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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월터,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딸기21 2026. 2. 13. 17:50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HOW CIVIL WARS START
바버라 F. 월터, 유강은 옮김. 열린책들. 2/13


재미있었을 수도 있는 책이었는데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그런지, 혹은 글을 조금 재미없게 써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덜 흥미로웠다.
미국과 관련된 부분은 읽을만했고 윤석열 계엄 쿠데타와 극우파의 서부지법 공격이라든가 한국과 연관해서 생각해 볼 것들도 좀 있었다.

체제 평화 센터Center for Systemic Peace의 정치체 평가 프로젝트Polity Project가 수집한 데이터 모음dataset에서 민주주의와 독재의 중간에 자리한 아노크라시는 -5점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받는 나라들이다. 그런 나라의 시민들은 민주적 통치의 일부 요소- 아마 선거 -를 누리지만 또한 많은 권위주의적 권한을 지닌 대통령이 존재한다. 퍼리드 저카리아는 이런 유형의 정부를 <비자유 민주주의 illiberal democracy〉라 고 부른다. 부분적 민주주의, 가짜 민주주의faux democrasy, 또는 혼성 체제라고 규정할 수도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994년에 아노크라시와 폭력의 관계를 처음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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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서 퇴행하는 국가들이 아노크라시 단계에 접어들 때 내전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 이 책의 논지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폴 콜리어, 앙케 회플러나 스탠퍼드 대학교의 피어런, 레이틴 같은 연구자들은 다양한 종족으로 이루어진 나라가 반드시 종족적으로 균일한 나라보다 전쟁이 많이 벌어지는 것이 아님을 발견했다. 당혹스러운 결과였다.
연구단은  종족을 더 자세하게 측정하기 시작했다. 한 나라에서 종족이나 종교 집단의 숫자, 또는 각기 다른 유형의 집단만을 바라보는 대신 종족이 어떻 게 권력과 연결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정당들이 종 족이나 종교, 인종 구분선을 따라 나뉘는지, 그리고 그 정당들은 서로를 권력에서 배제하려고 하는지를 말이다.
각국의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정치 불안정 및 폭력과 강한 관계가 있었다. 그것은 〈파벌주의>라고 명명한 극단적 형태의 정치적 양극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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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 나라에서 적어도 한 파벌이 초파벌superfaction 이 되면, 전쟁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을 발견했다. 초파벌이란 종족이나 인종 정체성만이 아니라 종교와 계급, 지리적 위치까지 공유 하는 성원들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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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이 폭발한 원인은 기회주의적 지도자 들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공포와 원한을 활용하면서 중무장한 폭력배들로 이루어진 소규모 집단을 국민들 사이에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정부가 과연 충돌을 해결하거나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하는지에 관해 신뢰를 잃은 시민들은 결국 가장 당파적인 당을 중심으로 결집한다. 정치는 시민들이 나라 전체의 선에 관심을 가지는 제도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기 집단의 성원들에만 관심을 갖는 제도가 된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사회학자 안드레아스 비머Andreas Wimmer는 지난 2백 년간 벌어진 5백 건 가까운 내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 나라에서 이런 유형의 정당이 등장하면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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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가 정체성 구분선을 따라 분열되려면 대변자가 필요하다. 특정 집단의 이름으로 차별을 호소하고 차별 정책을 추구하려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 쟁탈전을 지지할 유권자 집단을 가두려는 방편으로 공포감을 자극하고 부추긴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종족 사업가 ethnic entepreneur》가 그것이다. 이 용어는 1990년대에 밀로셰비치나 투지만 같은 인물들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지만, 그 후에 그런 현상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여러 차례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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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체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단 두 차례였다. 첫 번째 하락은 남부 민주당이 북부 공화당을 상대로 비타협적 정치를 밀어붙이면서 결국 남북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시발점이 된 1850년이었다. 두 번째 하락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초의 민권 운동 시대에 발생했다.
그러다가 다시 정치체 점수가 떨어졌다. 2016년 대통령 선거 직후에 +8점이 된 것이다. 정치체 평가 프로젝트가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주요 인자는 네 가지다. 선거가 정부 통제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행정부가 얼마나 제약을 받는가, 정치 참여가 얼마나 개방되고 제도화되어 있는가, 대통령 선발이 얼마나 경쟁적인가 등이다. 국제적 전문가들은 2016년 선거가 자유로웠다고 간주하면서도 완전히 공정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당파적 이해에 따라 선거 규칙이 바뀌었고, 모든 시민에게 투표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게다가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요원들이 선거에 간섭하기 위해 조직적인 온라인 활동을 벌였다고 보고했다.
취임 이후 몇 달간 트럼프와 공화당은 또한 행정부에 대한 제약을 하나씩 벗겨 내기 시작했다. 충성을 다하지 않는다고 여긴 정부 인사를 숙청했으며, 관료제 운영을 활용해서 행정부의 이익을 챙기고 반대파를 응징했다. 재임 기간 내내 행정부 권한을 확대하고 소득세 신고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수많은 행정 명령을 발동하고 범죄자 친구들을 사면했다.
특히 의회가 탄핵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트럼프가 의회와의 협조를 거부한 뒤인 2019년, 미국의 정치체 점수는 +7점으로 떨어졌다.
임기 말이 가까워지자 트럼프는 우편 투표를 문제 삼으며 선거에 대한 불신을 퍼뜨렸다. 그러고는 미국 민주주의의 보증수표인 평화적인 권력 이양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다. 그러자 미국의 정치체 점수가 +7점에서 +5점으로 떨어졌다. 1800년 이래 가장 낮은 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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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럴리스트 페이퍼>의 저자들에 따르면, 공화국을 위협하는 가장 큰 세력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통제를 하고 싶어 안달인 국내의 집단이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가장 커다란 위협이라고 본 파벌 유형은 계급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그들은 재산 소유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지키고 부의 재분배를 막기 위해 정치권력을 집중시킬 것을 우려했다.
18세기 지도자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그들이 우려한 <파벌화〉가 계급이 아니라 종족 정체성에 뿌리를 두고 나타나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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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보던 짓거리.

민주주의를 지켜주는 가드레일 몇 개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서도 굳건하게 남아 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몇몇 경합 주에서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6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중 50여 건이 기각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식 재판까지 들어간 몇 건도 상급 법원에서 뒤집어졌다. 보수 성향을 가진 판사가 다수인 대법원 또한 트럼프의 선거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화당 주 관리들은 압력에 굴하지 않았다. 군부도 마찬가지였다. 장군들은 대통령의 권력 확대 요구를 인정하기보다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그가 내세우는 의제와 거리를 두었다.
2020년 국방 장관 마크 에스퍼는 현역 병력을 투입해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대를 막으라는 지시를 거부했다(그는 결국 나중에 해임되었다). 그리고 2021년 1월 3일, 제임스, 에스퍼, 딕 체니, 도널드 럼즈펠드 등 전 국방장관 열 명이 워싱턴 포스트에 성명을 발표해서 자신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을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합참 의장 마크 밀리장군이 몇 달 전 작성한 성명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합중국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데 군대가 할 역할은 아무것도 없다.>
연방 수사국은 곧바로 폭동 참여자들에 대한 수사 에 착수하면서 첫 번째로 오스 키퍼스 지도자를 음모 혐의로 기소했다. 연방 수사국은 취임식의 보안 책임을 맡은 주 방위군을 점검했으며, 국방부는 자체 내에 침투한 극우 극단주의를 근절하는 시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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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 2기 들어 상황은…

CIA 2012년 보고서를 보면 자생적 극단주의가 보통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알 수 있다.
반란 전 단계에서는 한 집단이 공통의 불만을 확인하고 흥미를 끄는 서사를 중심으로 집단적 정체성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신규 성원을 모으는데, 그중 일부는 해외로 가서 훈련을 받기도 한다.
미국은 아마 1990년대 초에 반란 전 단계에 접어들었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면 사실상 50개 주 전역에서 민병대가 활동했다. 티머시 맥베이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테러 공격을 저질러 168명을 살해한 직후에 민병대 활동이 정점에 달했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8년 미국의 민병대 수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8년 이전에는 43개 정도만 존재했는데, 2011년에 이르면 334개에 달했다.
반란의 두 번째 단계는 개별적인 폭력 행위로 특징지을 수 있다. 대다수의 미국인은 맥베이를 일종의 〈외로운 늑대〉로 치부했다. 하지만 맥베이와 공범인 테리 니컬스는 미시간 민병대 회원으로 의심되었다. 2012년 우파가 벌인 테러 공격과 음모는 14건이었다. 2020년 8월에 이르면 61건으로 사상 최고점에 달했다.
최종 단계인 공공연한 반란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폭력이 일어난다. 점차 적극적으로 변하는 극단주의자들이 암살과 매복 공격, 그리고 경찰과 군부대에 대한 기습 공격 등 테러와 게릴라전이 포함된 공격을 개시한다. 종종 〈반란 세력이 군대와 경찰, 정보기관에 침투해서 전복하는> 증거가 발견된다. 외국이 반란 세력을 지원하는 경우에 이런 현상이 점점 명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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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책은?

“반란의 맹아를 무력화하는 최선의 길은 퇴화한 정부를 개혁하는 것이다.” (258쪽)

지금 한국도 이것이 필요한 단계다.

* 눈에 띈 에피소드 하나.

남부 빈곤 법률 센터는 (KKK에 살해당한) 마이클의 어머니인 뷸라 메이 도널드Bulah Mae Donald를 대신해서 1870년 민권법에 의거해 당시 최대 규모의 큐 클럭스클 랜 단체였던 아메리카 큐 클럭스 클랜 연합을 고소했다. 도널드 여사는 아들을 잃은 데 대한 손해 배상으로 7백만 달러를 받았다. 아메리카 큐 클럭스 클랜 연합은 파산했고, 도널드 여사는 이 단체의 본부 건물의 소유주가 되었다.(2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