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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기술 '실체' 있나

딸기21 2006. 4.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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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핵 국가 클럽 가입' 선언을 한 뒤 이란 핵기술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란이 조만간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위협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이란의 선언이 허장성세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란을 거세게 비난하면서도 무력사용 시나리오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 `평가절하'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12일 러시아 방문 도중 "이란은 현재 갖고 있는 원심분리기만으로도 핵무기를 만들 만큼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며 "나탄즈 핵시설에 원심분리기 5만대를 가져다놓으면 16일 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만큼의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 기술을 한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를 핵무기 제조로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앙정보국(CIA)등 미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를 실현하려면 1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평가해왔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군사전문가 앤서니 코즈먼은 이란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라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그나마 이란이 나탄즈의 원심분리기를 지속적으로 풀가동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은 11일 나탄즈의 원심분리기 164대를 가동해 핵 발전에 필요한 정도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했다고 주장했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란은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IAEA의 한 외교관은 이란이 최근 미사일과 어뢰 개발 등을 잇달아 선전하고 나선 것과 연관지어, 이번 사례도 `과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서방에 핵 기술개발 의지를 재천명하기 위한 정치적 발언으로 보인다"며 기술적인 의미는 적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이제 핵 국가 클럽에 가입했다”

강경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1일 핵발전이 가능한 만큼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데에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 AP



"안보리에서 보자"


이란쪽 핵협상 대표인 무아마드 사이디는 연내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3000대로 증설하고 장기적으로 5만4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언론들이 보도했다. 사이디는 이른 시일내 1000메가와트급 핵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IAEA는 이란이 현재 원심분리기 1500대 정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은 12일 목소리를 높여 이란을 비판했다. 영국은 물론이고, 러시아와 중국도 이란이 안보리 결정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안보리는 이란에 오는 28일까지 모든 핵활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의장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P5) 외교관들은 이번주 내 회합을 갖고 이란 핵문제 논의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란을 군사공격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라크 사태 등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을 들면서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군사공격은 중동에서 또다른 대폭발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언론들은 이달들어 계속해서 이란 공격 시나리오들을 보도하고 있다.

미국은 안보리 제재에서 공격 수순까지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외교적 단계"임을 강조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안보리가 이달말로 예정된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안보리의 긴급 소집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이란도 타협을 원한다?


FT는 이란의 ‘핵 국가 선언’ 전날인 지난 10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딜레마'라는 제목으로 이란 핵심 지도부의 동향을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호메이니의 뒤를 이어 최고종교지도자로 군림해온 하메네이는 헌법에 규정된 명실상부한 국가의 최고 권력자다. 그는 과거 개혁파 정권 때에는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극단적 강경론자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취임 뒤로는 온건보수의 목소리를 냈다.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야 한다"는 둥의 발언으로 서방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지만,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전면대립보다는 단계적 접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군부 및 이슬람 강경파들은 핵 보유를 최우선과제로 내걸고 있으나 막후에서 실권을 쥔 하메네이의 시각은 다르다. 따라서 타협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11일 선언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보복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시위성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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