 자연을 정복하게 될 몇 세대 뒤의 우리 후손의 시대를 내다보고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할 법도 없다.

-103

 

(황폐해진 지역들에) 변화가 있으려면 현재 그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정부와 주민 사이의 정치적이고 도덕적인 측면에서의 대대적인 전환과 아울러, 아직은 그들 국가의 상황에서는 요원한 막대한 자금과 기술 그리고 토양과 기후의 개선을 현실화하는 과정과 관련된 선진적이고 보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한 상황들이 지리적인 재건작업에 호의적으로 작용할 때까지, 국지적인 예외를 제외하면 내가 언급한 여러 나 라는 폐허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 것이다. 

-104

 

인구감소는 아일랜드와 독일 및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처럼 해외이민에 대한 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자연이 부여한 각종 편익과 안전을 무자비하게 박탈함으로써 살 수 없게 된 곳으로부터, 자연에 의해 그러한 안전장치가 필요 없도록 지표가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소모적인 낭비에도 불구하고 원래의 윤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지역으로의 이동, 즉 제국 내 지역 간 인구이동에 기인한다.

-250

 

만일 가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인간의 직접적인 식량으로 필요한 농산물은 현재에 비해 소량으로, 그리고 그 생산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개간지는 현재보다 더 좁은 면적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게다가 가축을 기르고 살찌우는 데 소비되는 풀과 곡물의 생산에 필요한 토지를, 살코기 생산이 아닌 빵을 만들 수 있는 곡물재배에 할애했다면 훨씬 많은 양의 영양분을 생 산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미국같이 비옥한 국가에서 동식물성 영양분, 면화, 담배 등에 대한 국외의 수요는 영농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은 물론 숲으로의 침입을 더욱 조장한다. 따라서 이들 물품의 교역은 미국에서는 삼림파괴의 특별한 명분이 되고 있다. 

기존의 숲을 보존하고 그동안 과도하게 훼손되어온 숲을 많은 비용을 들여서 확장시키는 일은 이 시대가 앞으로 펼쳐질 시대에 대해 져야 할 가장 명백한 의무의 하나다. 특히 이 의무는 미국인에게 달려 있다. 우리가 숭고한 선조에게 진 빚은 그들이 보여준 관대함과 이타심을 가지고 우리 후손의 정신적, 물질적 이해를 돌볼 수 있을 때 다 갚을 수 있다.

-298-299

 

우리는 많은 지역에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삼림을 파괴해왔다. 이제 물질생활에 중요한 이 요소를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그리고 숲이 경지와 초지,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이슬, 땅을 적셔주는 샘과 개울 등에 가지는 관계의 영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 

그것은 곧 인간의 지식으로는 예측도 막을 수도 없는 외부 상황의 덧없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융통성에 따라, 상호의존적으로 직접 연계되어 있는 모든 산업 부문, 직업, 관습 등의 특성을 어느 정도 지속시켜 나가는 것을 내포할 것이다.

-300

 

자연과 관련된 어휘에서 크고 작다는 것은 단지 비교를 위한 선택일 뿐이다. 자연에는 사소한 것이란 없으며, 자연의 법칙은 원자를 다룰 때나 대륙 또는 행성을 다룰 때나 변함이 없다.

현상을 수집하는 것은 그에 대한 분석에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과 그를 둘러싼 물질세계 사이의 작용과 반응을 예시해주는 모든 새로운 사실은 우리가 당면한 궁극의 문제, 즉 인간이 자연의 일부인가 아니면 그에 군림하는 존재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결정하기 위한 일보전진이라 하겠다.

-467-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