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월14일이 되면 거리엔 초콜렛이 넘쳐난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무슨무슨 ‘데이’는 이미 한국 젊은이들의 명절로 자리를 잡은 듯 하다. 동시에 제과업계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이라는 비판 내지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올해에는 상술이 판치는 화이트데이 대신 좀더 학구적인 ‘파이 데이’를 가져보면 어떨까. 미국과 유럽의 대학들에선 파이데이가 꽤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도 몇몇 학교들이 나름대로 이벤트를 만들어서 파이데이를 기념하고 있다.
해피 파이 데이, 투 유(Happy Pi day to you)
파이데이는 대체 무슨 날인지,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피자파이? 애플파이? 파이는 파이(π)다. 원의 지름과 원둘레의 비율을 가리키는 원주율 π를 말한다.
원의 지름에 3.14를 곱하면 원둘레의 길이가 나온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 파이데이는 이 원주율의 발견을 축하하는 비공식 파이 기념일이라고 보면 된다. 파이데이는 프랑스의 한 수학자가 고안해냈다는 설이 있지만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3월14일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에게서 파이데이의 기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파이데이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 하버드, 매서츄세츠 공과대학(MIT), 옥스퍼드 등 미국과 유럽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파이클럽을 만들어 파이데이 기념행사들을 열기 시작하면서부터. π를 소수점 아래 다섯 자리까지 표기하면 3.14159다.
파이데이를 기념하는 이들은 3월14일 1시59분에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π의 신비를 논하고 수학의 발전을 기원하며 3분 14초 가량 묵상을 한다. 참석자들은 체리파이나 애플파이 등 파이(pie) 종류의 음식과 파인애플(pineapple)을 먹는다. 또 피나콜라다(Pina Colada.칵테일의 한 종류)를 마시며 ‘해피 버쓰데이 투유’를 ‘해피 파이 데이 투유’로 개사한 ‘파이데이 송(Song)’을 부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탐험박물관은 해마다 파이데이 파티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몇해 전부터 포항공대와 일부 고등학교에서 파이외우기 대회 등 파이데이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파이데이가 어디까지나 ‘비공식’ 기념일이다보니, 3월14일이 아닌 다른 날을 파이데이로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π의 대략적인 값은 7분의22이니 7월22일로 해야 한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매년 355번째 날 1시13분을 기념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원주율이 113분의355와 일치한다는 이 주장은 충쯔라는 중국의 수학자가 내놨다. 매년 314번째 날인 11월 9일이나 10일을 기념하자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기록은 8만3431자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π는 수학교실 밖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어떤 이들은 π를 외우는데에 말 그대로 일생을 바치곤 한다.
세계의 암기왕들에게 π는 최고의 고지다. 현재 π외우기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일본의 정신과 카운슬러 하라구치 아키라(60). 하라구치는 지난해 7월 일본 지바(千葉)시의 강당에서 원주율을 외우기 시작, 자기가 갖고 있던 기존 기록을 깨는데 성공했다. 이 사람은 무려 소수점 이하 8만3431자리까지 외웠는데 암송에만 11시간이 걸렸다고. π외우기에는 일본인과 인도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는 π암기를 조건으로 내건 수학 애호가들의 클럽도 여럿 있다. 보통 소수점 이하 30자리까지 외우면 ‘초보’, 100자리까지 외우면 ‘아마추어’로 구분된다. 1000자리까지 외우는 이들만의 고급 클럽도 있다.
π를 외우기 위한 아이디어들도 많다. π의 특징은 현재까지 아무런 규칙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무작위로 이어지는 숫자들을 외우기 위해 영어 단어의 철자숫자에 맞춰 노래를 만들기도 하고 알파벳 숫자들을 도, 레, 미 등으로 바꾸어 ‘파이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영원한 π의 신비
초보적인 방법으로나마 π가 계산된 것은 적어도 2000년 전 고대의 일이었지만 현대의 수퍼컴퓨터들도 아직 π의 비밀을 풀지 못하고 있다. 원주율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일까, 혹은 언젠가는 끝나는 것일까. 혹은 불규칙하게 언제까지고 이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숨겨진 규칙이 있는 것일까. 소수(1과 자기 자신 외에는 인수가 없는 숫자)와 함께 π는 수학사의 영원한 미스터리로 꼽히고 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학자들은 저마다 새로운 알고리듬들을 개발해 수퍼컴퓨터로 π를 계산하고 있다. 현재 세계기록은 2002년 일본 히다치(日立)사의 수퍼컴퓨터가 세운 것으로 소수점 이하 1조2400억자리까지 계산돼 있다. 컴퓨터회사들은 수퍼컴퓨터를 개발하면 성능 시험용으로 π계산을 돌리곤 한다.
이렇게 계산해본 결과 515억자리 이전에 0123456789의 행렬과 9876543210의 행렬이 각기 6번씩 나온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규칙성은 여전히 발견되지 않고 있다.
Pi Day Songs
Happy Pi Day
Happy Pi day to you,
Happy Pi day to you,
Happy Pi day everybody,
Happy Pi day to you.
(to the tune of “Happy Birthday”)
Oh Number PI
Oh, number Pi
Oh, number Pi
Your digits are unending,
Oh, number Pi
Oh, number Pi
No pattern are you sending.
You‘re three point one four one five nine,
And even more if we had time,
Oh, number Pi
Oh, number Pi
For circle lengths unbending.
Oh, number Pi
Oh, number Pi
You are a number very sweet,
Oh, number Pi
Oh, number Pi
Your uses are so very neat.
There’s 2 Pi r and Pi r squared,
A half a circle and you‘re there,
Oh, number Pi
Oh, number Pi
We know that Pi’s a tasty treat.
(to the tune of “Oh Christmas Tree”)
Pi Day Song
Refrain:
Pi day songs
All day long.
Oh, what fun it is,
To sing a jolly pi day song
in a fun math class
like this. (Repeat )
Verse:
Circles in the snow,
Around and round we go.
How far did we have to run?
Diameter times pi! (Refrain )
(to the tune of “Jingle Bells”)?
'딸기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는 모래다? (1) | 2006.03.20 |
---|---|
치매 치료제 논란 (0) | 2006.03.19 |
다시 도마에 오른 거대 기업들 (0) | 2006.03.07 |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중에서 (1) | 2006.02.20 |
'동성 결혼' 각국 어떻게 하고 있나 (0) | 2006.02.12 |