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론
애덤 스미스. 이종인 옮김. 현대지성. 10/25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번역도 너무 좋다. 맨 뒤의 옮긴이 해제도 도움이 많이 됐다.
노동을 그토록 용이하게 하고 노동시간을 줄여준 모든 기계의 발명이 원래 분업 덕택이라는 점을 말하고자 한다. 분업 결과, 모든 사람은 자연스레 무척 단순한 하나의 목표로 주의를 집중한다. 따라서 각각의 특정 노동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기 일이 그런 개선을 허용하는 경우, 그 일을 더욱 쉽고 순조롭게 해낼 방법을 곧 찾아낸다.
철학자나 사색가로 불리는 사람들도 몇 가지 발명을 해냈는데, 이들은 무엇도 하지 않고, 오로지 세상 사물을 관찰하는 일을 했다. 그래서 그들은 종종 가장 동떨어진 서로 다른 사물들의 힘을 결합할 수 있었다. 진보된 사회에서 철학이나 사색은 다른 모든 직업처럼 특정 시민계급의 주된 혹은 유일한 직업이 된다. 각 개인은 자신의 특유 분야에서 더욱 전문가가 되고, 전체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며 그것으로 학문 지식의 양은 상당히 증가한다.
-26-27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천한 자들이 쓰는 도구를 생산하기 위해 아주 다양한 노동이 투입되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28쪽)
이런 문장들이 매우 흥미롭다.
노동 분업은 원래 분업이 가져올 전반적인 부유함을 예측하고 그렇게 의도한 인간의 지혜가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다. 분업은 그런 폭넓은 유용성을 기대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인간 본성에 있는 특정 성향에 따라 발생했다. 분업을 만들어낸 인간 성향은 곧 자기 물건을 다른 사람의 물건과 교환하고 싶어하는 욕구였다.
-30
“내가 원하는 것을 주십시오. 그러면 그 대가로, 당신도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필요한 도움 대부분을 얻는다. 우리가 식사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에 쏟는 관심 즉 자기애 덕분이다. 우리는 그들의 자비가 아니라 그들의 자기애에 말을 걸고, 자기 필요성을 절대로 언급하지 않고 그들의 이익에 관해 이야기한다. 거지가 아니고서야 그 누구도 동료 시민의 자비심에 의지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인간은 교섭, 교환, 구매를 통해 필요한 상호 간 도움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에게서 얻는다. 마찬가지로 이런 교환 성향 덕분에 분업이 발생한 것이다.
-32-33
여러 사람 사이에서 드러나는 타고난 재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서로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장성한 사람들이 상이한 재능을 보이는 것은 대부분 분업의 원인이라기보다는 분업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각각의 재능에서 나오는 여러 생산물은 보편적 교환 성향에 따라 공동 자본이 된다. 그리하여 모든 인간은 자기에게 필요가 있을 때마다 다른 사람의 재능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무엇이든 사들일 수 있다.
-34-35
막대한 부가 그에게 당장 그리고 직접적으로 주는 힘은 무엇인가? 물건을 사들일 수 있는 구매력이다. 즉, 어떤 시점에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노동 혹은 모든 노동 생산물을 장악할 수 있는 힘이다.
노동자가 자기 노동으로 때로는 더 많은 양의 물건을, 때로는 더 적은 양의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변화하는 것은 물건 가치이지 그걸 구매하는 노동의 가치가 아니다. 노동만이 절대 그 가치가 변화하지 않고, 그것만이 언제 어디서나 모든 상품의 가치를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는 궁극적이고 진정한 기준이다. 노동은 상품의 실질가격이고, 화폐는 상품의 명목가격일 뿐이다.
하지만 같은 노동량이 노동자에게는 항상 같은 가치를 지니더라도, 고용주에게는 그 가치가 때로는 더 크게, 때로는 더 적게 보인다. 따라서 통속적인 의미에서는, 노동이 다른 상품처럼 실질가격과 명목 가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50-53
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수요는 임금 지급에 사용하기로 예정된 자금의 증가에 비례해 증가할 뿐,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런 자금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용주 생계에 필요한 것 이상의 수입이고, 다른 하나는 고용주 투자에 필요한 것 이상의 자본이다.
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수요는 필연적으로 각 나라의 수입과 자본이 증가함에 따라 늘어나며, 그것 없이는 증가할 수 없다. 수입과 자본의 증대는 곧 국부의 증대이다. 따라서 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럽게 국부 증대에 따라 높아지며, 그것 없이는 수요가 증가할 수 없다.
노동 임금 상승 발생에는 국부의 실제적인 거대함이 아니라, 국부의 지속적인 증대가 한몫한다. 그래서 노동 임금이 가장 높은 곳은 가장 부유한 나라가 아니라, 가장 번창하는 나라 혹은 가장 빠르게 부유해지는 나라이다.
-96
노동의 실질 보상, 즉 노동자가 노동으로 구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과 편의품의 실제 양은 현세기 동안 노동의 화폐가격보다 더 큰 비율로 늘어났다. 사치가 최하층까지 퍼지고, 노동 빈민이 이제는 전과 같은 의식주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불평이 일반적으로 나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으로 우리는 노동의 화폐가격뿐만 아니라 실질 보상도 늘어났다는 것을 확신한다.
-106
“하류층의 생활 형편이 이렇게 개선되었다면 이는 사회에 이익인가 아니면 불이익인가? 하인, 노동자, 온갖 직공은 모든 대규모 정치 사회에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성원이다. 그런 다수의 생활 형편이 개선되는 일을 전체에 대한 불이익으로 간주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107쪽)
오옷. 명쾌.
“상인과 제조업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사회 전체의 이익 으로 왜곡해 말하며, 농촌 주민들은 이런 주장에 쉽게 현혹되어 설득을 당한다. … 이런 자본은 원래 농촌의 엄청난 희생을 바탕으로 도시에서 축적된 것이었다. 유럽 전역에서 농촌이 크게 발전한 건 본래 도시에 축적된 자본이 넘쳐났기 때문인데… 상업이나 제조업의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좀처럼 서로 만나지 않으며, 즐겁게 기분전환이나 하려고 만났을 때조차 그들의 대화는 결국 대중의 이익에 반하는 음모로 끝난다.“(166-167쪽)
이 부분도 재밌음.
또 웃긴 거 하나.
스코틀랜드에서 일반인은 귀리를 먹는데, 대체로 밀로 만든 빵을 먹는 잉글랜드의 같은 계급 사람보다 체력이 강하지도 않고, 용모도 그리 나아 보이지 않는다.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외모가 훌륭해 보이지도 않는다. 반면 두 나라의 사교계 사람들은별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스코틀랜드에서 일반인이 먹는 식량은 잉글랜드의 같은 계급이 먹는 식량보다 인간 체질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그 식량이 감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듯 보인다. 런던의 가마꾼, 짐꾼, 석탄 운반부와 매춘으로 사는 불행한 여자, 그러니까 대영제국의 영토에서 가장 힘이 센 남자와 가장 아름다운 여자는 말하자면 대다수가 아일랜드 최하층 출신인데, 이들은 일반적으로 감자를 주식으로 삼는다. 감자는 어떤 식료품보다 영양분이 많고, 인간 체질 특히 건강에 더 적합하며, 여기에는 어떤 식품도 반박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205
불쌍한 아일랜드 ㅠㅠ
국가의 토지와 노동의 연간 생산물 전부 혹은 그에 해당하는 연간 생산물 가격 전체는 땅의 지대, 노동 임금, 자본 이윤, 세 부분으로 나뉜다. 이는 세 가지 다른 계층의 사람들, 즉 지대로 사는 사람, 임금으로 사는 사람 그리고 이윤으로 사는 사람의 수익을 구성한다. 이들은 모든 문명화된 사회를 구성하는 3대 근본 계층이다. 모든 다른 계층의 수익은 궁극적으로 이 세 계층에서 나온다.
-302
지주 계급은 사회 번영으로 노동자 계급보다 더 많은 것을 얻지만, 반대로 사회가 쇠퇴할 때는 노동자 계급이 가장 큰 고통을 받는다.
그러므로 공공 정책 논의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는 특정한 경우, 가령 노동자의 목적이 아니라 고용주의 특정 목적을 위해 고무하고, 선동하며 지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들리지 않고 존중되지도 않는다.
상업이나 제조업의 특정 분야에서 상인의 이익은 항상 어떤 측면에서 공익과 다르거나 심지어 배치된다. 이런 상인•제조업자 계급이 제시하는 상업에 관한 새로운 법이나 규정은 반드시 크게 경계하며 들어야 하고, 아주 꼼꼼하면서도 의심하는 시선으로 오랜 세월 주의 깊게 관찰하고 검토한 뒤에 채택해야 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이익은 공익과 일치하는 경우가 별로 없고, 일반적으로 대중을 속이고 억압할 속셈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많은 경우에 대중을 속이고 억압해왔다.
-302-305
소비를 위한 물건 중에서, 전자[고정자본]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 부분은 모두 후자 [즉시 소비]로 가고, 그리하여 사회 순수입의 한 부분이 된다. 따라서 유동자본의 이 세 부분을 처리한다고 해서 고정자본 유지에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회의 순수입에서 연간 생산물을 빼내지 않는다.
이 점에서 사회의 유동자본은 개인의 그것과는 다르다. 개인의 유동 자본은 전액 그의 순수입으로 잡히지 않는다. 개인의 수입은 오로지 이윤으로만 구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개인의 유동자본은 그가 속한 사회의 자본 일부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수입의 일부를 구성하는 데 완전히 제외되지는 않는다. 상인의 가게에 들어와 있는 모든 물건이 즉시 소비를 위한 재고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의 소비를 위한 재고에는 들어갈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자금에서 나온 수입으로 상인에게 그 물건들의 값과 이윤을 돌려주지만, 상인의 자본이나 그들의 자본을 조금도 감축시키지 않는 것이다.어
따라서 돈은 사회의 유동자본 중 사회의 순수입을 감소시킬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다. 이는 돈이 상품과 서비스로 교환되기 때문이다.
영업용 도구와 기계라는 고정자본과 돈이라는 유동자본은 사회 수입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서로 크게 닮았다.
-331
정부가 이런저런 명목으로 세금을 강제 징수하는 중에도, 개인 저축과 선행은 은밀하면서도 점진적으로 이 자본을 축적해왔다. 그들은 자신의 생활 조 건을 개선하려는 보편적이고, 꾸준하고, 일관된 노력을 해왔던 것이다.
그렇게 예전 시대에 국부와 개선을 향해 잉글랜드가 전진하도록 유지 해준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행동하도 록 법률로 보호받고 자유로이 허용된 이 개인적 노력이다. 앞으로 모든 시대에서 이러한 노력이 큰 성취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근검절약하는 정부 덕은 보지 못했으므로, 근검절약은 그 어느 때든 주민들의 미덕이 되지 못했다. 반 사치법이나 해외 사치품 수입 금지 조치 등으로 개인의 경제행위를 감시하고 그들의 지출을 억제 하려는 것은 왕과 장관들의 뻔뻔하고 오만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들 자신이 예외 없이 사회 내에서 가장 낭비하는 자들인데 누구더러 낭비하지 말라고 하는가?
-395
ㅎㅎㅎ
자유와 안전에 대한 부분은 사람들이 잘 주목하지 못하지만, 상업과 제조업이 가져온 가장 중요한 효과다. 내가 보기에, 데이비드 흄은 지금껏 이런 특 징을 주목한 유일한 사상가다.
-462
국내 산업에 투자하는 개인은, 그 산업에서 가장 큰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생산물을 만드는 방향으로 산업을 유도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은 공공 이익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없고 또 자신이 그런 이익을 얼마나 많이 추진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다른 많은 경우에도 그러하지만, 그는 이 경우에 보이지 않는 손(an invisible hand)에 인도되어 자기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목적을 추구한다. 개인은 자기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사회 이익을 일부러 추구했을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회를 위한 이익을 따르기 때문이다.
-508
드디어 나왔다. 보이지 않는 손.
“나는 공공 이익을 위해 상거래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치고 사회에 많이 기여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어떤 산업이 자본을 투자하기 좋은 업종이고, 그중 어떤 생산물이 가 장 큰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개인이 그들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는 정치가나 입법가보다 더 잘 판단할 수 있다.“ (509쪽)
보복이 높은 관세나 수입 금지를 철폐시킬 수 있다면 좋은 정책이다. 보복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판단하는 문제는, 언제나 한결같은 일반 원칙에 따라 심사숙고해야 하는 입법가의 판단에 속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태의 순간적인 변동에 따라 사고방식이 지배당하는 소위 정치가 혹은 정치꾼이라고 불리는 음흉하고 교활한 동물의 수완에 맡겨져 있다. 보복에 따라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면, 특정 계층의 국민이 당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해당 계층뿐 아니라 거의 모든 다른 계층의 국민에게 또 다른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주 우둔한 방법이다.
-522
통치자들의 폭력과 불의는 오래된 악덕이긴 하지만, 인간사 성격으로 볼 때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통치자도 아니고 통치자가 될 필요도 없는 상인과 제조업자들의 비열한 탐욕과 독점 근성은 비록 바로잡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의 평온을 방해하는 짓만은 쉽게 막을 수 있다.
-553
트럼프…
이웃 나라의 수입 금지 정책에 따라 손해를 본 국내 노동자들은 자국의 금지 정책으로 이익을 보지 않는다. 반대로, 그들과 거의 모든 다른 시민 계층은 특정 상품에 대해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따라서 이런 법률[수입 금지 조치]은 이웃 국가의 금지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그 노동자 계급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국내의 특정 노동자 계급을 장려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 국민에게 실질적 과세를 하는 셈이 된다.
자유무역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까지 실시해야 적절한지는 특정한 국내 제조업체가 경쟁관계에 있는 모든 외국 물품에 대한 높은 관세 및 수입 금지로 자기 사업이 크게 확장되어 대단히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는 경우에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이다.
-523
이웃 국가의 부강은 전쟁과 정치 분야에서는 위험할지 몰라도, 무역 분야에서는 아주 유익하다.
해외 무역으로 부강해지려는 국가는 그 이웃 국가가 모두 부강하고, 산업이 다양하고, 상업이 번창할수록 부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 중상주의 원리는 이웃 국가들을 가난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원리가 소기의 효과를 거둔다면 이웃 나라와의 상업을 사소한 경멸의 대상으로 보게 될 것이다.
-554-555
술 얘기도 재미있음.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의 주민은 일반적으로 말해 유럽에서 가장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이다. 스페인 사람, 이탈리아 사람, 프랑스 남부 지역 사람들을 보라.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법이 거의 없다. 도수 약한 맥주처럼 값싼 술을 많이 마심으로써 자신이 대범하고 호탕한 성격이라고 자랑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혹서나 혹한으로 포도가 나지 않아 와인이 비싸고 희귀한 나라, 가령 북쪽 나라들에서 술 취함은 공통으로 발견되는 악덕이고, 또한 열대 지역 사이에 사는 사람들, 가령 기니 해안의 흑인들이 그러하다.
-552
미국을 걍 풀어주라는 권고와 예언.
아메리카가 권력의 중심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그리 오래 갈 문제가 아니다. 부, 인구, 토지 개량에서 지금껏 엄청난 발전을 이뤘기 때문에, 앞으로 1세기 정도 시간이 흘러가면 아메리카의 세금 수입은 브리튼을 능가할 것이다. 그러면 제국의 중심은 제국 전체의 방어와 지원에 가장 크게 기여한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702
아메리카의 발견과 희망봉을 돌아 동인도제도로 가는 해로를 발견한 것은 인류 역사에 기록된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두 사건이다. 두 발견의 결과는 이미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 두 위대한 사건들로부터 어떤 혜택과 어떤 불운이 인류에게 찾아올지는 인간의 지혜로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 져 있는 두 지역을 어떤 식으로든 하나로 묶어 서로의 결핍을 해소하고, 서로의 즐거움을 증진하며, 서로의 산업을 장려할 수 있게 한다면, 두 위대한 사건의 전반적 추세는 인류에게 혜택을 주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동인도제도와 서인도제도의 원주민에게는, 그 사건들이 일으킨 끔찍한 불운 때문에 이런 사건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상업적 혜택이 묻히거나 사라져버렸다. 특정 시기에는 유럽인들의 힘의 우위가 너무 커서 그 외딴 나라에서 온갖 종류의 불의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그 나라의 원주민들은 더 강해질 수도 있고, 유럽의 원주민이 더 약해질 수도 있으며, 그리하여 세상의 모든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용기와 힘의 균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상호 간 공포가 생겨나 독립 국가들의 불의한 행위를 제압해 상호 간의 권리를 어느 정도 존경하도록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힘의 균형을 가져오는 수단으로는 폭넓은 지식과 모든 종류의 개선된 제품들을 상호 교환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703
아마포 생산과 관세 면제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면서 여성 노동력들에 주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아마사 제조 시 거쳐 가야 하는 여러 공정은, 아마포를 만드는 후속 공정보다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노동량 전체의 5분의 4 이상이 아마사 공정에 투입된다. 그런데 브리튼 방적공은 가난하며 대부분 여성이다. 이들은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 흩어져 있고 지원이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제조업자들은 직조공이 만들어낸 완제품으로 이윤을 올린다. 그들은 외국산 아마사 수입을 격려함으로써 브리튼의 가난한 방적공들이 만들어낸 아마사와 경쟁시키고, 이 가난한 방적공들이 만든 아마사를 가능한 한 싸게 사들이려 한다. 그들은 방적공들의 임금은 물론이 고 자신이 고용한 직조공 임금도 낮게 유지하려고 한다.“ (724쪽)
예나 지금이나.
노동 문제에서 젠더 측면은 사실 숨겨져 있지 않다. 보지 않으려는 자들이 안 보이는 척 하는 것뿐이다.
가옥 임대료에 부과되는 세금은 대개 부자가 가장 많이 납부하는데, 이런 부류의 불공평에는 불합리한 점이 별로 없다. 부자가 수입에 비례할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비율로 공적 비용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944
저당권 및 부동산에 관한 모든 권리 등록은 채권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커다란 안전감을 부여하므로 대중에게 매우 유리하다. 다른 부류의 증서 대부분은 공공의 이익은 전혀 없이 개인에게 불편하고 심지어 위험한 경우가 많다. 비밀로 유지되어야 하는 모든 등록 장부는 절대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게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969
요즘 같으면 좌파라고 낙인찍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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