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사우디여성들 성전환 수술

딸기21 2006. 4. 4. 07:34
728x90

여성 권익 면에서 세계 최악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이 나라 여성 5명이 지난 1년간 해외로 빠져나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사우디 신문 알 와탄지(紙)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여성들은 `남성 지배구조로 인한 좌절감과 정신적 고통을 견디다 못해' 결국 성전환 수술을 받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은 여성차별적인 종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여러 이슬람국가들에서 여성들은 열악한 인권 현실에 맞부딪쳐야 한다. 특히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이 `외간 남자를 만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운전도 하지 못하게 돼 있다. 이란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가 수상 기념연설 때 머리쓰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민적인 환영 대신 지탄을 받아야 했다. 얼마전에는 축구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소녀들이 남장을 하고 경기장에 가는 내용을 담은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의 영화 `오프사이드'가 개봉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현실이니, 성전환 수술을 하고 싶어 했던 여성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사실 이슬람 경전인 꾸란이나 하디스(예언자 무하마드의 언행록)에는 여성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옥죄는 구절들이 없다지만, 보수적인 무슬림들은 종종 `율법'을 따지며 여성들의 행동을 제한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남성 친지를 동반하지 않고서는 여성들의 공공장소 출입마저 금지된 사우디에 성전환 수술에 대한 규정은 없다는 것. 이제 여성들의 성전환 수술 사실이 알려지자 사우디 종교당국은 이를 금지시키는 법률을 만들려 하고 있단다. 지난해 취임한 압둘라국왕이 `점진적 개혁'을 추진하고는 있다지만 보수세력의 입김이 워낙 세서 개혁을 밀어붙이기가 힘든 모양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